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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페라 '돈 지오반니' 주역들 “자유분방한 ‘돈 지오반니’에서 모차르트의 숨은 뜻을 찾아보세요”
정선영 연출가, 바리톤 김종표, 소프라노 강혜명 “관객과 진정성 통하면 오페라 인기 높아질 것, 창작오페라 관심갖고 지켜봐달라”
2017년 11월 10일 (금) 17:19:19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라벨라오페라단의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돈 지오반니>.  모차르트의 걸작 오페라로 일컬어지는 <돈 지오반니>의 공연을 앞둔 상황에서 비상이 걸렸다. 연출을 맡기로 한 외국인 연출가가 건강 이상으로 연출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바통은 지난 2014년 <돈 지오반니>를 연출했던 정선영 연출가에게 넘어갔다. 연출 경험이 있다고 하지만 중간에 갑작스럽게 대작을 맡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 하지만 공연을 성공시키려는 오페라 가수들의 노력과 작품에 큰 애정을 가진 연출가의 노력이 합을 맞추면서 <돈 지오반니>는 공연 시작을 앞두고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돈 지오반니>의 정선영 연출가와 돈 지오반니 역의 바리톤 김종표, 돈나 안나 역의 소프라노 강혜명이 이야기하는 <돈 지오반니>의 세계로 이제 들어가보자. 동시에 그들이 이야기하는 ‘오페라의 진정성’에 귀를 기울여보자. 언젠가 당신이 오페라극장으로 들어갈 그날을 생각하면서.

정선영 연출가 “오페라는 아름다운 비명, 같이 비명 질러달라”

   
▲ 정선영 연출가 (사진=정영신 사진가)

갑작스럽게 연출을 맡게 됐다. 당황하기도 하고 부담도 됐을 것 같다

당황했던 건 사실이지만 워낙 좋아하는 작품이라 연출을 하기로 했다. 전부터 ‘돈 지오반니교’의 신도라고 할 만큼(웃음) 완전히 빠져있던 작품이다. 언제 한 번 다른 방식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던 차였다. 기다리고 있었다(웃음).

이번 <돈 지오반니>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희대의 바람둥이 ‘돈 지오반니’의 이야기다. 이번에 선보이는 <돈 지오반니>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그 인물에 의해 생겨나는 다른 사람들의 삶의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들이 가고 싶어하는 방향이 있지만 사회적 규제 등으로 충돌하면서 숨기고 있는 것, 불편하지만 모르는 척 숨기고 힘있는 자들은 그것을 누리는데 돈 지오반니는 그것을 들쑤신다. 인물들이 자기 안에서 계속 갈등이 생기는 모습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오페라의 마지막 파티 장면에서 돈 지오반니가 음식을 먹는데 모차르트가 당시에 발표했던 음악이 나온다. 이 음악을 듣고 주인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한 하인에게 돈 지오반니는 ‘내가 이 음악을 좋아할 것 같아’라고 묻는다. 하인이 ‘나리와 어울리지 않냐’라고 하자 돈 지오반니는 ‘음, (음식이) 맛있다’라고 말한다.

‘네가 좋아서 좋다는 것이냐 남들이 좋아서 좋다는 것이냐’ 이런 식의 질문인데 여기에 모차르트의 내적 갈등이 담겨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왕이, 귀족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모차르트의 현실이었는데 그것을 말하지 못하고 숨겨왔던 마음을 <돈 지오반니>를 통해 펼쳤다. 예술가의 갈등을 꽉꽉 숨겼다. 그것을 펼친 것이다. 

워낙 많이 공연된 오페라가 <돈 지오반니>인데 이번 공연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은 무엇인지

옛날 시각으로, 구태의연한 생각으로 아직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전히 옛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는 질문에서 이번 <돈 지오반니>는 시작됐다. 서양의 바람둥이 이야기가 아닌 너의 이야기, 나의 이야기로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무대 배경은 물론 옛 배경이다. 그 곳에서 모든 것을 초월해서 날아다니는 이가 돈 지오반니다. 무대 속 시대는 어느 특정한 시대라기보다는 우리가 갇혀있는 옛 시대라고 보면 된다. 어쩌면 지금 시대도 그와 같다고 볼 수 있겠다. 유일하게 진보적인 이가 돈 지오반니다. 완전 자유로운 모습으로 나머지 배경과 대조를 이룬다.

