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의회 ‘재동초교 살리기’ 비상
종로구의회 ‘재동초교 살리기’ 비상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8.12.19 0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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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초청 ‘시설 개선 및 재건축’ 방안 논의

폐교 위기에 처한 재동초등학교 살리기에 종로구의회가 나섰다.
안재홍 종로구의회 재무건설위원장은 지난 18일 재동초등학교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재동초등학교와 가회동 지역사회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가졌다.

▲ 안재홍 재무건설위원장의 주관으로 가회동과 재동초등학교, 상생의 길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열린 토론은 이도선 재동초등학교장, 임의순 운영위원장, 설민숙 학부모 회장, 신승택 총무과, 고성자 가회동 새마을협의회장을 포함해 15명의 지역 관련 대표들이 자리해 ‘시설 개선 및 재건축’ 방안을 논의했다.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재동초등학교가 서울시 건물평가에서 C등급을 받을 정도로 낙후된 건물과 내부 시설들이다.

▲ 안재홍 재무건설위원장이 토론회 취지를 설명하고 참석자들의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당부하고 있다.
1895년 설립된 가회동에 있는 재동초등학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공립초등학교로 현재 한 학년당 3학급씩 전체 18학급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뒤떨어진 시설로 인해 학부모들이 주소이전까지 하며 학생들을 인근에 있는 청원초, 혜화초로 옮겨 내년에는 학급 수가 더 줄 것으로 예상돼 재동초등학교가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국가적으로 취학아동이 줄고 있는데다 정부의 한옥 유지·보존 정책으로 인해 빌딩들이 사무실과 상가로 임대되고 있어 주거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가회동은 월세가 비싸 젊은 층이 쉽게 오지 못하는 것도 취학 아동 수를 줄이고 있는 점이다.

 

따라서 주거환경 개선으로 주거 인구를 늘이는 방안도 논의되었지만 역사를 가진 학교로써 확실하게 차이를 둬 특화된 재동초등학교로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에 대해 명예교사 위기하 회장은 “학교만 좋으면 젊은 학부모들은 언제든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재동초교는 인근 학교들과 비교해 시설이 낙후되어 있을 뿐 아니라 딱히 내세울 것도 학생들이 오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교 재건축과 주차장, 수영장 등의 공동시설 설치를 주안점으로 재동초등학교를 특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학부모들 대부분이 재건축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고학년 학부모들은 1~2년 후면 졸업인데 재건축 공사하는 동안 아이들이 교육받을 곳이 마땅치 않은 게 걸려 재건축을 하고 싶지 않다는 반대의견도 내놨다.

▲ 임의순 재동초 운영위원장이 시설 개선을 강력하게 피력하고 있다.

가회동 방위협의회 허천성 회장은 이에 대해 “재동초등학교가 재건축에 들어간다면 시설 짓는 1년 정도는 교동초등학교와 함께 쓰도록 방안을 마련해놓았다”고 밝혔다.

학교 특성화에 대해 재동초등학교 학부모 부회장은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학교 선생들과 지역사회, 학부모들이 협의해 비용을 더 주더라도 교육 시간을 늘려 학교 안에서 다 해결 할 수 있는 커리큘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2번 마을버스가 10대인데 반해 1번 마을버스는 3대 밖에 되지 않아 아이들이 등하교시 불편을 겪고 있어 증대가 반드시 필요하며, 나아가 스쿨버스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공시설인 지하주차장 건립은 20년 전부터 논의되고 있는 문제로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채 논란이 되고 있다.

지역발전과 학교 건물 및 시설 노후를 봤을 때 학교 재건축과 주차장은 함께 진행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의 난항이 예상되며, 학교가 교육청 재산이기 때문에 교육청과의 협의가 필요하나 이번만큼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 종로구에 재정적인 지원 검토를 요청 중인 이도선 재동초등학교장
재동초등학교 이도선 교장이 특성화 대책으로 발표한 내년도의 구체적인 커리큘럼 계획은 우선적으로 저학년들의 방과 후 특별활동을 늘려 오후 4시 30분까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1년에 한 번으로 정해져있는 박물관`미술관 체험학습도 한 학기에 2번 정도로 늘려 문학`역사적인 소양도 기른다는 것이다.

나아가 지금보다 인성교육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재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한 전자칠판 설치는 예산이 부족해 내년도에 5, 6학년 각 학급에만 설치될 계획으로, 하루 빨리 첨단 교육시설을 갖춘 학교로 만들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종로구 등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강조했다.

학부모들이 강력하게 원하고 있는 수영장 건립에 대해서는 혜화·청운·덕수초교에도 수영장이 있지만 물갈이만 700만원이 넘게 드는 등 운영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학부모들에게 재검토해주길 부탁했다.

한편 전통한옥마을이라고 해서 시장, 소아과 등 편의시설도 없이 전통 유지에 노력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의무만 부과하지 말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대우를 해 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종로구의회 안재홍 의원과 종로구청 총무과 신승택 과장은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재동초등학교와 가회동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