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전 국가 제례시설 '선잠단' 유적, 국내 최초 발굴
600년 전 국가 제례시설 '선잠단' 유적, 국내 최초 발굴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1.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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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발굴 현장 공개 "정밀 조사 후 복원사업 추진할 것"

600년 전 국가 제례시설인 '선잠단' 유적이 서울 성북구에서 최초로 발굴됐다.

서울 성북구는 11일 선잠단지 발굴 현장을 공개하고 "발굴 유적 정밀 조사 후 복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11일 공개된 선잠단지 발굴 현장 (사진제공=성북구)

사적 제83호인 선잠단(서울 성북구 성북동 64-1)은 조선시대 국가시설의 하나로 역대 왕비들이 누에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며 잠신(蠶神) 서릉씨(西陵氏)에게 제례를 지내던 곳으로 조선 태종 연간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의생활을 중요하게 인식했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음력 3월에 봉행된 선잠제는 농업의 풍요를 기원하던 선농제와 함께 국가적 중사(中祀)로 중요시 되었으나 1908년 신위가 사직단으로 옮겨지며 중단되었고 선잠단도 방치되다가 이후 주변에 민가가 들어서는 등 개발이 진행되면서 원래의 모습을 잃었다.

이후 1939년 10월 일제에 의해 조선보물 제17호로 지정되었으며 1963년 1월에 사적 제83호로 지정되었고 성북구는 지난 1993년부터 선잠제향을 재현하는 문화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실시된 발굴조사는 '서울 선잠단지 정비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재)서울문화유산연구원과 성북구가 함께 진행해 왔으며 이를 통해 선잠단의 원형인 제단 대지를 비롯해 유(壝)시설 일부를 확인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제단시설의 일부인 북유(北壝)와 남유(南壝)가 온전하게 확인되었는데, 이는 축조방법 등을 추정할 수 있어 향후 선잠단의 원형복원 및 정비 사업에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단은 “그동안 조선시대 문헌과 일제강점기 자료에 기대어 추정했던 선잠단의 규모보다 더 크고 가치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이번 정밀발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선잠단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강화한 정비사업의 합리적인 방법 및 방향을 모색하고, 선잠단지의 역사적 고증과 복원화 사업을 통해 역사문화 가치 보존과 역사교육 체험공간으로 조성하여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