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맛길’이 현대적으로 되살아난대요
‘피맛길’이 현대적으로 되살아난대요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10.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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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위주 대형재개발 지양, 원형 유지하고 협의체 구성해 민간개발 유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험에 놓였던 600년 서민의 애환이 서린 종로 ‘피맛길’이 현대적으로 되살아난다.

▲ 현재의 피맛길과 현재적으로 정비될 피맛길을 모습
 
서울시가 ‘피맛길’에 대한 기존 계획을 변경해 철거위주의 대형 재개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고유의 선형을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 행환경개선 시범거리로 조성, 지구별로 스토리텔링이 있는 특화된 거리로 조성키로 한 것이다.

조선시대 서민들이 종로를 지나는 고관들의 말을 피해 다닌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된 ‘피맛길’은 종로와 돈화문로 총 3.1㎞구간에 길게 형성된 폭 2~3m의 좁은 뒷골목으로, 서민의 애환이 서린 옛길의 선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하지만 그동안 도심부 발전에 따른 철거개발사업 방식의 개발로 점포규모가 크고 전통분위기에 맞지 않으며, 미개발지의 피맛길도 노후된 점포와 시설물이 무질서하게 난립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민선4기 이전에 대형 철거재개발을 계획해 시행하고 있었으나, 소중한 문화유산이 사라져가는데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시행중인 대형 철거재개발구역에 대해 현상공모 당선자와 각 지구 설계자가 협업으로 부지내 새로운 피맛길 조성안을 마련한 것이다.

서울시는 낙후된 가로환경과 주변상권 침체로 고유의 분위기가 퇴색해 가고 있는 피맛길을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시대상황에 걸맞는 새로운 형태의 거리로 조성함으로서 서울 도심부의 대표적인 도시이미지로 탈바꿈해 나갈 계획이다.

▲ 피맛길의 일부에 지어진 르미에르 빌딩에는 피맛길에서 유명한 맛집들이 자리하고 있다.
철거위주의 대형재개발 위주의 개발을 지양하고 현재 철거재개발구에 대해서는 부지내 피맛길 형태를 보전하되 미시행구간은 수복재개발 및 지구단위계획으로 지정해 원형을 보전하는 등의 방향으로 추진한다.

특히 공공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시범거리를 조성함으로서 피맛길 형태를 유지하고, 주민협의체가 참여해 민간개발을 유도하는 세부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아울러 피맛길 원형 보존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는 등 법제화를 통해 ‘피맛길’을 보전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취할 예정이다.

철거재개발 구간은 청진, 공평 2개 구역으로,’08.5월부터 ’09.4월까지 8차례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전통적인 피맛길의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보완했다.

또한 ’09.3월 피맛길 조성 아이디어 현상공모를 통해 선정된 당선자와 원설계자가 협업을 통해 조성안을 마련하고 이를 각 지구별 건축계획에 반영해 피맛길 형태를 보전한다.

기존(수복재개발)구간인 종로2~ 6가에 대해 피맛길 정비방안을 마련코자 지난 5월부터 용역시행 중에 있으며, 민․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공공에서 보도, 하수도, 가로등, 전신주, 광고물 등을 정비하고 구간별 특성에 맞게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피맛길 조성이후에도 고유 분위기가 지속 가능하도록 유지관리방안을 수립함으로써 광화문광장과 금년말까지 조성될 중학천 물길에서부터 인사동을 잇는 문화ㆍ관광벨트를 조성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관광명소화’로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