[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시] 똥을 싼 별/임영석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시] 똥을 싼 별/임영석
  • 공광규 시인
  • 승인 2016.12.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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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을 싼 별
                                              임영석(1961~)

아름답기만 한 별들도
똥을 싼다

그 모습이 마치
참새가 제 새끼의 똥을 물어다가 버리듯
허공에 휙 버린다

순간의 일이다

똥을 싼 별
아무 일 없다는 듯
빛난다
 ㅡㅡㅡㅡㅡㅡㅡ

▲ 공광규 시인 /1986년 등단. 시집 <담장을 허물다> 등 다수 시집 출간. 2009년 윤동주문학상, 2011년 현대불교문학상 수상 등.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도 화장실에 가서 똥을 눈다. 아름다운 집도 화장실은 꼭 있어야 한다.

삶이란 이런 것이다. 아름다운 것들의 배경에는 이런 추한  것들이 있다. 그래서 사실 추한 것이라는 말도 적절치는 않다. 아름다운거나 추한거나 비중은 같다. 

선악이 없다는 말, 등가성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인생은 한 컵이라는 말. 행복한 인생에는 그만큼 불행의 뒷배경도 있다는 말. 아름다워지고싶은 만큼 추해지자. 아름다워지고 싶다면 추하다고 여기는 인간의 본능에 충실하자.(공광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