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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분단의 상처가 내면을 뚫고 나온 칡뫼김구의 ‘아프다!?’전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오는 19일까지 이어져
2018년 06월 12일 (화) 01:44:33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유년시절 하늘에서 떨어진 삐라를 들고 학교선생님께 보여줘 연필 한 자루를 받아온 그는, 그 연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임진강이 보이는 곳에 태어나 어렸을 적부터 남북으로 보내는 확성기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다는 작가는 지금, 그때 들었던 소리를 붓으로 그릴 수밖에 없어 아프다고 한다. 그래서 전시제목도 ‘아프다!?’ 이다.

   
▲ ‘아프다!?’전 의 칡뫼김구작가 Ⓒ정영신

지난 6일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휴전선의 아픔을 한땀한땀 바느질하듯 상처를 봉합하는 ‘아프다!?’전이 열렸다. 그저 아픔을 공감해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작가는 새살이 돋을 때까지 분단에 대한 그림을 그리겠다고 한다. 모든 역사는 밝은 그림자와 어두운 그림자의 이중성에서 비롯된다.

분단에 대한 상처가 70년인데 우리스스로 아픔을 감추기 때문에 상처가 곪아가는 것을 모른다. 그의 그림을 보면 전쟁이후 태어나는 아이들이 원죄처럼 분단을 안고 살아가는 ‘분단둥이’가 있는가하면, 분단으로 인해 우리 삶은 늘 단절과 경계가 독버섯처럼 존재하는 현상을 ‘철조망이 자라는 동네’로 형상화했다.

그리고 어떤 현상 속에서 고민하지 않고, 쉽게 둘로 갈라지는 전쟁의 상처를 원형처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좀비처럼 그린 ‘갈림길’을 보여주고 있다.

   
▲ '갈림길' 138.5 x 70cm 화선지에 수묵채색 (이미지제공:칡뫼김구작가)

작가는 분단의 아픔을 지뢰나 녹슨 철모, 폭탄, DMZ를 형상화 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자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산등성이, 탯줄, 벼락, 구더기, 가위, 바코드등을 이용하기도 하고, 철조망이 하늘에서 춤추는 ‘떠다니는 선’을 그려 우리스스로 치유해야할 상처를 드러낸 것이다.

   
▲ '떠다니는 선' 138.5 x 70cm. 화선지에 수묵채색 (이미지제공 : 칡뫼김구작가)

그가 사유하는 분단은 인간과 인간사이의 단절도 내면에는 날카롭게 대립하는 휴전선이라고 한다. 한번 편이 갈라지면 자기가 이겨야 산다는 전쟁의 논리가 사회곳곳에 침투되어 있는데, 국내정치의 양극화와 계층간의 갈등이 내재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애써 무시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작가는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 '자화상' 122 x 80cm 화선지에 수묵담채색 (사진제공:칡뫼김구작가)

분단이 가져온 부산물이 많은데도 우리는 너무 모르고 살아간다는 작가는 문화예술을 통해 분단의 아픔을 다 같이 공유해야 우리생활이 고착화되지 않는다고 그림으로 말하고 있다. 예술가는 이미지로 세상의 상처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미지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철조망이 자라는 마을' 194 x 134cm 화선지에 수묵담채색 (이미지제공:칡뫼김구작가)

그가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의 작품 ‘세계의 기원’을 패러디한 ‘세계의 상처’란 그림은 몹시도 불편하다.  분단원죄를 타고 태어난 사생아, 분단의 이미지로 형상화한 바코드는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세계의 상처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상처는 스스로 치유해야할 ‘우리들의 아픔이다’ 고 말하고 있다. 특히 작가는 자신도 모르는 공허한 그림, 우연히 만들어진 이미지에 목매는 작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 '분단둥이의 탄생' 106 x 66cm 화선지에 수묵채색 (이미지제공:칡뫼김구작가)

작가는 이번전시를 통해 좀 더 깊고, 넓어진 확장된 시선을 획득해 분단의 아픔을 큰 고민으로 그려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칡뫼김구의 ‘아프다!?’전은 인사동 나무화랑에서 오는 19일까지 열린다. 

전시문의 :나무화랑 (02-722-77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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