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 신임 임재원 국립국악원장님에게 바랍니다
[김승국의 국악담론] 신임 임재원 국립국악원장님에게 바랍니다
  •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 승인 2018.06.29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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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임재원 국립국원장님! 국악진흥의 본산인 국립국악원의 신임 원장으로 취임하심을 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3월 29일부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셨으니 벌써 3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원장님께서는 현재 서울대 국악과 교수로 재직하시고 계실 뿐만 아니라 대금 연주자로 국립국악원 연주단원을 거쳐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상임지휘자,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 등을 지내셨으니 국악계의 지도자로서 손색이 없으신 훌륭한 분입니다.

허지만 원장님께서 국립국악원장으로 임명되었을 때 국악계의 반응은 긍정 반, 부정 반이었습니다. 임 원장님이 평소 온화한 성격인데다가 오랫동안 국악관현악 지휘자로 활동하면서 소통과 협업 마인드가 몸에 밴 분이기 때문에 국립국악원을 잡음 없이 잘 이끌어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가하면, 국립국악원이 국민의 국악원으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학연을 뛰어 넘는 개혁적인 인사가 부임해야 하는데 임 원장님이 국립국악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소위 성골(聖骨) 출신이라 그동안의 관행과 적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반응도 있었습니다. 임 원장님과는 개인적으로 불편함이 없는 사이이지만 저는 임 원장님의 솔직히 후자 쪽의 반응을 갖고 있었습니다.

성골(聖骨) 출신이 무엇이냐고요? 국립국악고등학교를 졸업하여 서울대국악과를 나오면 성골(聖骨)이요, 타 대학을 나오면 진골(眞骨)이라 합니다. 국립국악원에서 행세를 하려면 적어도 진골, 성골은 되어야 하고, 국악원장이 되려면 성골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계실 것입니다. 국립국악원이 학연 집단처럼 비춰지는 것은 경계해야할 일입니다.

저는 전통예술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서울시 노원구가 운영하고 있는 노원문예회관 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여러해 전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근무하다가 국가기관과 지역 문화재단의 CEO로 근무하다 작년 초에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다시 돌아오는 행운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제가 노원을 떠나기 전에 국악의 진흥을 위하여 7개년 간 ‘서울젊은국악축제’를 주관했었는데 불행하게도 제가 떠난 후에 중단이 되었더군요. 그래서 지난 해 다시 부임하여 우리 스텝들과 주위 분들을 간신히 설득하여 축제를 부활시켜 올해 다시 ‘제8회 서울젊은국악축제’를 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유쾌한 마음으로, 또한 격려를 부탁드리는 마음으로 국립국악원에 후원기관 명칭승인을 요청 드렸습니다.

아시다시피 국악이라는 장르가 활성화 되어있는 종목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악진흥을 해보겠다고 몸부림에 가까운 축제를 펼치는 것이기에, 국악진흥의 본산인 국립국악원이 재정적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당연히 후원기관 명칭쯤은 흔쾌히 승인을 해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 가장 믿었던 국립국악원이 후원기관 명칭 승인 거부를 통보해왔습니다.

당혹감이 들어 그 이유를 국악원 담당자에게 문의하니 후원기관명칭 승인을 요청하는 단체들이 너무 많고, 심지어 영리에 이용하려는 단체들도 적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규정을 만들어 제한하고 있는데, 우리 축제가 규정상 승인 제한 범주 안에 들어 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국립국악원의 문턱이 참으로 높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우리 ‘서울젊은국악축제’는 2008년도부터 지금까지 신진 국악인의 배출과 젊은 국악 인재의 발굴을 통해 전통 국악의 미래를 열어왔다는 점에서 젊은 국악인들의 주요 거점무대의 하나가 되어온 축제입니다.

또한 국립극장의 ‘여우락 페스티벌’, 북촌창우극장의 ‘북촌우리음악축제’, 국악방송의 ‘21세기 한국음악프로젝트’ 등 국내 국악축제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된 무대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동안 다양한 실험으로 주목을 받아온 미래 우리 국악을 이끌어 갈 차세대 젊은 국악 예술가들의 신명의 축제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축제입니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서울젊은국악축제’를 주관해왔는데 국립국악원의 반응에 너무나도 실망감이 들고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더군다나 서울문화재단이 일부 재정지원을 하고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과 국악방송도 기꺼이 후원기관 명칭을 승인해주었는데 국립국악원이 거부했다는 것에 대하여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원장님께서 후원기관 명칭 승인을 수락해주신 점에 대하여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축사는 안 되더라도 덕담 멘트라도 보내달라고 추가로 부탁했는데 규정 상 이유로 또 거부되었습니다.

얼마 전 원장님께서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의 삶 속에 국악이 머무를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국악계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모두가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겠다. 또한 전통예술을 동시대 예술로 승화시키는 중심축이 되는 국립국악원을 만들겠으며, 국립국악원의 문턱은 더 낮추고 품격을 높이도록 주력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히셨습니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저 또한 원장님 말씀에 깊이 공감하며 문턱은 낮아지고,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의 삶 속에 국악이 머물게 하는 그 중심축이 되는 국립국악원이 되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원장님의 초심이 변치 않기를 바라며 늘 건강하시고, 더욱 건승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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