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45] 첫눈을 사직단(社稷壇)에서 즐기다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45] 첫눈을 사직단(社稷壇)에서 즐기다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8.12.0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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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 서울에 첫눈 내리던 날 카메라 들고 사직단으로 향했다. 6.25전쟁으로 피난가기 이전의 어린시절 내수동에서 살던 나는 매일 동네 친구들과 함께 사직단이 있는 사직공원으로 몰려가서 공차고 놀았던 추억의 장소다.

10여년전 사직동으로 이사와서는 그때 마침 시작한 달리기의 연습코스로 사직공원 운동장을 활용했다. 70세 생일잔치는 달리기모임인 ‘마라톤 포에버’ 회원들 30여명이 사직공원에 모여 2시간 동안 인왕산 둘레길을 달리고 사우나와 저녁 식사후 집에 와서 새벽까지 와인을 즐겼다.

사직단은 토지의 신(社)과 곡신의 신(稷)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단으로 삼국시대 이래 이어져 왔으며, 조선조의 태조는 즉위 직후에 경복궁의 왼쪽에는 선조를 모시는 ‘종묘’를, 오른쪽에는‘사직단’을 건립하였다.

일제시대에 사직단의 기능은 사직공원으로 변질되었으며, 일제는 이 지역에 ‘신사’까지 건립하였다. 해방이후 신사는 철거되고 그 자리에 ‘단군성전’이 건립되었으며, ‘어린이도서관’과 ‘시립도서관’ 등이 추가로 들어섰다.

2014년 국회가 ‘사직단 복원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킨후, 문화재청은 2027년 완공 목표로 2017년부터 사직단 복원공사를 시작하였다.

사직단의 제단이 모셔져 있는 지역은 출입금지 지역으로 첫눈이 그대로 있으리라 예상했으나, 내가 갔을 때는 이미 많은 발자욱이 있었다. 마침 출입문 옆에 관리인이 있어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니 사진찍고 싶으면 기꺼이 문을 열어줄수 있다는 말이었다. 난생 처음 사직단 제단에, 그것도 제단에서 첫눈을 밟으며 사진을 찍을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