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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전체 무용인 대변할 것, 무용계 파이 키워야”
“‘전통문화 배제’ 있을 수 없어, 무용과 학생들 복수전공 권장하고 초등학생 무용교육해야”
2017년 06월 07일 (수) 09:57:59 이은영 편집국장/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건강한 무용협회, 활동하는 무용협회, 함께하는 무용협회, 복지가 있는 무용협회”.

지난 1월, 한국무용협회 22대 이사장으로 당선된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이 당선 일성으로 내놓은 말이다. 그는 네 번째 연임을 노리던 김복희 전 이사장을 누르고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리고 ‘변화와 개혁’을 앞세우며 한국무용협회를 새롭게 만들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는 수상자 선정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채점표 공개’와 각 사업별로 부이사장들을 배치해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협회의 문제를 고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무용계는 여전히 몸살을 앓는 중이다.

전통무용이 배제되는 결과가 나오고 있고 평론가들의 입김이 여전히 세며 무엇보다 기금 지원 문제 등 무용계의 곪은 상처들이 불거져 나오면서 협회의 개혁 의지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 시점에서 조남규 이사장을 만났다. 조 이사장은 “협회는 모든 무용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용계의 힘을 키우면서 각각의 갈등 요소들을 하나씩 없애가겠다는 다짐도 전했다. 과연 그가 추구하는 변화의 때가 오게 될까? 조 이사장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 (사진=정영신 사진가)

취임을 축하드린다. “건강한 무용협회, 활동하는 무용협회, 함께하는 무용협회, 복지가 있는 무용협회와 함께 변화와 개혁을 이사장 당선 일성으로 내 놓았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협회라는 곳이 보니까 모든 행사에 상을 주는 곳이더라(웃음). 상을 받는 이보다 떨어지는 이들이 훨씬 많고 그만큼 결과에 불만을 갖는 이들이 많다. 아무리 공정성을 기한다고 하지만 불만은 나오게 마련이다. 모든 사람이 다 결과에 동의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점수제'를 도입하고 모든 심사 내용, 실명을 다 공개하기로 했다. 공정하게 할 것을 심사위원들에게 요구하면서 위촉 때 실명을 밝히는 것에 대해 동의를 얻어 하고 있다. 떨어진 사람들도 결과에 수긍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려한다.

부이사장들을 각 사업별로 보내고 각각 책임지도록 하고 협회 이사들에게 권한을 대폭 넘기고, 실질적으로 정책적인 도움을 주는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에 처음 도입을 했는데 부이사장들이 책임하에 움직이도록 해서 사업을 원활하게 하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복지가 있는 무용협회'를 언급했는데 '복지'를 어떻게 실천하려고 하는지?

리서치를 하면서 어떻게 다가설지를 고민했다. 돈을 주는 것이 복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돈을 받으려면 차상위 계층이라는 걸 증명해야하고 여러가지 곤란한 상황을 증명해야하지 않나. 원로 무용인들의 경우 어려운 신청 과정도 문제지만 자존심에 큰 상처가 되기 때문에 아예 돈 받는 것을 꺼려하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 다른 방법으로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것이 '국립무용센터'다. 그 곳에서 모든 것을 다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연습 공간, 쉼터, 박물관 등을 이 안에 모두 아울러서 무용인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복지와 상관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돈 쥐어주고 끝내는 것보다는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립무용을 중심으로 한 컨텐츠를 짜려고 한다.

'이사장 임기 제한'을 공약으로 제기했는데

사단법인은 4년 임기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 선거를 하면 1년간 그 분위기가 남는다. 2년 지나고 3년 때 되면 또 선거 분위기에 휩쓸린다. 단임제로 하면 이런저런 분위기에 휩쓸려 할 일을 못하게 되고 지금처럼 연임을 계속 하게 놔두면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그래서 단 한 번의 연임만 허용하는 것으로 임기를 제한하려한다.

'협회에 20 여년간 관여했던 사람이 또 나왔다'라는 일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는데

조흥동 전 이사장 시절부터 협회 일을 해왔는데 제자의 신분으로 참여했을 때와 하나의 포지션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 크다. 협회에서 몇년간 어떤 일을 해왔는가가 중요한 것인데 모든 것을 뭉텅그려서 '협회에 관여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사실 할 말이 없다.

아마도 지금의 시스템을 그냥 내버려뒀으면서 '개혁'을 내세우는 게 마뜩찮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 같은데 그 때는 아무리 건의를 해도 이사장이 생각이 없으면 이루기가 어려울 때였다. 

선거에 나설 때도 좋지 않은 말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협회를 올바르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 그렇게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출마를 할 수 있었다.  인간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면 아마 안 나왔을거다(웃음).

최근 문예위의 기금 지원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했고 이번 문예위의 기금 지원 문제에 있어 심사위원의 공정성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협회 차원에서 무용인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내야하지 않았을까?

