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 이북5도 무형문화재는 대한민국 무형문화재의 고아인가
[김승국의 국악담론] 이북5도 무형문화재는 대한민국 무형문화재의 고아인가
  •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 승인 2017.02.16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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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우리나라는 1945년 8월 15일 일제로부터 독립되었으나 남북이 분단되어 1948년 8월 15일 남한 단독으로 정부를 수립하였다. 북한도 1948년 9월 9일 정부를 수립하였으나 우리나라는 북한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향후 통일 대한민국을 대비하여 1949년 2월 15일 이북5도지사를 임명하고, 같은 해 5월 23일에는 서울특별시 중구 북창동 137(구 서울시경찰국 청사)에서 당시의 이범석 국무총리의 임석 하에 ‘이북5도청’의 현판을 걸고 개청하였다.

그 후 여러 차례의 청사 이전을 거쳐 1993년 11월 10일 현재의 종로구 구기동에 독립청사인 이북5도청(以北五道廳)을 신축·이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북5도란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의 행정 구역상의 도(道)로서, 아직 수복되지 아니한 한반도의 군사 분계선 이북 지역의 당시 행정 구역에 의한 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를 말한다.

이북5도가 개청된 뒤 1959년 1월 「이북5도의 임시행정조치에 관한 건」이, 1962년 1월 「이북5도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공포되어 명실상부한 ‘이북5도위원회’가 출범하게 되었다. 이북5도위원회(以北五道委員會)는 이북 5도와 경기도와 강원도의 미수복 시·군을 관리하기 위한 대한민국 행정자치부 산하의 도청에 해당된다.

이북5도의 기능은, 첫째 이북5도의 각 분야에 걸친 조사·연구 및 이북5도를 수복할 경우에 실시할 제반 정책의 연구, 둘째 월남(越南) 이북5도민 및 미수복 시·군의 주민(이하 "이북도민"이라 한다)의 지원 및 관리, 셋째 이산가족 상봉 관련 업무 지원 넷째, 이북5도등 향토문화의 계승 및 발전, 다섯째 이북도민 관련 단체의 지도 및 지원, 여섯째 자유민주주의 함양 및 안보의식 고취, 일곱째 이북도민에 대한 각종 증명 발급업무, 여덟째 그 밖에 이북5도등 및 이북도민과 관련된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 등으로 되어 있다. 

남북이 분단된 지 70년이 훌쩍 넘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70년이라는 세월은 강산이 7번도 넘게 변했다는 뜻이다. 남북의 주민들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이지만 이제는 문화적 차이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문화교류를 통하여 남북의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길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문화 영역 중에서 남북의 공통 언어는 역시 전통 민속 문화와 전통예술이다. 따라서 이북5도의 기능 중 하나인 ‘향토문화의 계승 및 발전’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북도위원회는 위원회 훈령 이북5도 등 문화재보호규정(2016.6.9. 개정)에 의거 문화재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이북5도의 무형문화재를 지정하여 북한의 향토 문화재를 보존하고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전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현재 이북5도 문화재는 이북지역에서 발생전승하고 월남 이북도민 중심으로 의해 보전·전승되고 통일 대비 남북한 문화 동질성 회복 및 무형유산의 상호 이해에 기여하기 위하여 함경남도의 ‘돈돌날이’, 평안남도의 ‘평양검무’ 등 총 14개 종목을 무형문화재로 지정하고 예능보유자를 인정하여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14종목의 연간 지원예산이 고작 4천2백만원이다. 4천2백만원을 14종목으로 나누면  종목당 연간 지원금이 3백만원이라는 이야기이다. 중요무형문화재와 타시도 무형문화재의 종목당 연간 지원 예산이 3천만원 정도 지원되고 있으니 이북5도 문화재는 그에 비하여 10분의 1 정도의 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다는 셈이다.

종목당 연간 300만원 지원으로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전승교육과 종목 재현 발표와 각종 공연활동, 그리고 실향민들을 위한 행사와 축제에 충당하도록 하는 것은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므로 직무유기에 가깝다. 차라리 국가차원에서 문화재청에서 관리를 하여 안정적으로 전승기반을 마련해주든가 아니면 행정자치부에서 상응되는 예산을 확보하여 주든가 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실태라면 과연 정부가 남북통일을 대비하여 문화적 동질성 회복에 대한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말로만 통일조국을 대비하자고 하는 건 아닌지 정부의 반성과 각성을 촉구한다. 이북5도 무형문화재는 대한민국 무형문화재의 고아가 아니라 통일조국을 대비하여 반드시 돌봐주어야 할 내 피붙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