마지막 돈 지오반니의 최후도 방법이 다르다. 귀신이 잡아간다는 권선징악적인 결말이 아니라 사회의 억압이 돈 지오반니를 죽였고 돈 지오반니를 죽인 이가 저일수도 있고 기자님일수도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죽음이 무엇을 상징하는지를 봐주면 좋을 것이다.

   
 

중간에 투입이 됐는데 호흡이나 연습에서 문제는 없었는지

여기있는 두 분을 비롯해 가수들이 너무 준비를 잘해줘 거의 이틀만에 다됐다. 열의가 대단했다. 장시간을 연습하고 피곤하지 않냐고 물어봐도 계속 하자고 한다. 아마도 공연에 대한 걱정과 새로운 연출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욕이 한데 모여서 힘이 된 것 같다. ‘늦어질 것 같은데’라는 걱정을 쓸데없는 걱정으로 만들었다.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오페라는 배우들이 작품의 상징성을 하나하나 깊이있는 곳에서 이해하고 다시 소리에서 꽃을 피우지 않으면 전달이 되지 않는다. 정말 이해가 되어야하고 느낌과 마음이 하나하나 전달되고 스며들어야한다. 회전무대를 만들고 오르락내리락하는 무대를 연출하는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그것으로는 재미를 느낄 수 없다. 그 이상의 것을 찾아야한다.

최근 공연되는 오페라를 보면 시대 배경을 조선 시대나 현대로 바꿔서 상연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시대를 바꾸는 것 자체를 이슈로 본다는 것은 ‘나는 특이해야지’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내가 잘할거야’, ‘특이하게 만들거야’ 하지만 그것은 악한 망령이다. 정말 해야할 일은 작곡가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정말 잘 보고 그 말을 할 자격이 생길만큼 공부하고 이야기하고 전달해야한다. 

자기가 하고싶어서, 자기가 하고픈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음악의 뜻과 내가 전달하는 것이 맞아야한다. 그것이 관객에게 전달될 때 효과가 있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시대나 배경을 바꾼다면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단순히 특이하게 보이려는 것만으로 바꾼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한다. 

<돈 지오반니>를 예로 들면 앞에서 모차르트가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없었던 이유가 신분구조의 문제였다. 왕이, 귀족이 쓰라고 하면 써야한다. 그들 앞에선 모차르트도 약자다. 조선시대를 생각하면 갓쓴 사람 앞에서는 무조건 굽혀야하는 약자의 비애가 모차르트의 비애와 같을 수 있다. 

이런 비애, 예술가의 양심과 열정을 팔아야하는 것을 보여주려면 그것이 통하는 시대로 가는 것도 좋다. 그게 통한다면 배경을 조선시대로 옮겨도 좋고 알래스카로 옮겨도 좋다. 그게 관객에 대한 진정성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 없이 단지 배경만 옮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오페라가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뿌리로 돌아가면 된다. 오페라의 뿌리는 그리스 비극, 드라마에서 시작한 것이다. 여러 시대가 지나고 여러 나라에서 만들어지면서 기교적인 음악 스타일로,  여러 갈래로 가고 그러면서 재미있는 작품들이 나오게 된다. 

오페라를 보면서 정말 재미있던 것은 오페라 아리아의 뜻을 알았을때, 그 심정이 나에게 공감이 되었을 때, 그 말을 하면서 처절한 통곡이 나에게 왔을 때 였다. 그거면 끝이라고 본다. 가수들도 ‘뜻을 안다’ 정도가 아니라 어떤 맥락에서, 어떤 마음에서 이렇게 했는가에 포커스를 맞춰 진솔하고 성실하게 연구하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밀도있는 연기를 보여준다면 관객이 한 사람 두 사람 오게 되어있다. 

그 한 사람 두 사람이 늘어나면서 티켓값이 들어오고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서 더 많은 연습시간이 생기고 연구할 시간도 더 늘어난다. 그러면 더 좋아질 것이다. 최소한의 신뢰가 회복되야한다고 본다. ‘신뢰’라는 말에는 더 열심히 해야한다는, 그리고 그간 느꼈던 아쉬움이 들어있다.

   
▲ 연습을 지휘하는 정선영 연출가 (사진제공=라벨라오페라단)

대작을 맡게 됐는데 책임감이 상당할 것 같다

책임감은 항상 있다. 이번에도 놓치지 않고 가려고 하는 것이고 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더 진정성있게 서로 이해하며 만들어내려한다. 책임감을 놓지 않으려 한다.