협회라는 곳은 개인의 이익을 대변하는 곳이 아니라 전체 무용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익단체다. 저는 무용계의 파이가 늘어나기를 원하고 이런 문제들이 벌어진다는 것에 대해서도 무척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방금 말한대로 전체 무용인들을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마치 한쪽의 편을 드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문제라 굉장히 조심스럽다. 내 개인의 입장이라면 어떤 행동도 가능하겠지만 협회 이사장이라는 신분에서는 아무래도 안 좋은 말이 나오게 되는 게 현실이다. 그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

서울무용협회,현대무용가조합 등이 잇달아 창립됐다. 집행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무용인들의 권익을 대변해야 하는 협회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의 표출이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협회에 대한 불신이라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단체 회원들이 모두 협회를 나가야하는데 여전히 회원으로 있으면서 단체를 만든다. 오히려 저는 이런 모습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분들이 사적 이익을 추구하려고 단체를 만든 것이 아니지 않나. 아마도 이런 말은 무용계가 작다고 생각하고 작은 무용계가 분열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나온 것 같다. 

한국무용가협회는 물론이고 모든 단체들이 사익을 추구하게 되면 결국 스스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서로서로 노력하면서 작은 개혁을 통해 서서히 흘러가야하는 게 맞다.

전통무용, 전통예술이 지원에서 배제되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전통문화대전이 배제된 것이 충격적이었는데

전통문화가 배제된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선거 과정에서 전통문화를 활성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지금 협회 회원의 3분의 2가 한국무용을 하신 분이다. 전통문화를 배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렇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협회는 모든 무용인들의 이익을 대변해야하는 곳이다. 아마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나온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지금은 무용계의 파이를 늘리는 것이 목표고 이를 위해 예산 증액 등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다. 우선은 무용계가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무용계의 파이가 커진 이후에 싸움이 있어야할 것이다.

   
▲ 조남규 이사장은 한국무용협회를 '전체 무용인을 대변하는 단체'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정영신 사진가)

평론가들의 입김이 굉장히 세다. 무용이 일반관객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평론에 의존도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그들이 하나의 권력으로 작동하고 또 민간 무용제 중 몇 몇 평론가들은 여러개의 행사를 주최 주관한다. 더구나 이들에 대한 공공기관의 지원금도 상당하다. 

이전 세대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했지만 지금은 그나마 평준화가 됐다(웃음). 하지만 예산이라는 것은 결국 무용인에게 돌아간다. 한 곳에서 국고 지원을 받으면 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게 법으로 막아놨다. 

다행히 제가 예술경영학을 전공해서 무용뿐이 아닌 전체적인 부분을 볼 수 있는데 물론 여러 지적할 만한 부분이 있지만 기획자들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한 부분도 있기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본다. 발전의 씨앗이 된다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다. 이제 더 많이 공부해서 무용가들이 직접 일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다.

태평무 보유자 지정 문제로 촉발된 무용계 무형문화재 지정 역시 무용계의 화두다

시스템 자체가 잘못됐다. 인간문화재를 마치 콩쿨처럼 경쟁해서 뽑는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것이다. 지금 방식을 탈피하고 종합적 평가로 가야한다. 인성, 전승, 후학 양성 등 그간의 활동을 종합해 이를 가지고 평가하는 방식이 필요하고 '보유자' 제도가 도입되어야한다고 본다. 지금의 시스템은 아닌 것 같다. 현명히 대처하기를 바란다.

후학양성을 강조한 거 같은데, 그렇다면 앞으로 문화재는 모두 교수가 돼야한다는 말로 들리수도 있다

꼭 그런 뜻은 아니다. 종합적인 측면에서 봐야한다는 거다.

지금 대학교에서 무용과가 없어지고 학교를 나와도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무용 지망생이 많다

인구가 감소되다보니 정부에서 평가를 해서 미흡한 곳은 없애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가장 큰 타겟이 예체능이다. 취업률도 낮고 여러 불리한 부분이 있으니 없어지기가 쉽지. 물론 아직은 인구에 비하면 과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문제는 기껏 대학에서 무용을 해도 졸업하면 그것을 살리지 못한다는 데 있다.

실기만 계속 하다가 막상 학교를 나가면 해야할 일이 없다. 돈은 돈대로 썼는데 일이 없다. 이 아이들이 결국 하는 일은 필라테스, 요가 자격증 따려고 또 돈쓰고 문화센터에서 적은 돈 받고 무용이 아닌 필라테스를 가르친다. 이러니 요즘 무용 전공한 학부모들이 오히려 자식들이 무용하는 것을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복수전공을 활성화해야한다. 그렇게 되면 꼭 무용이 아니더라도 관련 단체나 회사에 취업을 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사회생활이 가능하도록 무용 일변도가 아닌 복수전공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더 나아가서는 초등학교부터 무용 교육이 필요하고 과목에 무용을 포함시키는 게 중요하다. 어린 시절에는 무엇이나 한 번 길을 들이면 정말 열심히 하려한다. 특히 예술을 한 아이들은 모나게 자라는 아이가 없다(웃음). 아이들 감성을 위해서라도 중요하다. 그렇게 체계를 잡아야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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