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와 그림자가 만나다, 조진희 전시회 '내 안의 정원'
그림자와 그림자가 만나다, 조진희 전시회 '내 안의 정원'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2.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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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에 머물던 그림이 조각으로 바뀌면서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 선사

조진희 작가의 전시회 <내 안의 정원>이 27일까지 갤러리 그림손에서 열린다.

꽃과 풀, 나무의 생명 기운을 단색으로 종이 위에 그려왔던 조진희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존 방식대로 식물을 그리지만 컴퓨터로 스캔하고, 스캔된 식물 형상을 따라 레이저 절삭기로 입체화한다. 즉, 평면에 머물렀던 그림이 조각으로 바뀌면서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 식물드로잉, 포멕스, 2018

이는 흔히 '포맥스'라 불리는 PVC 발포 시트를 깎아내 모양을 만드는 새로운 작업으로 신기술과 신소재, 그리고 예술이 만나 관객에게 더욱 생생한 생동감을 선사한다.

채색된 그림은 깎아진 검은색 평면 조각으로 바뀌어 사물의 그림자를 볼 때 느껴지는 단순미와 추상미를 전달하고, 다시 작품은 전시장의 빛을 받아 벽 위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처럼 그림자와 그림자가 만나며 전시장은 전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식물이 자라난 숲으로 풍성해진다. 

탁현규 간송미술관 연구원은“대밭, 연밭, 패랭이꽃밭 그림자가 가득한 전시장에 서면 녹음 짙은 숲 한가운데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며 “꽃, 풀, 나무들이 자라는 마당을 잃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조 화가가 선사하는 정원은 화가의 정원인 동시에 관람객 각자의 정원이 되어 ‘내 안의 정원’은 ‘우리’로 넓어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