많은 분들이 ‘(이 작품 연출을) 해본 적 있느냐’고 물어보는데 유명 연출가 밑에서 도제적으로 배우는 식이라면 해봤는지 안해봤는지가 중요하겠지만 지금은 음악을 들으면 답이 나온다. 내가 새롭게 만들면 된다. 이미 모차르트가 악보를 남겨놓았다. 잘못되면 모차르트가 잘못된거다(웃음). 만약 살아있다면 계속 대화를 했겠지.

창작오페라가 새로운 시각을 활용했으면 좋겠다. 몇 년째 육성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너무 부족하다. 관객들도 지금은 부족하지만 이런 감정, 이런 음악으로 좀 더 우리에게 맞는 표현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이런 시도도 했네’라며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혹시 창작오페라로 만들고 싶은 소재가 있는지

저의 이야기(웃음). 오페라를 하는 이유가 세상을 보는 창이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오페라를 하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생각들과 이야기 속 사람, 현장에서 만나는 가수, 제작자, 외부 사람들을 만나면서 겪었던 많은 경험들,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가능할지는 모르지만(웃음).

<돈 지오반니>를 보게 될, 그리고 오페라를 처음 접하게 될 관객들에게 하고픈 말은

오페라는 뭔가 한치도 어긋나면 안되는 세상에서 허우적대면서 외치는 아름다운 비명이라고 본다. 같이 비명을 질렀음 좋겠고 비명을 듣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창작작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가지고 봐주셨으면 한다.


“진심이 통하는 가수로 인식되고 싶다”-바리톤 김종표
“새롭게 도전하는 느낌, 연습할 때마다 기대된다”-소프라노 강혜명

   
▲ 바리톤 김종표(왼쪽)와 소프라노 강혜명 (사진=정영신 사진가)

각자 맡은 역할을 소개하자면

김종표(이하 김) : 돈 지오반니 역을 맡은 바리톤 김종표다. 아주 자유로운 영혼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다.  어쩌면 권력과 신분이 보장되었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강혜명(이하 강) : 돈나 안나 역을 맡은 소프라노 강혜명이다. 고귀하게 자라고 사회적 지위가 있는 여자인데 아버지를 죽인 원수 돈 지오반니를 애증과 복수의 시선으로 보며 내적 갈등을 겪게 되는 여인이다.

<돈 지오반니>는 이번이 몇 번째인지?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김 : 돈 지오반니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전막 공연을 하는 것인 이번이 처음이다. 그 전에 짤막하게 선보였던 공연을 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막 공연이다. 

연출이나 해석이 완전 다르다. 기존의 <돈 지오반니>가 본인의 숨김 없이 욕망을 표출하면 지옥에 간다는, 권선징악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이번 연출에는 그것보다 다른 부분에 포커스가 맞추어졌기에 완전히 다른 돈 지오반니가 나오게 될 것이다.

강 : 돈나 안나를 세 번째로 맡는다. 할 때마다 새로움을 느낀다. 지난 9월에도 공연을 하고 왔는데 같은 오페라를 공백없이 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이미 모든 것을 쏟아부은 역할인데 다른 곳에서 또 같은 역할을 하면 음악은 같지만 다르게 읽어야한다. 그래야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보면 이전과 다른 점이 참 많다.  마치 창작오페라를 하는 느낌이고 저한테도 도전이 되는 것 같아서 즐겁다. 새로운 음악을 하라는 가르침이 있었는데 지금의 <돈 지오반니>가 그렇다. 리허설 할 때마다 너무 새롭고 정말 기대된다.

두 사람의 호흡은 어떤가? 상대 배우에 대한 느낌을 알고 싶다

김 : 그전에도 같이 작업을 했다. <라 보엠>만 두 번을 같이 했다. 너무 잘 알고 편한 친구이기도 하다. 

강혜명은 열정과 에너지가 엄청나다.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 잘한다. 오페라 가수들을 보면 연기가 더 낫거나 노래가 더 나은 이들이 많은데 강혜명은 그 둘이 조화를 이룬다. 나는 거기에 숟가락을 잘 얹어서(웃음) 편안하게 같이 노래하면 된다. 정말 편하다. 

강 : 진짜 편하면 편하다는 말을 저렇게 많이 안하는데(웃음). 처음에 김종표가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말 좋았다. 이전 작품에서 성악가들이 많이 나오는 곳에서도 테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봤다. 이건 엄청난 노력과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지금 겉으로 보면 굉장히 차분하게 보이겠지만 속에는 뜨거운 열정이 있다. 그러니 노래를 잘한다. 제가 만난 사람 중 최고다. 

