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국어로 색깔 표기 및 색상표 수록, "해방 이후 미술계 양상 드러내는 자료"
서양화가 구본웅(1906~1953)이 감수하고 이세득(1921~2001)이 지은 <색명첩(色名帖) 빛이름>(이하 <빛이름>)이 최근 공개됐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최근 공개한 <빛이름>은 1947년 출판된 책으로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연지빛, 율빛, 장빛, 괴화색, 울금색, 앵갈색, 취월빛 모란빛, 자갈색, 재빛 등의 명칭을 가지고 있는 색들을 포함해 60가지 색깔들이 국어, 한자. 영어, 일본어로 표기되어 있으며, 그 색에 해당하는 색상 견본을 붙여 만들어진 색상표가 수록되었다.
이세득은 서문을 통해 "채색의 이름이 아직 우리말로 되지 못한 것이 많고, 있다고 해도 통일되지 못해 이를 정리하고자 프랑스와 일본의 서적을 참고해 책을 저술했다"면서 "이 방면의 책이 책이 전무한 현 시점(1947)에서 이 저작이 미력하나마 우리말에 대한 자극이 되고 색에 대한 연구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책의 맨앞에는 서예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오세창(1864~1953)이 쓴“唯五之正 六十其變(유오지정 육십기변)”이라는 제서(題書)가 수록되어 있다. 이는 오직 5가지 색깔(오방색)이 60가지의 색깔로 변화한다는 뜻으로 색에 대한 개념이 이 책의 저변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측은 "<색명첩>은 문화적, 사상적 다양성이 혼재했던 해방공간에서 동서양의 사조들이 공존하고 있었던 당시 미술계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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