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이 된 호텔객실, 제2회 ‘사진의 섬 송도, 미래를 만나다’
전시장이 된 호텔객실, 제2회 ‘사진의 섬 송도, 미래를 만나다’
  • 정영신
  • 승인 2018.10.1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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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사흘간 포항송도 코모도호텔에서 대규모 사진 아트페어 열어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포항, 옛 신라시대에 태양과 달을 상징하고, 철과 직물의 유래였던 연오랑과 세오녀의 전설을 품고 있는 포항에서 작년에 이어 제2회 ‘사진의 섬 송도, 미래를 만나다’가 지난 5일부터 사흘간 포항송도 코모도호텔에서 대규모 사진 아트페어가 열렸다.

▲ 제2회'사진의 섬 송도, 미래를 만나다'에 참여한 작가와 내빈들 (사진제공: 공관웅)

포항예술문화연구소에서 주관하고 주최하는 ‘송도, 미래를 만나다’는 서울을 비롯해 경주, 포항, 대구, 부산등 전국의 사진가들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40여개의 방에 참여 작가들이 객실 내부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전시와 판매가 동시에 이뤄졌다. 개막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태풍 콩레이가 제주도를 거쳐 포항 쪽으로 이동해 비바람이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 ‘포항예술문화연구소’소장인 안성용사진가 Ⓒ정영신

이번 사진아트페어를 총괄 기획한 포항예술문화연구소장 안성용사진가는 제2회 ‘사진의 섬 송도-미래를 만나다’ 전시에서 포항 송도의 이력이 품고 있는 산업화에 대한 명(明)과 암(暗)을 재현해 보고, 포항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면서 우리가 사진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 같이 생각해보는 소중한 경험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송도의 옛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보여줘 지금은 사라진 풍경들을 접하면서 추억하는 시간이 되도록 특별코너를 준비했다.

▲ 양재문 사진가 Ⓒ정영신

둘째 날 오후에는 양재문사진가의 특별강연이 있었다. 양재문작가는 춤 영상을 보여주면서 “사진은 나와의 인연이다. 알면 보이고, 모르면 보이지 않는다.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대상이 내 사진 속으로 들어왔다. 나는 사진에 접근하는 마음을 잡는다”고 말했다. 우연히 서점에서 만나게 된 미국의 사진작가 ‘아널드 뉴먼(Arnold Abner Newman)’의 인물사진을 보면서 눈으로 찍고, 마음에 걸어두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 아트스트 토크를 진행한 차재윤교수 Ⓒ정영신

이어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차재훈교수가 사진가들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가며, 사진이 대중과 소통하는 길을 모색하면서 사진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와 좀더 적극적으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요즘 사진을 보면 대상에 대한 관찰은 없고, 이미지채집을 많이 하는 것 같다. 호텔은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전시 보는 사람을 배려해야 한다. 또한 전시디스플레이가 다양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감동을 주는 적극적인 소통으로 작품이 판매되길 바란다” 며 아티스트 토크를 마쳤다.

▲ 박진호 사진가 Ⓒ정영신

여기에 이번 사진아트페어에 참여한 43명의 사진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서울에서 활동하는 조문호작가, 한국여성의 전통춤사위의 미를 섬세하게 표현한 양재문작가, 달을 움직이는 작품세계를 표현하는 박진호작가, 아프리카 케냐에서 20여년간 거주하면서 아프리카의 광활한 대지가 품고 있는 신비한 작품을 선보인 김병태작가, 일본 오사카에서 활발하게 시대를 조명하는 한병하 작가, 지리산골짜기의 우편집배원을 촬영해 ‘집배원과 산골 사람들’이라는 좋은 전시를 보여준 조성기작가, 본 기자가 30여 년간 기록한 한국의 장터사진도 선보였다. 그 외 포항과 대구, 울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작가들과 신인 작가들이 참여해 자신만의 사진세계를 펼쳐보였다.

▲ 권기철 사진가 Ⓒ정영신

수중사진을 선보인 이묘순작가는 물속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3년 전부터 사진을 찍게 되었다고 한다. 땅위에서 살아가는 우리인간에게 물속은 신비한 비밀을 간직한곳이자 미지의 영역이다. 바다의 보물 산호초와 그 물속에 살고 있는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물고기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나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세상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심 5m이하로 내려가면 물속에서 빛의 변화로 인해 점점 훼손되어 가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했다.

