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릉ㆍ령릉 세계문화유산 지정, 4대강사업으로 취소될 위기
영릉ㆍ령릉 세계문화유산 지정, 4대강사업으로 취소될 위기
  • 최정길 인턴기자
  • 승인 2009.10.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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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의원, 국감서 4대강사업 문화유산에 큰 영향 미칠 것이라 밝혀

4대강사업의 졸속 추진으로 효종대왕릉과 세종대왕릉의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문제가 지난 9일 문화재청 국정감사를 통해 제기됐다.

▲전병헌 의원이 9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4대강사업이 문화유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전병헌(민주당) 의원은 4대강사업의 문화재 지표조사가 예년보다 하루 평균 30배나 넓은 면적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등 졸속 추진됐다고 주장했다.

전의원은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최근 3년간 문화재 지표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총 139.321일 동안 하루 평균 32,000m2 조사한 반면 이번 4대강 문화재지표조사의 경우 총 310일 동안 하루평균 948.387m2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이전 문화재지표조사보다 일평균 30배의 면적을 더 조사했다는 것으로 4대강 지표조사가 얼마나 졸속 조사였는지 보여준다고 전의원은 설명했다.

또 전병헌 의원은 “4대강과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매장문화재분과 위원에 비전문가가 4명이나 포함된 편향적 인사가 대부분”이라며, “‘4대강 살리기’라는 정치논리로 문화재 보호와 보존이라는 중대한 가치를 희생시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고, 문화재에 관심없는 비전문가들의 결정으로 4대강 문화재지표조사가 대폭 축소됐다”고 말했다.

전의원이 문화재청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사업의 시행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지정문화재가 총 188개로 이중 천연기념물이 2개, 국보 및 보물이 1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효종대왕릉과 세종대왕릉이 4대강사업으로 세계문화유산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남한강에 계획된 여주보는 효종대왕릉으로부터 약 1.6km, 세종대왕릉으로부터 약 2.1km, 문화재구역으로부터 약 700m 이상 떨어져 있고, 세종ㆍ효종대왕릉 주변은 산림지역으로 형성돼 있어 보가 능 뒤쪽으로 설치될 예정이기 때문에 경관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전병헌 의원은 “지난 6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가 독일의 ‘드레스덴 엘베계곡’을 2006년 엘베강에 약 800m 길이의 다리 건설 계획이 발표됐다는 이유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서 제외한 사실이 있다”고 제시하며 “‘4대강 살기기’ 사업이 우리 문화재에 미치는 영향은 ‘드레스덴 엘베계곡’보다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4대강 사업이 직ㆍ간접적으로 소중한 문화유산 188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문화재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하는 문화재청장은 4대강 사업의 즉시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정길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