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차 촛불집회] 레드카드 퍼포먼스로 ‘박근혜퇴진’을 촉구하다
[16차 촛불집회] 레드카드 퍼포먼스로 ‘박근혜퇴진’을 촉구하다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7.02.20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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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결의’를 낭독한 시민들 손에 세월호 리본 묶은 태극기 선보여)

지난 18일은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雨水)’였다. 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여 ‘박근혜퇴진’을 촉구하며 ‘물러날 때 까지 촛불을 놓지 않겠다’는 16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레드카드를 꺼내 들어 박근혜의 퇴진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레드카드 퍼포먼스로 ‘박근혜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

시민들은 일제히 빨간색종이에 휴대폰을 켜, 광화문광장을 붉은 물결로 수놓아 ‘광화문 결의’를 함께 낭독하며 ‘탄핵 지연 어림없다’ ‘특검기간 연장하라’고 요구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후 처음으로 열린 촛불집회에는 다양한 문화예술행동이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펼쳐졌다.

▲ 주말마다 작가들의 예술행동을 주도하는‘광화문미술행동’의 대표 김준권선생

이날 집회에는 이전과 달리 시민들의 손에 노란 리본이 묶인 태극기가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남양주시에서 온 김태준(18세)군은 “태극기의 본질을 찾을 수 있도록 우리 젊은 친구들이 앞장서야 할 것 같아서 탄핵과 태극기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작가와 시민이 함께 하는 바닥글쓰기에 참여한 시민들

태극기는 대한민국의 상징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들 수 있는 태극기를 최근 보수집단의 전유물처럼 이용하고, 훼손하는 사례까지 빈번해 의식있는 시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 왔다.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태극기에 대한 혐오감이 생긴다는 시민들도 생겨났다.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에 혐오감이 생긴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참담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촛불시민들도 태극기를 높이 들자며 노혜경 시인의 제안으로 이번 16차 집회부터 노란리본을 단 태극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 임실 필봉 농악 팀의 풍물놀이와 ‘길놀이’

이날 광화문광장에는 “무기로는 평화를 꽃 피울 수 없다”며 사드저지를 위한 원불교교무들이 모여 평화법회를 열었다. “세상의 평화와 이 땅에 정의가 바로 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였다”는 최종진 사드저지전국행동 공동대표의 인사말로 시작했다.

“사드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한반도의 운명을 가르는 중대한 무기임에도 불구하고, 문서 한 장 없이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채 강행되었다”는 우려를 표시하면서 “중국의 경제보복이 시작됐고 러시아는 군사대응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대권에만 빠져있어 각성해야 한다” 고 밝혔다.

또한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국회 비준 없이 사드배치는 절대 안된다는 결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무기로는 평화를 꽃 피울 수 없다”며 사드저지를 위한 원불교교무들이 모인 평화법회

주말마다 작가들의 예술행동으로 박근혜 퇴진운동을 하고 있는 ‘광화문미술행동’에서는 이날 도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만신이 세월호 혼을 불러내는 공수가 시작되자 시민들이 눈물을 훔쳤다.

대형현수막 그림으로 시민들을 만나는 오픈에어갤러리 전시와 광장을 신명으로 이끈 임실 필봉 농악 팀의 풍물놀이와 ‘길놀이’, ‘한국민족춤협회’ 장순향씨가 보여 준 100미터 베가르기 씻김춤, 작가와 시민이 함께 하는 바닥글쓰기, 판화 찍어주기와 역사의 현장에 나온 시민들의 ‘인증샷’ 찍어주기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 한복체험을 위해 광장에 왔다는 박지호(20세)와 홍민지(21세)씨가 인증샷 사진찍기에 참여했다.

특히 100미터나 되는 베가르기에 앞서 세월호 혼을 불러내는 만신의 공수가 시작되자 가까이 있는 시민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길게 늘어진 하얀 천 위로 세월호를 상징하는 노란배가 바다 위를 달리듯 때론 천천히 격앙된 물살을 헤쳐 나가는듯한 장순향교수의 몸짓에 모두들 빠져들었다.

▲ 장순향교수가 펼진 100미터 베가르기 춤공연

풍물패를 앞세운 길놀이로 시작된 ‘민주도둑잽이수요모임회’에서 보여준 마당극은 현 시국에 대한 문제를 마당극으로 보여주며 집단화시키는데 기여했다.

▲ ‘민주도둑잽이수요모임회’에서 보여준 마당극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손 글씨를 써주는 서예가 여태명선생의 이름 글을 받아 들고,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 김영웅(50세)씨는 “국민의 뜻과 법에 의해 탄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다함께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 뜻과 법에 의해 탄핵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김영웅(50세)씨

충주에서 자영업을 한다는 남기장(37세)씨는 아들에게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바로서는 모습을 직접경험하고 느끼게 하려고 가게 문까지 잠그고 왔다”고 했다. 남씨는 “교통비가 들지만 박근혜대통령이 탄핵 될때까지 광장에 나와 정의로운 민주주의가 시민들의 힘으로 이루어냈다는 것을 아들에게도 경험하게 해주겠다” 는 의지를 표명했다.

▲ 서예가 여태명선생이 시민들에게 이름써주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요즘 현시국이 법과 질서를 구실삼아 침묵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를 자주 듣는다. 사당동에서 왔다는 정복수(63세)씨는 “마치 박제된 곤충처럼, 우리미래를 위해 지켜져야 할 것들이 외면당한 채, 눈을 감고 있으면 아무것도 안보이고, 아무 생각도 없는지 국민의 의무를 방관하고 있어 젊은 사람들 보기가 민망하다” 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 촛불집회에서 대형 태극기를 앞세우고 청와대로 거리행진하는 시민들

이어 정씨는 “1960년대 지식인들은 근대화라는 이름으로 정치적인 자유나 인권보다는 경제적 발전에 주력해왔는데, 이번에 재벌인 삼성 이재용부회장을 구속함으로써 정경유착을 뿌리 뽑겠다고 나서겠지만 시작일 뿐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정경유착은 정치와 경제, 사회 모두를 좌초시키는 암적인 존재라며, 지금 촛불을 든 시민들의 힘을 모아 정경유착을 깨끗이 근절해야 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 비주류예술가들이 펼치는 '옳'시국퍼포먼스와 함께하는 시민들

깨끗한 정치를 부르짖는 백창기(60세)씨는 광화문광장에 나와 활동한지가 22년째라고 했다. 백씨는 “기성세대는 과거의 가난한 시절만 내세우며, 세상을 바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게 과연 나라를 위한 일이며, 후손들을 위한 일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 윗물이 맑아야 밝은 정치가 된다는 백창기(60세)씨

이어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바꾸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함으로써, 시대정신을 새롭게 만들어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통합의 광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촛불을 들었다.

또한 “오는 3.1절을 맞아 세대 간의 이념을 벗어나, 정의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태극기집회니 촛불집회니 이러한 갈등을 벗어나 통합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태극기를 들고 다함께 광장에 모여야 한다” 며 등뒤에 있는 태극기를 자랑하면서 대한민국을 외치는 나팔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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