▲ 이묘순작가의 작품 Ⓒ정영신

오사카와 대구를 오가며 사진작업을 하는 한병하작가는 전업사진가다. 눈에 보이는 일상을 찍지만 마음에 와 닿아야 셔터를 누른다.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암실작업도 그 느낌을 따라 직접 한다고 했다. 주위에서 사라져가는 것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그의 방에 걸린 사진은 필름으로 찍어서 암실작업으로 인화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자기가 본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해 사진에 멋을 부리지 않는다.

▲ 한병하 사진가 Ⓒ정영신

돌 작업을 하는 이정철작가는 시간의 상처를 사진으로 형상화했다. 그는 “사물의 속살을 사진의 눈으로 지각하고, 머리와 마음으로 의식한다며 이 모든 것들이 본능적 행동이라고 한다. 사진의 언어로 사물에게 안부를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직 사진에 길을 묻고 사진으로 답을 찾을 뿐이라는 그는 자신의 사진 앞에서 침묵으로 말을 걸어보라는 주문을 했다.

▲ 이정철 사진가 Ⓒ정영신

충주에서 사는 지용철작가는 목련꽃 사진을 들고 나왔다. 그는 꽃이 예뻐서 찍은 것이 아니라 자기모습을 닮아 카메라로 응시하는데 목련꽃에서 엄마가 보였다고 했다. 그는 “내 사진은 내 상처다. 내 상처를 펼쳐놓고 내 스스로 내 상처를 팔고 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결국 꽃을 담은 게 아니라 자기상처를, 자기모습을 카메라 안으로 들여온 것이다. 이제 꽃과 대화까지 한다며 2019년 봄에 서울에서 전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 지용철사진가 Ⓒ정영신

손진국작가는 빈 액자 아래 송도라는 텍스트를 붙여놓았다. 텍스트를 들여다보자. “사진은 찍히는 순간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다. 과거의 명성에 걸 맞는 송도로 개발한다는 여러 계획들이 떠돌고 있지만 아직 그 결과는 극히 미진한 상태다. 여기 빈 액자 속에 여러분이 생각하고, 상상하는 그런 송도를 채워 보시라”고 주문한다. 과거의 그리움을 불러내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전해지는 송도의 사진을 선보였다.

▲ 송도의 추억을 상상으로 채우라는 손진국사진가의 빈액자 Ⓒ정영신

대구의 달성공원은 삼한시대의 부족국가였던 달구벌의 성지토성이었다. 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원을 3년동안 촬영해 이번아트페어에 들고 나온 박종효작가는 흑백필름으로 작업하고 작가가 직접 암실작업까지 한다. 노인들의 휴식처를 남기고 싶어 꾸준히 달성공원을 찾아가 아이들, 동물, 어르신들을 촬영했다는 것이다. 그가 지난 1월에 서울에서 전시한 ‘소소한 풀잎 이야기’는 어두운 톤이 살아나 흑백이지만 생동감이 살아있었다. 마치 풀잎이 소곤소곤 일어서려는 찰나를 형상화했다.

▲ 박정효사진가 Ⓒ정영신

 

포항 사진아트페어가 장기적인 지역 사진축제로 자리를 잡으려면 지역사진가들의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국적인 아트페어로 자리매김 하려면 좋은 작가를 많이 유치해야 한다. 포항시와 문화지원 단체에서 일정부분 사업비를 보조해준다면 계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수 있을 것이다. 특히 문화 사업을 주관하는 기업체에서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전업작가를 지정해 작품을 구매하는 형식도 지향해 나갔으면 한다.

▲ 김병태사진가의 작품전시 풍경 Ⓒ정영신

특히 지원 단체나 기업체에서 작품을 구입 소장하여 공익사업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일이다. 이는 지역민들의 사진 소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으로,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지역작가들은 지인들에 의해 팔린 작품도 있었지만, 아트페어는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사기위한 행사다. 액자까지 완성한 작품이 십만원에 판매하는 등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장점을 잘 살려 내년에는 보다 좋은 사진가들의 작품이 호텔객실에서 포항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 문성국 가의 전시풍경 Ⓒ정영신

이번 제2회 포항사진아트페어에 참여한 작가들이다.

권기철, 권순종, 김남효, 김병태, 김수정, 김인술, 김 훈, 김혜련, 나호권, 문성국, 박상화, 박양채, 박영길, 박우철, 박종효, 박진호, 서경애, 서상숙, 손진국, 신병문, 양재문, 오상칠, 유소피아, 이근무, 이다나, 이두순, 이묘순, 이인식, 이정철, 임향숙, 장문식, 정영신, 장정아, 정광수, 조근식, 조문호, 조성기, 지용철, 최흥태, 최희우, 하정은, 한병하, 홍상돈(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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