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같은 친근하고 개방적인 국립현대미술관 만들겠다"
"이웃집 같은 친근하고 개방적인 국립현대미술관 만들겠다"
  • 이은영·임동현 기자
  • 승인 2019.03.05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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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관장 취임 기자간담회 "남북교류, 통사 정립 사업 등에 진력"

취임 1개월을 맞은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 '이웃집 같은 친근한 미술관, 개방적인 미술관, 체계적이고 신바람나는 미술관'을 비전으로 내세웠다.

윤범모 관장은 5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립현대미술관의 새로운 비전과 목표, 중점과제 등을 밝히면서 "개혁의 대상이 아닌 개혁의 주체가 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윤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유관 기관과 협업체계를 공고히 해 '협업하는 열린 미술관'으로 거듭나고 남북미술 교류협력을 기반으로 분절된 한국미술사를 복원하겠다. 북한의 공적 기관과의 교류를 모색해 소장품 교류전시, 공동기획 특별전 등을 추진하고 DMZ 전시, 영화제 등과 연계한 '평화예술축제' 등 남북화해 시대를 여는 데 미술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술관 내 분산 운영되고 있는 국제 업무를 통합, 활성화해 국제교류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미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한국 근현대미술사 통사 정립 사업'을 통해 한국미술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진력하겠다. 4관 체제를 특성화해 과천관은 한국 현대미술사에 대한 기술 및 연구를 심화하고, 어린이미술관을 확대, 강화해 가족중심 자연친화적 미술관, 자연 속 상상을 키우는 미술관으로 거듭나려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코드 인사' 논란과 남북교류의 가능성, 학예사들의 정규직화 문제와 전시 편중 우려,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의 미비함 등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윤 관장은 "30여년간 전문가로 활동한 끝에 이 자리에 왔다.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언론에서 나온 말들은 다 좋은 성과를 내야한다는 채찍과 격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남북교류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미션을 받은 것은 없었다. 내 개인이 한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할 수 있겠지만 한쪽만 움직인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정치 상황도 고려해야하기에 이 자리에서 명확하게 말하기가 어렵다. 관계 부처와 협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관장 임명 당시 여러 논란을 반영하듯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그는 통사 작업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계획과 단기적인 계획 이원화를 하려한다. 우리 미술사의 역량을 집대성하고 정리해 미술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려는 것이다. '한국미술의 정체성'이라는 말은 우리 미술의 자존심을 생각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관장은 '학예사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미술관'을 만들기 위해 학예사들의 정규직화, 직제 개편 등의 필요성을 제시하면서도 "혼자서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기에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해서 이루어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또 "두루두루 다루는 균형 감각을 보여주겠다. 영상 미술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기본으로 하도록 하겠다. 교육 프로그램도 확충해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관람객들이 편히 올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범모 관장은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들에게 미술관의 비전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줬다. 특히 학예사 정규직화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부처와의 협의하에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해 앞으로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오늘 자리는 어떤 방안을 내놓는 것이 아닌, 앞으로 3년간 어떻게 국립현대미술관을 이끌어나갈지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6월에 발표한) 미술관 중장기 계획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다. 현 관장도 이 계획을 변경시킬 생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