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2017_국가본색' 9일 시작
국내 유일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2017_국가본색' 9일 시작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08.07 0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개 젊은 연극집단 145일간 일주일씩 릴레이로 정치극 올려, '국가란 무엇인가' 질문 던진다

21개 젊은 연극집단이 145일간, 일주일씩 릴레이로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국내 유일 정치극 페스티벌 '권리장전2017_국가본색'(이하 '국가본색')이 오는 9일 연우무대에서 출정식과 함께 막을 올린다.

'국가본색'은 지난해 블랙리스트 사태에 맞선 '검열각하'의 뒤를 이어 '그렇다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주제에 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현상을 살피면서 '대놓고 정치극을 표방'한다. 9일 극단 씨어터백의 <문신>(8.9~13, 백순원 연출)을 시작으로 8월 한 달간 네 편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진다.

▲ 극단 씨어터백의 <문신> (사진제공=컬쳐루트)

<문신>(8.9~13)은 독일 작가 데아 로어의 1992년도 작품으로 가족공동체 내부에서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근친상간의 폭력과 이를 함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이는 국가 권력이 국민에게 폭력을 가하고, 그를 알면서도 방종하거나 침묵하며 또 다른 폭력을 가하는 사회와 비슷하다. 이 작품은 세대를 거듭하며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를 당한 사람 스스로 자를 수 있을지를 관객에게 묻는다.

이오네스코의 <왕은 죽어가다>를 재구성한 예술집단 페테의 <벽 위에 사는 남자>(8.16~20 김원익 연출)는 죽음 앞에서야 가려졌던 눈을 떠가는 왕의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면서 우리가 지금 해야하는 것은 바로 '경계'라는 것을 알린다. 2017년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똑같은 위기에 처하지 않도록 어떤 것에도 현혹되지 않고, 제대로 볼 수 있는 눈들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아리스토파네스의 <리시스트라테>를 우리 현실에 맞춰 재구성한 숨다의 <영웅 말고는 대처할 게 없다>(8.23~27 김동국 각색 연출)는 기존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야하며 '남녀 모두 강자이자 약자일 수 있다'는 의미를 표현한다.

'시대를 넘어선 리더들의 전격 비교 분석'을 내세운 프로젝트 Tong의 <TOng! 不通!>(8.30~9.3 공동창작)은 조선 영조 시대인 1762년, 불통의 관계였던 사도세자와 노론, 영조의 갈등을 무대에 올리면서 소통의 부재가 불러오는 역사적인 폐해를 고발한다.

▲ 프로젝트 Tong의 (사진제공=컬쳐루트)

'국가본색'은 공연 전 역사학자 심용환(국가란 무엇인가), 사진작가 이재갑(국가와 폭력), 평화활동가 구수정(새로운 국가, 과거에 묻는다) 등의 강연을 통해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을 공유하고 격월 포럼(8,10,12월)을 마련해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주제가 극장 안팎에서 어떻게 고민되는 지를 살핀다.

또한 자발적으로 형성된 '관객수다모임'은 각 작품 관람 후 공연제작팀과 자유로운 수다를 통해 내용과 주제를 공유, 발전시킬 방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국가본색' 참여 극단들은 공동성명문을 통해 "'국가본색'에서 주창하는 '정치극'이란 광장을 지향하는 사회 참여형 연극, 무대가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 극장을 넘어 광장으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본색'의 화두를 넘어선 본질, 그리고 연극인들의 단합된 함성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