새로 연출가가 투입됐는데 어떤가?

김 : 만난 지 얼마 안되서 평가는 조금 그렇고(웃음).

강 : 정말 어렵게 모신 분이라서 우선은 감사드리고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짧은 시간에 큰 작품을 만드는 게 보통 내공으로는 힘들다. 처음부터 시작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데 중간에 와서 이렇게 맞출 수 있다는 것은 내공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감사하고 잘하려한다. 

합이 잘 맞다보니 10시간 연습해도 좋다. 라벨라오페라단이 10년 동안 꾸준히 이어온 것도 이 합 덕분인것 닽다. 개개인은 얼마만큼 평가받는지 모르지만 합치면 정말 베스트가 된다. 라벨라오페라가 잘 되는 건 캐스팅과 합에 있다고 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김: 데뷔작이었던 <셰빌랴의 이발사> 피가로 역. 십여년 전에 주역으로 처음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섰다. 이 공연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강: 2년 전 라벨라오페라단에서 했던 <안나 볼레나>. 아시아 초연이었는데 ‘천일의 앤’으로 알려진 앤 볼레인의 이야기를 도니제티가 오페라로 만든 것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다가 한국에서 와서 오페라와 콘서트, 강연을 했는데 한국 오페라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아 정체성을 가지기가 힘들었다. 프랑스에서는 직업란에 ‘오페라 가수’라고 당당히 적었는데 한국에는 존재감이 없었다.

<안나 볼레라>를 하면서 아시아 초연이기에 처음부터 공부를 다시했고 앤 볼레인의 일대기는 물론 그의 딸인 엘리자베스 여왕 이야기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계기로 이탈리아에 가기로 결정했다. 모험이었지만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어 너무 감사하다. 제2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 진심이 확 느껴지네(웃음).  

   
▲ 두 주역배우는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정영신 사진가)

오페라가 좀 더 대중의 인기를 모아야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김 : 큰 규모의 공연도 있지만 작은 규모로 학교를 찾아다니며 소개하는 활동도 있다고 알고 있다. 그렇게 대중에게 맞게끔 번역도 하고 학교도 찾으면서 사람들에게 ‘이런 오페라도 있다’고 소개하고 그걸 본 사람들이 ‘오페라가 생각보다 쉽구나’라고 느끼고 한국어로 된 오페라를 보고난 뒤 ‘다음엔 원어로 한 번 봐야지’ 이러면서 작은 오페라, 관객을 찾아가는 다양한 활동이 있어야한다고 본다.

아이들에게 오페라를 소개하고 보여주면 그 아이가 나중에 ‘아, 나 오페라 본 적 있어’하면서 어릴 때 추억으로 오페라에 다가서는 모습도 좋을 것이다.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열려질 것이라 보고 지금 그 노력을 하고 있기에 저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잘 될 것 같다.

강: 오페라가 관객이 많지 않고 우리의 문화도 아니다보니 정부에서도 지원을 꺼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오페라의 본고장이라는 이탈리아도 티켓값만으로 극장이 운영되지 않는다. 오페라의 본고장이고 자국어로 공연을 해도 정부가 지원해줘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우리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사람이 많이 안 가니 소외되는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오페라를 계속 올리는 이들이 있고 좋아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을 보호해줘야하는 임무가 있다고 본다.

하향세다, 없어진다고 하지만 백여년 넘게 존속하고 있다는 것은 장르에 큰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음악을 살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음악으로 승부하고 가수도 기본기에 충실해야한다. 그렇게 진심을 가지고 관객들을 대한다면 관객이 생기고 그러면서 지원과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언론도 오페라를 어려운 장르로 낙인찍는데 글을 쓰시는 분들도 조금 더 소중하게 순수예술을 다뤄줬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김: 진심이 통하는 오페라 가수, 진심을 노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저 사람의 연기를 보면 진심이 느껴진다’는 말을 듣는 가수가 되고 싶고 나중에 나이가 들면 <라 트라비아타>나 <리골레토> 등에서 아버지를 연기해보고 싶다.

강: 금방 꿈이 생겼다. 착실하고 거짓이 없는 가수가 최고가 되는 모습을 보는 것(웃음). <돈 지오반니>를 마치고 계속 공연을 해야한다. 내년에는 이탈리아에서 더 많이 활동할 것 같다. 지난해부터 유럽과 한국을 왔다갔다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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