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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문화재] 지자체 프로그램 강사 처우... 봇다리장수 취급에, 예산쥔 공무원 갑질까지
2018년 04월 13일 (금) 21:52:46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 sctoday@naver.com
   
▲박희진 객원기자 /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필자는 우리의 문화유산 가운데 무형문화재 공예기술 분야의 다양한 재료와 전통기술을 교육적 측면에서 연구해 오고 있다.

전통공예의 재료와 기술은 다양하게 활용이 되고 있는데, 이 중 손을 많이 사용하는 공예 작업의 신체적 특성을 일부 활용하여 예술치료 분야와 접목해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한다. 개발된 프로그램은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아동들의 예술체험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 및 기획을 주로 하지만 교육의 취지가 정확히 전달되고 프로그램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초빙강사로도 직접 발로 뛰며 활동하고 있는데, 올 초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독거노인 방문 사업의 방문보건 간호사로부터 독거노인 체험프로그램을 일부 진행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지자체 소속 보건소와의 프로그램 협의 과정에서 필자는 매우 불쾌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예산을 집행하는 보건소 측 공무원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는데 통화 중 재료비 집행에 대하여 납득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았다. 진행하게 될 프로그램에 대하여 어떤 교육인지 어떻게 진행되는 프로그램인지 전혀 듣지 않고 1인당 재료비에 대하여 예산을 강사료와 함께 집행할테니 예산액 이상의 영수증을 제출하라는 제안이었다.

예산집행 기관의 결제자가 프로그램에 대해 기본이라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독거노인 가운데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계시기 때문에 교육대상을 감안한 교육내용과 재료 선택 등에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의 담당자가 프로그램을 바로 인지하여야 재료가 어떻게 쓰이고 어떤 재료들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도 설명을 이어갈 수 있는데 해당 공무원은 이런 점은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이러한 필자의 생생한 경험담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와 행사,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들과 이러한 지자체 사업들을 추진하는 실무자들 사이에 큰 공감거리가 되어 현장에서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몇몇 지역 박물관이나 미술관, 지자체 실무자들과 인터뷰를 한 결과, 박물관 미술관들은 해마다 10개에서 20개까지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미 인건비(강사료)와 재료비 등의 구분이 명확하고 집행의 방법도 프로그램 기획자 또는 전문강사가 요구하는 재료를 온라인 법인카드 결제방식으로 투명하게 집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자체 축제나 행사에서는 아직도 예산집행에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강사료나 인건비는 세목으로 따로 구분이 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재료비는 예산항목에 따로 잡혀있지 않는 경우들도 있다는 답변이다. 한가지 사업으로만 묶여 있는 경우도 있어서 재료비에 대한 집행 방법이 명확하지 않아 이전 사례들을 찾아 동일한 집행 방법으로 처리한다고들 했다.

게다가 올 4월1일부터 행사나 축제에 참여한 강사들의 강연료나 자문료, 원고료 등은 6.6% 를 원천징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전임강사나 연구원 수준의 한 분야에 10년 가까이 활동해온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사나 축제 등에서 강사료로 10만원에서 30만원 까지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10만원 씩 10번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100만원의 강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이 중 4만4000원은 기타소득세로 원천징수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실무자들은 목소리 높여 이야기 한다. 전문가에게 프로그램을 진행해달라 섭외를 하려고 해도 관내 강사가 아니면 교통비도 식대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에 매년 똑같은 행사를 하지 않고 다양하게 하고 싶어도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특히, 지역특산물을 체험프로그램의 재료로 활용하는 경우 프로그램 진행 강사인 전문가가 직접 재료를 채취하거나 1차 가공을 해서 프로그램 참여자들이 체험해볼 수 있게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것의 가격 측정 기준이나 집행해야 할 업체를 구하지 못해서 프로그램화하지 못할 때도 있다고 토로 했다.

이제 강사들이 한탄했다. 실무자들과 마찬가지로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강사료 예산이 부족하다고 하여 진행시간을 50분으로 하고 실 수업시간은 2시간 가까이 진행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재료비에 대한 집행은 더욱 기가 막힌다.

강사료와 재료비가 일괄되어 강사가 직접 구매해야 하는 경우에 예산을 초과해야 할 때는 강사료나 강사의 사비에서 충당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법인카드로 예산집행 기관에서 직접 집행하는 경우는 본인들이 한번에 결제할 수 있도록 관내 한 곳의 업체에서만 구매를 해야만 한다고 규정한다고 했다. 교통비도 식대도 없이 종일 한 프로그램을 하기 위해 공을 들여야 하는 강사들의 고충이 컸다.

무엇보다 강사들이 가장 어려운 것은 행사나 축제, 교육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는 실무자 또는 지자체 해당 공무원의 무례함이다. 강사의 전문성이 아니라 예산만 맞으면 된다는 태도, 예산에 맞춘 프로그램 기획서 또는 개요서부터 요구를 하고 강사의 전문성을 심사한다는 이유로 강사의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그것도 꼭 내일까지 달라는 당일치기 요청이다. 그리고는 사업성과 맡지 않아 섭외가 불가능 하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기도 한단다.

필자 또한 이번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공무원의 폭언에 놀라웠지만 사업을 추진하는 조직 내 행정처리에도 어려움이 큰 듯 보였다. ‘행정편의’, ‘소극행정’, ‘갑질횡포’ 행정기관이 수행하는 행정행위에서 왜 이런 끊이지 않는 불편함이 있을까. 시민의 입장을 대변하고 맡은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공무원과 공무직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갑질이란 갑을 관계에서 ‘갑’에 행동을 뜻하는 말로 ‘질’을 붙여 권력의 우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한 행위를 통칭한다. 한국사회에서 자주 들려오는 갑질논란 가운데 공무원의 갑질은 국민들에게 고스란이 돌아오는 피해기 때문에 심각하다. 교육 강사들에게 쏟아지는 갑질은 결국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트리고 일회성 프로그램으로 전락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축제와 행사, 프로그램의 교육강사 하나 갑질했다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적폐 청산’의 화두가 되는 현시점에서 이 모든 것들이 공무원 자신들의 잣대로만 세상을 보고 그 기준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됨을 알아야 할 것이다. 예산을 손에 쥐고, 불필요한 서류를 요구하고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하나라도 줄이기 위해 갑을관계에서 권력을 휘두르는 그런 상하관계가 아닌 자신이 맡은 바 평등한 동반자로서 국민의 삶을 지원해줄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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