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봄, 실개천 흐르는 남산 거닌다
내년 봄, 실개천 흐르는 남산 거닌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09.0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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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장충지구 일대 생태계 복원, 역사 기념공원 주변도 새롭게 단장


실개천 하나 없이 메마른 남산이 내년 봄이면 깨끗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촉촉한 남산으로 다시 태어난다.

▲ 남산의 북측 산책로를 따라 흐를 실개천의 일부 전경
 
서울시가 조선왕조 500년 사직을 떠받치며 선비들이 갓끈을 빨 정도로 맑은 물이 흘렀던 남산의 모습을 되찾고자 총 188억원 을 투입해 ‘물이 흐르는 남산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남산 한옥마을과 필동에 설치돼 있는 홍수방지용 빗물저류조의 빗물과 계곡수 등을 활용, 산책로를 따라 물이 흐르는 자연형 실개천을 만들 계획으로, 지난 8월 실시설계를 완료했다.

송경섭 서울시 물관리국장은 “내년 봄이면 남산 실개천을 따라 졸졸졸 흐르는 냇물에 시민들이 발도 담그며 도심 속 휴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그야말로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도심 속 거대 생태공원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개천은 한옥마을~북측 산책로 1.1km, 장충지구~북측 산책로 1.5km 등 총 2.6km 길이로 만들어지며, 기존 콘크리트 배수로는 옛날처럼 자연형 계곡으로 정비해 물길을 복원한다.

▲ 내년 봄이면 북측 산책로 곳곳에서 물을 만날 수 있다.
실개천의 수질은 물놀이가 가능하도록 계곡 수, 빗물, 지하철 지하수를 여과 및 살균시키며, 하루 100톤의 물을 공급할 예정이며, 건기 시에는 간헐적으로 지하철에서 발생되는 유출 지하수를 보조용수로 활용키로 했다.

시는 물길 복원과 함께 과거 남산에 살았던 생태 동식물들이 다시 살 수 있도록 생태계 환경도 복원해 잠자리, 산개구리, 새 등 생태 다양성을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새와 곤충이 살기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생태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변 서식처도 만들어 꿀풀, 택사, 세모고랭이 등 식이식물도 식재한다.

남산의 자연성 회복과 함께 시각ㆍ후각ㆍ청각ㆍ촉각ㆍ미각 등 ‘오감(五感)’을 만족시키는 남산, 사계절 매번 다른 매력으로 시민들과 만나는 남산길을 만들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도록 가꿔 나갈 계획이다.

경사가 급한 ‘개울 소리길’에는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를 재현하고, 경사가 완만한 ‘벚나무 터널길’ 주변에는 새소리ㆍ바람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거닐 수 있도록 담쟁이 식물을 심는다.

또한 물소리와 함께 새소리ㆍ개구리소리도 들리도록 다양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물에 손과 발을 담그고 물놀이를 할 수 있고, 산책길 옆 꽃잎 만지기도 가능한 남산 길도 조성한다.

과거 남산에서 가장 물이 풍부하게 흘렀던 남산청사 뒤편 계곡에는 큰 연못을 만들어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민다.

▲ 수경시설을 만들고 주변을 정비해 새롭게 조성될 '장춘단 공원'
남산의 역사 문화유산인 장충단공원과 삼일운동기념탑, 류관순 동상 등 역사 기념공원 주변도 새롭게 단장한다.

장충단 공원과 류관순 열사 동상은 주변시설 정비와 함께 기념물을 투영하는 반사연못 등 수경시설을, 삼일운동기념탑 주변은 워싱턴 기념탑처럼 진입로에 상징적인 수경시설을 만들어 보행자들의 시선을 유도, 수변공간으로 재탄생시켜 시민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조성된다.

특히 서울시는 남산 야간경관도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은은한 조명으로 교체하며, 분수는 물의 청량감과 볼륨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빛을 이용하고 평상시는 서울 기조색인 ‘한강 은백색’으로 연출키로 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