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 개입, 명확한 조사와 해명 있어야"
"문체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 개입, 명확한 조사와 해명 있어야"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10.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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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연극인 252명 연대 성명 "정대경 이사장, 떳떳하다면 진실 알리기에 앞장서라"

연극인들이 문화관광체육부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황에 대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이하 진상조사위)의 조사와 정대경 이사장의 해명을 요구하는 연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9월 18일 문체부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위에 따르면 지난 정권 시절 문체부는 '정권에 우호적인 인물로 연극계 주도세력 교체'를 계획했고 소외계층 지원사업 등의 지원금 심사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와 연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극인들은 "이름까지 적시된 아주 구체적인 내용들이 문서 형태로 기록되어 있어 '의혹'이나 '정황'이란 단어를 쓰는 것이 무색하다. 명박한 증거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의 내용이다. 차마 입에 담기 부끄러울 만큼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밝혀졌지만 연극계의 움직임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적극적으로 해명해야할 정대경 이사장은 어떤 설명도 없이 '선거 개입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하고 도리어 '사퇴 주장은 선거에 참여한 연극인들의 인격과 한국연극협회의 존립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면서 "정 이사장은 정말로 떳떳하다면 위 사안의 진실을 밝히는 데 가장 앞장서야한다"며 정 이사장이 명확한 해명을 할 것을 요구했다.

연극인들은 또 "정 이사장을 수장으로 하고 있는 한국연극협회 및 각 지회들은 어떤 목소리도,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고 있다. 연출가협회, 배우협회 등 유관 단체들도 마찬가지"라면서 "우리가 단체를 만든 건 앞장서고 주도하라고 만든 거지, 뒤꽁무니나 쫓으라고 만든 것이 아니다. 한국연극협회와 각 단체들은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관련 자료와 증언을 수집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밝혔다.

연대에 나선 252명의 연극인들은 진상조사위 활동의 절대적 지지와 문체부의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선거개입에 대한 조속하고 치밀한 조사, 정대경 이사장의 성실하고 책임있는 해명, 한국연극협회와 서울연극협회를 비롯한 각 지회, 기타 유관 단체들의 책임있는 행동, 현장 연극인들의 연대와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이번 현장 연극인들의 연대 성명에는 정대경 이사장이 지난달 26일 대학로X포럼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글이 도화선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페이스북에서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소명할 것'이라면서 조사 결과를 기다려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연극인연대 측은 "정 이사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있는 대다수 연극인들의 입장과 달리 전체 협회의 문제로 희석된 글의 내용은 좀 더 지켜보고자 했던 연극인들의 공분을 일으켰다"면서 "이번 연대서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진상조사위 발표와는 별개로 연극인들 내부의 각성의 목소리를 높이며 자구적인 변화를 꾀하고자하는 노력의 한 부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