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문화재] 무형문화재 공개행사와 평가제도 ‘이젠 달라져야 할 때’
[다시 보는 문화재] 무형문화재 공개행사와 평가제도 ‘이젠 달라져야 할 때’
  •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 승인 2017.03.0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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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지난 3일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3월 한 달 간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고, 이에 전국 곳곳에서 올해의 무형문화재 공개행사의 일정을 알려왔다. 이 공개행사는 국민들에게 건재한 우리의 무형유산을 알리고 행사의 무대를 통해 무형문화재 전문가들이 국가무형문화재가 문화재를 제대로 보전하고 있는 지 등의 전승현황을 파악하고 기록하는 작업도 동시에 시작될 것이다.

살아 숨 쉬는 무형문화재의 공개행사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보유단체가 해당 기·예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매년 1회 이상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주축이 되어 실시해야 함을 의무화하고 있다. 

공개행사에는 대중들을 비롯해 문화재가 잘 보존되고 있는 지를 평가하기 위해 문화재청에서 파견된 평가단도 참석한다. 이러한 모니터링 제도는 2010년에 공개행사에 대한 평가체계가 마련되면서 구체화되었는데, 문제는 무형문화재의 종목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체 평가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과 새로운 법률 아래 제도적 변화가 없다는 데에 있다.

왜 이 종목이 문화재로 지정되었는지, 그 가치와 의의에 맞는 전승과 보존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보유자의 기량과 전수되고 있는 후학들이 고루 교육에 의해 활동하며 바르게 전승되고 있는 지 등 점검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중요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공개행사 제도는 변화되지 않고 있다. 

공개행사는 1962년 문화재보호법의 탄생과 함께한다. 1999년 폐지되었지만 2005년 유네스코 협약에 가입하고 보호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2008년 공개제도가 부활된 것이다. 2010년 공개행사 관리 지침이 마련되고, 2012년 규정까지 마련되었지만 크게 변화된 것은 없다.

국가무형문화재는 보유한 기‧예능을 전 공정 또는 전 과정을 공개행사에서 실연하고 이 현장에서 전문위원은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실무기관에 평가서를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모니터링 평가서를 취합해 보고서를 기초로 국가무형문화재의 전승실태를 파악하고 전승지원금을 집행하는 형태로 그간 운영되어왔다.

하지만, 지정 종목과 보유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실제로 보유자와 보유단체는 문화재 전 과정을 공개행사에서 보여주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공개행사의 중복 일정 또는 일정 변경으로 인해 모니터링 진행도 쉽지 않다. 공개행사의 모니터링은 전승지원에 대한 기초가 되기도 하며 대중의 인식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대이기도 한데, 실제 현장에서의 운영은 궁극적인 모니터링 시행의 목적과 방향에 간극이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모니터링에 참여하는 평가자들- 보유자와 보유단체, 전문위원, 기관의 실무자 등 모두가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일회성 공연이 아닌 기록과 연구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전 과정의 실연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따른다. 공개행사에 대한 인식 변화와 더불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된 무대가 마련될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이다.

2015년 3월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 새로이 제정됨에 따라 무형문화재 지원체계가 변화하였다. 무형문화재의 연구기록이나 공개행사, 평가제도 등에 대한 체계 또한 변화가 요구되는 이유가 된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공개행사나 평가제도에 대하여 세부 내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

신법이 바뀌고 나서도 평가양식이나 지표는 그대로고, 전형적 가치의 문화재에 대한 개념을 신법에서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수용하는 구체적인 대안은 찾기 힘들다. 그 간 ‘원형’에 초점을 맞춰 공개해왔던 보유자와 보유단체들도 국가무형문화재가 따라야할 공개행사의 전형원칙으로 맞춰 자신의 기량을 선보여야 한다는 점에서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이다. 

공개행사가 의무에 따른 전시 행정의 일환이 되고, 평가를 위한 행정적 편의주의가 앞서게 되면 문화재에 대한 불신의 싹트고, 서로 간 갈등의 불씨가 될 것이다. 문화재의 희소적 가치를 인정하고 보유자와 보유단체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공개행사의 무대가 마련되어야 할 제도 점검의 필요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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