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현실 너머에서 현실을 꿈꾸는 정승재의 질주하는 ‘하나된 열정’전
[전시리뷰]현실 너머에서 현실을 꿈꾸는 정승재의 질주하는 ‘하나된 열정’전
  • 정영신 기자
  • 승인 2018.03.2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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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7일까지 토포하우스에서 기획한 스켈레톤의 질주를 그림으로 만나다

‘평창동계올림픽’ 성공만을 기원하며 지난 7년간 겨울 스포츠만 그려온 소설가겸 장안대 행정법률학교수인 정승재씨가 질주하는 ‘하나된 열정’전을 지난 21일 토포하우스에서 열었다.

7년 전 평창동계올림픽이 확정되자 그때부터 동계스포츠를 소재로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어렸을 적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국내 스포츠법 1호박사이자, 대한 체육회 자문위원이기도 한 그는 평창올림픽 성공기원을 위한 그림을 그린다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미친 듯이 그렸다고 한다.

▲ 평창의 봄 72.7 x 60.6cm acrylic on canvas

그는 처음에 김연아선수를 그리다가 차츰차츰 아이스하키, 스키점프등 다양한 동계올림픽종목으로 넓혀오다가, 5년 전부터 스켈레톤에 매료되어 이에 관련된 그림만을 그려온 것이다. 스켈레톤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엎드린 자세로 썰매를 타고 경사진 얼음 트랙을 활주하는 경기다.

▲ 소설가겸 법률행정학 교수인 정승재작가 Ⓒ정영신

그의 작품 중 ‘현재의 나(윤성빈)’는 썰매에 엎드려 우주공간을 넘어가는 우리의 가능성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윤성빈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스켈레톤으로 금메달을 획득하고 자신의 분신인 아이언맨 헬맷을 든채, 비 인기종목인 스켈레톤을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이 종목을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었다.

▲ 현재의 나(윤성빈) 72.7 x 60.6cm acrylic on canvas

그의 ‘빅뱅은 스켈레톤을 타고’ 연작을 보면 자기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야기하듯 풀어내, 표현주의적이면서도 색감이 살아있어 마음속 풍경이 그림과 소통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천지창조 이전에 우주도 없고, 지구도 없고, 만물을 덮는 하늘이 없다는 듯이 우주를 펑퍼짐하게 그려놓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질주본능이나 빅뱅은 결국 무(無)의 세계라는 것을 그림을 통해 말하고 있다. 또한 끝없이 속도 경쟁을 하는 우리 삶에 대해, 잠시 멈추어 우리인생을 뒤돌아보고, 우리이웃과 함께 하는 삶을 지향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투영되었다.

▲ 토성에서의 숏트트랙 60.6 x 50cm acrylic on canvas

그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스켈레톤을 보면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질주본능은 언제부터 시작 되었는가? 왜 우리는 앞으로 전진만 하는 것일까? 인류가 끝없이 전진하면서 갈망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그 질주의 결말은 무엇일까? 우주의 시작 빅뱅시점부터 모든 생명체는 스켈레톤을 타고 출발했다는 것을 ....” 그는 색감으로 우리에게 사유하도록 권유한다.

▲ 우주컬링 91 x72.7cm acrylic on canvas

우주를 거꾸로 돌린다면 차츰 차츰 축소되어 마침내 아주 작은 덩어리가 될 것이다. 그 덩어리는 다시 작아지고 작아져서 하나의 점이 되고 언젠가는 우주, 즉 그 점이 처음 탄생하는 순간으로 돌아간다. 우리인생도 마찬가지다.

그의 그림은 우주에서 컬링을 하고, 토성에서 숏트트랙을 한다. 장미 꽃봉오리에서 우주비행사처럼 스켈레톤을 탄 사내가 튀어나올 듯 강렬하다.

▲ 토포하우스 갤러리 전시풍경 Ⓒ정영신

그는 “요즘 사람들이 발전과 전진만을 추구하며, 끝없이 속도 경쟁을 하는 우리인간에 대한 경종으로 봐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간내면의 아름다움과 질주의 본능을 원초적인 강렬한 색상으로 표현한 그의 그림은 말없는 시(詩)다.

정승재의 질주하는 ‘하나된 열정’전은 토포하우스 기획전으로 오는 27일까지 열린다

전시문의 (토포하우스 02-734-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