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인명사전’에 박정희·안익태 포함됐다
‘친일인명사전’에 박정희·안익태 포함됐다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9.10.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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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희ㆍ홍난파ㆍ장면 등 4천370명 행적 내달 공개, 파문 예상


식민지 시절 일제에 협력한 인사들의 행적을 담은 ‘친일인명사전’이 오는 11월 8일 공개된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위원장 임헌영)가 ‘친일인명사전 ’ 편찬작업을 1차로 마무리하고 오는 11월 8일 오후 2시 숙명 아트홀에서 ‘발간 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총 3권, 3천 페이지에 달하는 ‘친일인명사전’은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하는 ‘친일문제연구총서’ 중 인명편에 해당한다.

이 인명편에는 일제 식민통치와 전쟁에 협력한 인물 4천370여 명의 주요 친일 행각과 해방 이후 행적 등을 담았다.

수록된 인물 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김성수 전 부통령, 장면 전 국무총리, 현상윤 고려대 초대 총장, 무용가 최승희, 음악가 안익태, 홍난파 등 사회 지도층 유력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지난해 4월 발표됐던 ‘친일 명단’에 포함됐던 신현확(1920∼2007) 전 국무총리와 최근우(1897∼1961) 전 사회당 창당준비위원장 등은 유족들의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져 사전 수록 대상에서 제외됐다.

2001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편찬 작업에 착수한 민족문제연구소는 8년간 3천여 종의 문헌 자료를 수집ㆍ분석하고 250만 명의 인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확인ㆍ심의 작업을 거쳐 최종 수록대상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각 분야의 교수와 학자 등 150여 명이 편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집필위원이 180여 명, 문헌자료 담당 연구자도 80여 명이 투입됐다.

▲ '친일인명사전'에 포함될 예정인 박정희 전 대통령

애초 지난해 8월 출간할 계획이었으나 수록 대상 인사들의 유족이 제기한 이의신청 처리, 발행금지가처분 소송 대응, 막바지 교열작업 등 실무적인 문제로 발행이 늦어졌다.

연구소는 친일인명사전 편찬 이후, 향후 사전을 개정ㆍ보완할 때 친일사전에 수록 보류된 400여 명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여 향후 사전을 개정ㆍ보완할 때 반영키로 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사전 수록자들의 유족 등에게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 그러나 겸허하고 냉철한 자세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엄정하게 기록했다”면서 “이 사전이 우리 역사의 한 시기를 정리하고 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현재 독립유공자로 지정된 사람들도 수십 명이나 사전에 포함돼 있어 이들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지게 될 것”이라며 “또 일부 수록자는 일반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노골적인 친일행각이 낱낱이 공개돼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