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 '모던 국악 기행-제주, 서도의 흥'
국립국악관현악단 '모던 국악 기행-제주, 서도의 흥'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6.1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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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민요와 퉁소 연주, 서도소리와 창작 실내악 작품 연주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지난해 6월 처음 선보인‘모던 국악 기행’의 마지막 무대를 오는 2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연다.

'모던 국악 기행'은 우리나라 지역별 음악여행으로 지역 음악 특색에 따라 권역별로 나누고 지금까지 경기권, 남도권, 강원·영남권의 대표적인 전통음악과 각 지역 음악의 특성을 토대로 창작한 현대음악을 함께했다. 

이번 ‘모던 국악 기행’은‘제주․서도의 흥’을 주제로 1부에서는 제주․서도 소리의 명맥을 이어온 명창과 퉁소 연주, 2부에서는 지역 전통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실내악곡 두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 국립국악관현악단 '모던 국악 기행' (사진제공=국립극장)

1부에서는 제주·서도 소리 명창과 퉁소 연주로 전통음악의 원형을 보여준다. 제주 해녀들이 부르던‘서우젯소리’·민요‘오돌또기’, 제주도 지역의 대표적 명승지인 영주십경(제주도에서 예로부터 자연 경관이 뛰어난 열곳의 경승지)을 노래한 민요 ‘영주십경가’ 등을 고성옥 명창의 소리로 들어볼 수 있다. 

또 ‘애원성’, ‘아스랑가’, ‘라질가’ 등 함경도 민요가 최여영의 퉁소 연주로 선보인다. 퉁소는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향악은 물론 종묘제례악 등 당악에도 널리 쓰인 악기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저항적이고 선동적이라는 이유로 환영받지 못했고, 오로지 함경도지역‘북청사자놀음’ 연주로 전승되어오고 있어 국내에서는 쉽게 들을 수 없는 퉁소 연주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이와 함께 황해도 벽성군 출신으로 해주와 평양에서 서도소리를 배워온 박기종 명인(이북5도 무형문화재 제2호 보유자)의 서도소리를 들을 수 있다. 서도소리는 평안도 및 황해도 지방에서 전승된 민요나 잡가 등을 일컫는 것으로 오래전부터 대륙과 인접한 거친 풍토에서 북방 이민족과 함께 굳세게 살아온 서도지방민들의 생활감정을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제주·서도지역 전통음악의 특징을 기반으로 새롭게 창작된 실내악 작품 두 곡이 연주된다. 백대웅 작곡의 퉁소협주곡 <만파식적의 노래>가 현대적인 실내악 버전으로 편곡되어 첫 선을 보이고, 곡은 이번 공연을 위해 위촉된 강은구 작곡의 <제주할망>이 초연된다. 

<제주할망>은 제주지방에 전승되어온 ‘봉지가’, ‘망건짜는 소리’, ‘사대소리’ 등의 민요를 소재로 한 곡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제주사람들의 모습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모던 국악 기행-제주․서도의 흥’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의 자연음향 환경에서 공연돼 국악기 고유의 매력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연명에 걸맞게 마치 여행을 하는 듯 지역의 풍경을 담은 멋진 영상이 연주와 함께 어우러지고 음악여행의 길라잡이로 국립국악관현악단 문형희, 안수련 악장이 전통음악이 낯선 관객들을 친절히 이끈다.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