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춘서커스단, 84년 우리 추억을 막내린다
동춘서커스단, 84년 우리 추억을 막내린다
  • 박솔빈 인턴기자
  • 승인 2009.10.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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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타격 빚 쌓여 해체, 국내 마지막 서커스단 맥 끊겨

▲동춘서커스단 공연 모습
84년 동안 대한민국과 함께 울고 웃었던 동춘서커스단이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다.

박세환 단장(65)은 “빚이 너무 많이 쌓여 더는 운영이 어렵다. 11월 15일 서울 청량리 공연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동춘은 지난해 불경기와 올해 신종플루로 지방 축제들이 취소되면서 채무가 누적돼 자금난을 겪어왔다.

현재 동춘의 빚은 약 3억~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박세환 단장은 “관객이 예전의 10% 수준, 매달 5천만∼6천만 원의 단원 월급도 체납되는 상황이다. 서커스의 전통이 없어진다며 문화관광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허사였다”고 밝혔다.

동춘은 한국 첫 곡예단이자 마지막 곡예단으로 1925년 동춘 박동수 선생이 조선인을 모아 창단했다.

전성기인 1960~1970년대에는 단원이 250명에 달했고 허장강ㆍ서영춘ㆍ배삼룡ㆍ이주일 등 유명 연예인들이 거쳐갔지만 현재 단원은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커스는 조연 1명을 양성하는 데 3년 이상 걸릴 정도로 전문적인 분야기 때문에 국내에 남은 마지막 곡예단인 동춘이 해체되면 한국 서커스 장르의 맥이 사실상 끊길 것으로 보인다.

박 단장은 “서울 동대문과 경기도 부천, 강원도 남이섬에 있는 공연용 천막을 모두 철거하며, 운영 기금이 마련되면 서커스단의 재조직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문화투데이 박솔빈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