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는 오늘도 문화가 숨쉰다
대학로는 오늘도 문화가 숨쉰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8.27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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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순수한 ‘날것’들의 사랑전쟁, 연극 ‘논쟁’

극단 서울공장이 남녀 배우가 알몸으로 무대에 서는 장면으로 화제가 된 연극 ‘논쟁’을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18세기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드 마리보의 대표작을 원작으로 한 4명의 남녀배우 알몸 장면으로 실제 서구연극계에서도 큰 반항을 일으킨 이번 작품은 국내 초연작으로 20세 이하의 관객은 입장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다.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이 더 빨리 변심하는가’를 실험하기 위해 갓 태어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네 명을 각각 격리시켜 자라게 한 후 이들이 성인이 되어 서로를 만나게 한다. 마치 아담과 이브를 연상시키듯 서로 알몸의 상태에서 새로운 이성을 발견하게 되고, 곧 사랑에 빠진다. 이 때 나타나는 또 한 쌍의 남과 여...

18세기에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여자에 대한 미묘한 심리를 너무나 사실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연배우는 윤길, 최규화, 이은주, 윤채연 외 6명 (문의 02-923-1810)

절망했을 때 일어서는 방법, 연극 ‘물의 정거장’

말이 필요없는 침묵극! 천천히 걷는 순간 무슨 일이?

극단 무천이 만드는 연극 ‘물의 정거장’이 오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창작팩토리 스튜디오 09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오타 쇼고 원작의 3개의 정거장 시리즈 중 첫번째 작품으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천천히 걷는 순간을 현미경처럼 세밀히 들여다 보고 있다.

10명의 주인공들은 희망 때문에 걷고, 그 놈의 희망에 발목이 잡혀 절망하고 늪에 빠지지만, 죽음이 아닌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그렇다고 동화처럼 행복하게 잘먹고 잘사는 결말이 아닌 ‘절망하고 일어서고’를 반복하는 마치 커다란 원을 빙글빙글 도는 인생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번 연극은 우리 옛 마당극처럼 사방에 관객이 앉고 객석과 무대 구분을 없애, 관객들은 들어오는 순간부터 배우 옆에 나란히 앉아서 연극을 관람할 수 있다.

출연배우는 백은정, 안민영, 오동규, 손경숙 외 7명 (문의 070-7501-0001)

일상과 환상의 기괴한 조화, 연극 '야메의사'

극단 백수광부가 산돌극장에서 연극 ‘야메의사’를 선보이고 있다.

9월 16일까지 공연하는 이 작품은 서울문화재단 무대공연제작 지원작으로 카프카의 ‘시골의사’를 번안 각색했다. 현 시대 우리 주변에 산재되어 있는 아픔과 부조리함을 강하게 어필하고, 카프카 식의 몽환적 분위기 속에서 어두움과 밝음, 이면과 표면, 꿈과 현실이 별다른 경계없이 넘나든다.

그리고 그것이 ‘야메의사’라는 희극적 인물을 통해 증폭되어 간다. 일상과 환상의 기괴한 조화로 관객들을 사로잡그그래서 이 작품은 웃기면서도 슬픈 희비극일 수 밖에 없다.

출연배우는 이준혁, 정은경, 장성익, 이해성 외 (문의 02-514-1678)

제주도에서 상처를 치유하다, 연극 ‘옆에 있어 드릴게’

극단 작은신화는 9월 2일부터 9월 13일까지 정보소극장에서 연극 ‘옆에 있어 드릴게’를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창작희곡 발굴 프로젝트 ‘우리연극 만들기’에서 올해 62편의 응모작 중 심사를 거쳐 선정된 우수작으로, 죽은 아들이 생전에 부모님의 결혼 40주년을 위해 예약한 제주도의 외진 펜션으로 여행을 간 노부부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부부는 제주도에서 가이드 겸 택시기사 용이와 술 취한 젊은 여자를 처음 만나게 되고 펜션에서 함께 저녁 만찬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이들이 제주도를 찾은 목적은 자신들의 상실과 상처 때문인 것을 알게된다.

출연배우는 임형택, 송현서, 이은정, 박지호 외 2명 (문의 02-889-3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