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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헨젤과 그레텔>, 쉬운 곡과 드라마가 '미래의 오페라 관객' 이끈다
파격과 '감동 코드' 어우러지며 해피엔딩, 시도만으로도 가치 있다
2018년 10월 12일 (금) 14:31:48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어린 시절에 가질 만한 환상과 기발함, 어린이만이 가질 두려움이 잘 나타난 작품이다. 사춘기가 오기 전에 오페라를 접해야 순수하게 오페라를 좋아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을 초대한다".

윤호근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 공연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전한 말이다. <헨젤과 그레텔>은 윤 감독이 처음으로 선정한 오페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 가족의 화해를 보여주는 <헨젤과 그레텔>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훔퍼딩크의 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은 28세의 젊은 지휘자 피네건 다우니 디어와 20년 콤비인 크리스티안 파데 연출가-알렉산더 리틀 무대 디자인, 그리고 국립오페라단의 가수들을 통해 환상적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헨젤과 그레텔>은 다른 오페라에 비해 곡이 쉽다. 곡이 쉽다는 것은 무대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대체로 오페라를 보는 이들이 어려운 곡을 따라가지 못해 지루함을 느끼는 경우가 있고 게다가 자막을 봐야하기에 극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헨젤과 그레텔>은 일단 곡조가 쉽기 때문에 무대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자막에 대한 부담감도 한껏 덜하다. 훔퍼딩크의 곡도 장점이 있지만 그 곡을 해석한 지휘자의 역량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 과자집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여기에 극 내용도 어렵지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가 원작이라는 점도 있지만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여주는 내용과 마법의 숲을 표현하는 환상적인 무대가 지루함을 날린다.

특히 2막에 등장하는 '마녀'는 남자 가수가 연기를 하는데 중간에 마녀 역을 맡은 가수가 긴 머리 가발을 벗고 썬글라스를 쓰고 싸이의 말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그 파격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말춤의 어울림이 더 큰 재미를 준다.

이 작품은 또 '감동 코드'도 숨겨져 있다. 특히 가족이 화합하는 상상을 보여주는 2막의 마지막과 마녀의 계략으로 과자가 됐던 아이들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은 드라마의 감동을 고스란히 살린다. 이 작품의 드라마가 살아있는 이유는 헨젤과 그레텔을 '어린이'의 삶으로 돌려보내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헨젤과 그레텔은 맘껏 놀고 싶은 것이 꿈이지만 현실은 가족이 먹고 살기 위해 빗자루를 쉬지 않고 만들어야한다.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엄마는 혼을 낸다. 먹을 것이 떨어지자 엄마는 헨젤과 그레텔에게 숲 속에서 산딸기를 따오라고 하고 남매는 위험을 무릅쓰고 숲으로 간다.

뒤늦게 무서운 숲에 갔다는 것을 알게 된 부모는 남매를 찾으러 가고 남매는 그 숲 속에서 환상의 세계를 맛본다. 어린이로 사는 것이 어려운 현실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점에서 <헨젤과 그레텔>은 어떻게 보면 슬픈 내용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해피엔딩이다. 이걸 알고 봐야 <헨젤과 그레텔>을 더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평안함 속에는 등장인물들의 기도가 나온다. 마지막에 이 작품은 "너무나 절박한 순간이 오면 주님은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지"라고 말한다. 기도를 통한 평안은 작곡가의 세상관을 엿볼 수 있게 한다. 

   
▲ 마녀가 선보이는 싸이의 춤 (사진제공=국립오페라단)

앞에서 언급했듯이 <헨젤과 그레텔>은 '미래의 오페라 매니아'를 위한 공연이다. 그래서 학생요금을 1만원으로 통일시켰다. 국립오페라단도 학생 관객이 이 작품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는 뜻을 계속 밝히고 있다. 결과는 아직 확실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일단 미래의 오페라 관객을 만들겠다는 뜻을 실천에 옮겼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헨젤과 그레텔> 공연은 가치가 있다.

꼭 학생 뿐만이 아니다. 오페라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오페라를 다시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어른과 학생이 함께 보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전막 오페라 <마농>으로 2018 첫 인사를 오페라 팬들에게 했고 <유쾌한 미망인>과 <코지 판 투테>로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 국립오페라단이 미래의 오페라 관객을 만들기 위한 <헨젤과 그레텔>로 또다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의 2019년은 어떤 공연으로 이루어질까? 그들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번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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