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 혈세, 광화문광장서 새고 있다
서울시민 혈세, 광화문광장서 새고 있다
  • 최정길 인턴기자
  • 승인 2009.10.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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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2천만원 투입된 꽃밭, 한달만에 뽑고 스케이트장 만든다

지난 8월 개장한 광화문광장의 관리비로 2개월에 3억6700만 원이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개장에 맞춰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광화문광장의 플라워카펫. 조성 후 두 달 만인 10월 5일 1억2000만 원을 들여 가을꽃들로 교체했지만, 이 꽃들은 오는 11월 2일 스케이트장 착공에 맞춰 제거될 예정이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10월 20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서울시설공단 광장관리팀으로부터 제공받은 ‘광화문광장 8, 9월 월별 관리비용’을 공개했다.

이를 월별로 살펴보면 8월에 1억460만 원, 9월에 2억6270만 원이 쓰였고, 내역별로는 인건비가 8~9월 통틀어 1억3670여 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광장청소비ㆍ경비용역비 등 위탁 관리비가 4120여 만 원, 광장분수대ㆍ조명가동비 3380여 만 원 차례였다.

서울시는 또 지난 10월 5일에는 폭 17.5m, 길이 162m 규모의 플라워 카펫과 광장 주변의 432개 대형 화분에 약 1억20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국화와 로즈메리 등 가을꽃으로 모두 바꿨다.

지난 8월 개장 때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했던 플라워카펫의 꽃들을 두 달 만에 1억2000만 원을 들여 모두 뽑아내고 새 꽃들을 심은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가을꽃으로 교체해 심었다”며 “앞으로도 보다 다양하고 아름다운 꽃을 심어 시민들이 도심 한복판에서 계절별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난 10월 15일 광화문광장의 플라워카펫에 2250m2 규모의 스케이트장을 11월 2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1억2000만 원을 들여 정성껏 심은 꽃들을 이달 안에 제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광화문광장에 스케이트장을 착공하겠다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광장의 운영 방향과 기준을 결정하는 ‘광장운영시민위원회’의 심의를 받지 않아 지적을 받고 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테 신미지 간사는 “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및 활동과 관계 없는 위원들이 많이 참여하는 등 처음부터 형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며 “위원회의 역할을 명확히 해 실질적인 광장 운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김정선 체육진흥과장은 “현재 스케이트장 착공에 관한 심의안을 제출해 놓은 상태이고, 10월 30일 ‘광장시민위원회’ 심의가 있을 예정이다”며 “만약 부결될 경우, 그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최정길 인턴기자 press@sctoday.o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