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혜의 도시조명 이야기]지속가능한 도시의 야간경관
[백지혜의 도시조명 이야기]지속가능한 도시의 야간경관
  • 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 디자인스튜디오라인 대표
  • 승인 2018.06.1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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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 디자인스튜디오라인 대표

야경이 아름다운 도시를 꼽으라하면 가장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도시는 홍콩이다.

개인적으로 홍콩은 주로 상업시설 사례조사를 위해 출장가게 되는 도시인데 갈 때마다 침사추이 해변가를 걸으며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즐기는 일을 빼놓지 않는다.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볼거리이고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보았을 터인데 갈 때마다 엄청난 인파가 모여서 사진을 찍어대며 환호성을 외친다.

시각(빛의 움직임)과 청각(음악소리)의 아름다운 자극이 번번이 관람자들의 마음을 빼앗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빛이 주는 즐거움의 힘을 느끼곤 한다.

우리나라에서 좀 멀지만 호주,시드니에 가면 다른 질의 야경을 볼 수 있다. 시드니의 비비드 조명 페스티벌은 세계 각국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조명과 음악 그리고 미래를 향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자리로 3D 프로젝션 맵핑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술에 의한 화려한 조명쇼를 만날 수 있다.

주 배경이 되는 달링하버의 오페라하우스는 단연코 주인공이다. 어떤 식으로, 어떤 색의 조명을 입혀도 그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매년 축제 기간에만 조명 옷을 입던 오페라하우스가 2017년부터는 매일 정해진 시각에 조명의 옷을 입고 달링하버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볼거리가 되고 더욱 강력한 호주의 상징, 시드니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야간경관으로 도시의 브랜딩 그리고 관광에 의한 경제가치를 창출한 두 도시의 야간경관의 형성과 과정 그리고 미래를 생각 해보는 일은 매우 흥미롭다.

홍콩의 심포니 오브 라인트는 더운 여름밤, 시원한 해변에 사람을 모으고 매우 단순한 기술로 즉흥적인 재미를 준다. 내용도 단순하고 매일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쉽게 즐길 수 있다. 20분간의 조명쇼가 끝나면 주변 음식점 창을 통해 주변 야경을 즐기거나, 페리를 타고 홍콩섬으로 건너가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통해 접한 건물들의 야경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불행히도 홍콩의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최근 전통광원에 의한 조명쇼의 한계에 도달했다.   조명시설의 노후로 유지보수의 비용이 만만치 않고 무엇보다 과다한 에너지소모와 전통광원이 갖는 탄소 배출량등 환경적 이슈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를 LED로 교체하려고 하지만 어마어마한 투자비를 부담하기 보다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이탈하고자 하는 건축물이 생기고 있어 고민이 많다.

홍콩의 야경경관 중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건축물은 HSBC로 그 어디에서도 보기 어려운 pure red color light 이 cool white light과 함께 건축물의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HSBC와 이웃한 콜로니얼 양식의 헤리티지 건물이 - 예전에 법원으로 쓰였었다고 한다-  warm white light으로 비추어져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어 심포니 오브 라이트에서 본 홍콩의 야경과는 다른 품격을 볼 수 있다.

겨울이 시작되는 5,6월 추운 날씨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시작된 VIVID SYDNEY 조명+음악+아이디어 페스티벌은 창의적인 컨텐츠에 감동을 넘어 놀라움을 느낀다. 매년 조명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그 성장이 궁금하고 다음 해의 새로움을 기대하게 된다.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있고 한번 본 것을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 아쉽고, 이해하기 어려운 연출이나 시민 혹은 일반 대중이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아트’를 강제로 감상해야하는 위험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창의적이고 최신의 기술이 접목된 조명 예술을 볼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페스티벌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차원에서최근 접한 시드니의 소식은 우려스럽다. 새음주법 ‘Lockout Laws' 이후 도심의 유명 음식점들이 문을 닫았을 만큼 야간경제가 크게 위축되었다는 것이다. 축제와 지역경제는 매우 밀접하다. 예산이나 인력등 만만치 않은 투자가 일어나야하는 축제의 특성 상 재원 확보가 문제가 되면 지속하기가 어렵고 그 질을 유지하기도 어렵다. 빛축제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증대된 소득이 축제에 재투자가 되는 식, 관이 주도하였으나 민이 이끌어 가는 식의 지속 가능한 구조 가장 바람직한 형태임을 알기에 더더욱 그렇다.

두 도시의 야간경관을 두고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하고, 올바른 방향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 하지만 도시의 어떠한 야간경관도 그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면 세금낭비가 될수 있다. 지속을 위한 재원 확보의 방안이 자발작이던, 여러 인센티브를 통한 강제적 투자이던 계획의 초기부터 논의 되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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