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의 비평의 창]국악관현악단을 ‘K-오케스트라’로 부르면 어떨까?
[탁계석의 비평의 창]국악관현악단을 ‘K-오케스트라’로 부르면 어떨까?
  • 탁계석 평론가
  • 승인 2018.10.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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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브랜드의 최종 선택은 소비자가 결정하는 것
▲탁계석 평론가

 '피자’나 ‘스파게티’하면 이태리를 떠올린다. ‘와인’하면 프랑스, ‘보드카’ 하면 러시아, ‘실크’ 하면 중국이 아닌가. ‘아리랑’은 바로 한국이지만 ‘김치’는 일본의 ‘기무치’가 더 알려졌다고 한다. 선점한 것이다. 세계의 브랜드가 명사화가 된 것들은 오랜 전통과 명성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國樂(국악)을 해외에 알릴 때 뭐라고 하면 좋을까? 辭典(사전)에는 국악을 ‘Korean classical music’ 혹은 ‘Korean folk music’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면 ‘국악관현악단’은 뭐라고 하면 좋을까? 사실 국악관현악단이란 말이 등장한 것은 60년대 초 서울시립국악관현악단이 만들어지면서 생겼다. 서양오케스트라를 한국말로 여기에 국악을 붙인 것. 국악관현악단은 우리끼리 소통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다. 영어로 표기하면 ‘Gugak Orchestra ’가 된다. 이게 좋으면 이 용어를 쓰면 그만이다.

 K-Pop 브랜드 시대에 ‘K-Orchestra’로 소통은

 그러나 세상에 변화가 오면서 K-Pop이란 용어가 지구촌 공통어가 되었다. 아이들, 어른들 누구라도 K-Pop을 모르지 않는다. 따라서 ‘K-Classic’ 브랜드의 創案者(창안자)인 필자 입장에선 국악관현악단을 ‘K-Orchestra’로 부르고 싶다. 그러니까 K-Orchestra는 ‘창작’ 즉 ‘오늘의 현대음악을 하는 한국 오케스트라’란 뜻이다. 아울러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두 종류가 혼합된 형태도 K- 오케스트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語彙(어휘)나 思潮(사조)는 세월이 지나가면서 서서히 강가에 모래톱이 생기듯 브랜드가 뿌리를 내리는 것이라고 본다. 우선 입에 익어야 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그 말이 통용이 되는 것이다.

 우리 것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아리랑이다. 하나의 독창적 브랜드가 명사화 되는 것에는 숨은 노력과 땀이 깃들어 있다. 이번에 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이‘ K-Orchestra’란 이름으로 외국, 국내작곡가들에게 창작 공모를 한 것은 달라진 세상에 국악이 어디로 가야 하는가?의 방향성 을 보는 것 같다. 전통에서 지킬 것은 굳건하게 지키고, 변해야 할 것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지 않은 전통은 박물관적 관점에 머물러 있어서 젊은 세대는 물론 외국 사람들의 눈길을 끌지 못한다. 국악이 ‘Korean folk music’ 아라면 우리의 노래는 모두 ‘folk Song’인가 하는 궁금증도 생긴다.

 국악이 앞장서는 것은 기쁜 일이다

 모지선 작가가 그린 이번 포스터는 국악의 井間譜(정간보)를 바탕에 깔고 날렵한 선율이 흐르는 동양음악의 즉흥성을 표출한 것이어서 신선하다. 우리 국악관현악단을 ‘Gugak Orchestra’ 쓸 것인가 ‘K-Orchestra’로 부를 것인가의 최종은 사용자인 소비자의 선택에 달렸다. 우리끼리만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와 소통하는 네이밍은 글로벌 입장에서 보는 시각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버리고 바꿔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알는 것은 소비자에 앞서 기획자의 몫이다.

아무튼 아리랑에 버금가는 코리아 브랜드가 늘어날수록 우리 문화영토가 확장될 것이다. 그 넓혀짐이 기업의 마케팅 시장이 되고, 우리 아티스트의 활동 발판이 될 것 같다.  강한 브랜드 지배력을 키우는데 힘을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지금도 서양 것에만 맹렬한 추종을 하는 상황에서 국악이 앞장서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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