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준 춤의 가치 재조명한다 '제4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한성준 춤의 가치 재조명한다 '제4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7.08.24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음달 1~3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9월 25일 충남 서산 보원사지에서 우리 춤의 아름다움 선사

제4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이 오는 9월 1~3일과 25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과 충남 서산 보원사지 등에서 열린다.

한국춤문화유산기념사업회(회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근대 전통무악의 거장 한성준(1874∼1941) 탄생 140주년을 맞아 한성준 춤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창조적 자산화를 위해 지난 2014년에 창설됐으며 올해로 4회를 맞이했다.  

▲ 이노연의 진도북춤 (사진제공=연낙재)

한성준은 충남 홍성의 세습무가 출신으로 8세 때 춤과 장단, 줄타기 등 민속예능을 익히고 내포 일대에서 활동하다가 서울무대에 입성하여 당대 최고의 명고수로 명성을 얻었고 또한 1930년대 후반 근대 전통예능교육의 산실인 조선음악무용연구소를 창립해 전통춤을 집대성하고 무대양식화하는 업적을 남겼다.

제4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은 '한성준의 춤, 거장의 숨결'이라는 타이틀로 한성준 춤의 스펙트럼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무대로 꾸며진다.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무용가들이 대거 참여하는 공연무대, 렉쳐프로그램으로 준비된 한성준예술상 수상자 초청공연, 학술세미나, 기록집 발간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함께 충남 내포지역을 근간으로 한 한성준-심화영 전통춤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무대가 서산 가야산 보원사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9월 1일 서울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는 ‘우리 춤의 맥⋅혼⋅몸짓’은 중견무용가들이 출연하는 전통춤 명작공연으로 꾸며진다. 이노연 전 국립남도국악원 예술감독, 임현선 대전대 교수, 윤미라 경희대 교수, 이정희 도살풀이춤보존회 회장, 여미도 국립무용단 명예단원, 전은경 전 삼성무용단 안무자, 김용철 부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김평호 전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충한 전라북도관광재단 예술감독, 이애리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 홍지영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안무자 등 11명의 춤꾼이 전통춤의 대향연을 펼친다.

▲ 이현자의 태평무 (사진제공=연낙재)

2일‘위대한 유산, 명작명무’는 한성준-한영숙류 걸작을 재발견하는 무대로 정승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박재희 청주대 명예교수가 단아하고 정갈한 중도(中道)의 미가 서려있는 한성준-한영숙류 전통춤의 진면목을 선사한다. 

또 국가로부터 무형문화재 ‘보유자 후보’칭호를 받았던 강선영가(家)의 이현자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조교, 이매방가(家)의 정명숙 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가 출연하며 한국 남성명무 신(新) 삼인방으로 불리는 채상묵 한국전통춤협회 이사장, 최종실 서울예술단 예술감독, 임관규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 등이 품격았는 무대를 선보인다.
 
3일‘한성준예술상 수상자 초청공연’에는‘國舞, 국수호의 예술세계’가 펼쳐진다. 제2회 한성준예술상 수상자인 국수호의 예술세계를 매개로 한성준의 예술혼을 재음미하고 우리 춤의 과거-현재-미래를 조망하는 무대로, 공연·영상·학술담론이 함께하는 신개념의 렉처프로그램으로 마련된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시대 최고 문화지성으로 불리는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을 비롯해 유영대 고려대 교수, 김태원 무용평론가,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참여해 한국 남성춤꾼의 맥을 잇고 있는 국수호의 예술세계를 집중 탐색하며 인문학적 춤담론의 장을 펼친다.

▲ 국수호의 남무 (사진제공=연낙재)

아울러 오는 9월 25일에는 무대를 충남 서산으로 옮겨 ‘천년의 유산, 보원사지에서 춤을 만나다’를 연다. 불교문화의 성지인 서산 가야산 보원사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서울과 서산지역 전통예술인, 스님이 함께 하는 이색적인 무대로 내포제 내지 중고제 전통예술의 중심 축인 한성준-심화영 전통춤을 재발견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최고의 법고 실력을 자랑하는 보원사 주지 정경스님의 ‘불타고(佛打鼓)’와 김복희 한양대 명예교수의 ‘삶꽃, 바람꽃’,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학춤’, 김용철 부산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의‘바라춤’등이 공연된다. 

특히 이애리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전수조교,  이권희 국악협회서산지부장이 이끄는 뜬쇠예술단의 ‘마딧길(대북&모듬북)’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천년의 유산이 살아 숨쉬는 가야산 보원사지 사찰무대 공연은 유서깊은 절터라는 유형문화유산과 우리시대 명인들이 펼치는 무형문화유산이 함께 어우러지는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밖에 12월 2일 ‘한성준-한영숙류 전통춤의 미적 가치’를 주제로 학술세미나가 열리고 ‘한성준의 춤 거장의 숨결, 기록화의 여정’ 기록집이 발간된다. 

주최 측은 "공연, 학술, 기록의 삼위일체로 접근해 공연문화의 새로운 전형을 창출해온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 창설 원년의 초심을 그대로 이어간다"고 밝혔다.
 
제4회 대한민국전통무용제전은 지난 2월 문예진흥기금 지역대표공연예술제 정시공모에서 불공정심의로 인해 무용분야 중 유일하게 탈락되어 공분(公憤)을 산 바 있지만 주최측의 확고한 의지와 이 행사의 취지와 지나온 행보에 공감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무용가 및 학자들의 뜻 깊은 참여로 더욱 의미 있는 무대를 꾸미게 됐다. 

주최 측은 "무용인들의 성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보다 융숭 깊은 행사가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