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 국제문화교류로 국가브랜드 가치 높인다
쌍방 국제문화교류로 국가브랜드 가치 높인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09.11.0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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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3대 정책기조ㆍ중점과제를 중심으로 적극적 문화교류 실시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는 그동안 일방적ㆍ획일적으로 추진해오던 국제문화교류 방향을 전면 개편, 2010년부터 3대 정책기조, 3대 중점과제에 기반하여 적극적인 문화교류를 실시키로 했다.

이는 지난 6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의 문화외교 성과를 발전시켜 나가고 G-20 정상회의 유치 및 의장국으로서 문화 다양성을 증진하고 글로벌 시대의 문화발신국으로서의 역할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더불어 세계 주요 국가들과 동반자 관계에서 문화교류의 폭을 넓히고 그 수준을 고도화시키려는 것이다.

▲ 2009. 6. 1~2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이틀간 진행되었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가한 ASEAN은 10개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정치-경제적 연합체이다.

그동안의 문화교류는 단년도 회계주의라는 정부재정 투자의 한계의 틀에서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추진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유관기간과 연계된 집중적인 문화교류를 실시하지 못하고, 상대국과의 협력 없이 일방적 공연단 파견 중심의 교류를 실시해 왔다. 공연단도 국립 단체 중심의 전통공연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문화부는 지난 2년간 상호주의, 쌍방향주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3대 기조를 설정하고 제도마련, 계획수립, 국가간 업무협의를 해왔다. 특히, 작년 11월에 ‘문화체육관광부 국제교류 업무에 관한 규정’을 마련해 산발적으로 추진되던 문화부와 그 소속, 산하기관들의 국제교류사업을 3년 단위의 중기적 안목에 입각해 상호 연계된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했다.

수교기념 활용, 국가간 적극적 쌍방향 교류 추진

국가간 문화교류의 가장 좋은 계기는 수교기념 문화행사이다.

대개 수교기념은 10주년 단위로 문화를 비롯한 정치ㆍ경제ㆍ사회 교류가 진행되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년 러시아(20주년)ㆍ말레이시아(50주년)ㆍ몽고(20주년)ㆍ나이지리아(30주년)ㆍ불가리아(20주년)와 다양한 문화교류를 통해 우호협력 증진과 미래지향적 국가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대개 수교기념 같은 국가간 행사를 당해연도에 협의ㆍ추진해 왔는데, 이상의 국가간 행사는 이미 2008년부터 정부간 협의가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한ㆍ러 양국 문화부는 내년 4월경 볼쇼이극장(모스크바)에서 한ㆍ러 문화축제 개막식을 개최한 이후 약 5개월간 전통과 현대의 양국 문화의 정수를 아우르는 프로그램들을 서울ㆍ부산ㆍ모스크바ㆍ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상호주의에 입각해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폐막식은 9월경 예술의 전당(서울)에서 국립발레단과 볼쇼이발레단의 합동공연을 하는 것을 협의 중이다.

수교 20년 동안 러시아와 정부간 대규모 문화교류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국의 정치ㆍ경제적 협력관계 확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문화교류가 체계적으로 추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교류로 아세안 국가들과 우호협력 강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지난 6월 제주에서 개최된 바 있는데 한ㆍ아세안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공연, 문화예술인 포럼, 공식 환영만찬 등을 통해 함께 어울리는 문화를 선보여 참가한 아세안 정상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한-ASEAN 전통음악 오케스트라 창립공연’ 등 문화행사도 함께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 공연은 우리나라 전통 악기를 비롯한 아세안 10개국의 전통악기 연주로 한-ASEAN 조화로운 협력관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문화교류의 핵심은 지속성에 있는 만큼 이러한 만남을 지속화해 내년부터는 한ㆍ아세안 문화예술포럼을 정례화할 예정이다. 아세안 각국의 문화계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의 교류확대를 통해 이들 지역에서 ‘한국’이라는 브랜드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수교계기 등 주요 문화교류의 기회가 마련될 때 아세안 10개국에 대해서는 보다 중점적으로 행정ㆍ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들 국가와의 교류는 한국문화의 일방적 소개를 지양하고, 상대 문화를 이해하고 함께 어울리는 인적교류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교류 소외지역에도 문화홍보관 배치해 문화교류 다각화

해외 거점지역에서 문화홍보 활동을 위해 현재 27개국에 파견 배치돼 있는 41명의 문화홍보관은 내년 상반기부터 2012년까지 33국에 단계적으로 확산 재배치된다.

이번 재배치는 종전 미국ㆍ일본ㆍ중국ㆍ영국ㆍ프랑스ㆍ독일 등 선진국 중심의 문화홍보관 및 재외문화원 운영을 다른 권역으로 다변화하면서, 에너지ㆍ자원 외교와 신아시아외교 구상 등 문화외교 기능을 강화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문화홍보 활동이 다소 미흡했던 동유럽(헝가리)ㆍ북유럽(스웨덴)ㆍ극동ㆍ시베리아(블라디보스톡)ㆍ동남아(필리핀, 홍콩) 지역에서의 문화교류, 외신홍보, 국가브랜드 활동 등의 기능이 강화된다. 이들 지역에 대해서는 문화홍보관 파견과 함께 단계적으로 재외문화원 개설도 병행해 2009년 현재 12개인 재외문화원을 2012년까지 37개소로 확충한다.

이번 문화홍보관 재배치는 정원 증가가 아닌 현재 인원의 효율적 재배치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방대한 운영을 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주재관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했다.

우리 것 중심 아닌 서로 주고받는 문화예술 교류

2010년부터는 문화교류 프로그램도 대폭 수정된다. 종전에 지나치게 전통공연 중심으로 국립 단체만 활용해 사업을 실시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는 문화교류에 있어 상대와 함께한다는 점보다는 우리의 것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으로 상호이해라는 교류의 본질을 간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에 따라 전통공연ㆍ전시ㆍ클래식ㆍ현대미술ㆍ퓨전국악ㆍ비언어극ㆍ연극ㆍ영화는 물론 IT를 접목한 문화콘텐츠, 체육ㆍ관광 분야와도 연계해 종합성을 기한다.

내년도 한ㆍ러시아 수교 20주년 문화축제는 전통과 현대의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갈라 개막식, 발레합동공연, 다큐멘터리 공동제작, 연극공동제작(체홉의 ‘벚꽃동산’), 비보이 배틀, 클래식 협연, 서울시향(지휘 정명훈)의 모스크바 공연, 모션 그래픽스, 양국 거장이 함께하는 현대 패션쇼,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의 한국 국보전 등 다양한 장르와 공동작업으로 구성된 종합문화행사의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젊은 예술인 소개를 통한 세계무대 진출 확대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가간 국제문화교류에서 특정 예술인ㆍ단체에 의존해 우리 문화의 폭 넓고 다양한 저변을 보여주지 못한 면이 없지 않았다.

따라서 문화부에서는 올해 한ㆍ벨기에 현대무용창작 교류를 위해 4인의 젊은 무용수(김남진ㆍ우경희ㆍ이은경ㆍ왕현정)를 기용했고, 한ㆍ러시아 수교 사전음악회에서는 젊은 솔리스트 협연(임선혜ㆍ임동혁ㆍㆍ유슬기ㆍ강요셉)을 시작으로 해서 내년부터 더욱 다양한 장르의 젊은 인재들을 발굴해 국제교류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더불어, 잠재 역량 있는 문화예술 분야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국가별로 문화탐방단을 선발해 파견할 계획이다. 또한 상호주의에 입각해, 상대국의 문화예술계 청소년도 한국으로 초청해 우리 문화와 언어를 알리고, 미래 친한(親韓) 인사들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문화 통한 인적교류로 친한 인사 확충

지난 6월 제주에서 열린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때 개최된 문화예술인 교류에서 방한했던 아세안 측 예술인은 ‘이런 교류가 처음 있는 일’이고, ‘한국에서 개최해준 것’에 대해 연신 감사의 표시를 한 바 있다.

문화교류에서 종종 간과되고 있는 인적교류와 지속관리는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었는데, 앞으로는 중점 관리해 나간다. 각국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영향력은 지대한 만큼, 이들이 친한 정서를 갖고 현지에서 활동한다면 국가브랜드 가치 제고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공연ㆍ전시 등의 프로그램 외에 문화 예술인ㆍ행정가간 만남의 기회도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예술적 표현을 통한 간접적 만남과 함께 직접적 만남과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도를 더욱 높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한ㆍ아세안 문화예술인 교류는 한ㆍ아세안 문화예술포럼으로 내년부터 확대시행된다. 연말에는 프랑스 문화부 수립 50주년(2009년), 대한민국 문화부 수립 20주년(2010년)을 기념해 양국의 문화부 고위급과 학자들이 함께하는 문화포럼이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와 같은 정책방향으로 적극적인 문화교류를 실시해 한국 국가브랜드 가치제고, 국가간 상호이해 증진(문화외교), 다양한 문화와의 만남을 통한 우리 문화의 내적 발전을 도모함은 물론 글로벌 문화다양성을 구현하고 문화발신국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서울문화투데이 김준현 기자 jh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