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단절된 한양도성, 이을 수 있을까?
[테마기획]단절된 한양도성, 이을 수 있을까?
  • 이가온ㆍ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0.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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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 잇기는 단절된 역사로부터 자긍심 회복의 한 축
서울시 12일~13일 ‘제7회 한양도성문화제’서 시민기획단 ‘단절구간 잇기 프로젝트’ 진행
‘도성 사람들 : 왔노라, 달았노라, 이었노라’, 과거· 현재 ·미래의 한양도성 그려

조선 왕조 600년 한양을 둘러싼 성곽의 길이는 얼마일까?

태조 이성계가 도읍을 정했을 당시 한양도성의 전체 길이는 18.6km다. 동서남북의 4대문과 그 사이 사이에 작은 문인 4소문을 두어 사람들의 왕래를 용이하게 했다.

4대문은 유교의 인의예지신(仁義禮知信)에 의해, 동쪽에 흥인지문(興仁之門),  서쪽에 돈의문(敦義門), 남쪽에 숭례문(崇禮門), 북쪽에 숙정문(肅靖門)을 두었다. 그리고 중앙에 해당되는 곳에 보신각(普信閣)을 두어 도읍의 기본을 갖췄다. 현재 남아있는 4대문 중에는 동남북문인 흥인지문, 숭례문과 숙정문(肅靖門)이 남아있고 서대문인 돈의문은 일제 시대 때 철거돼 현재는 남아있지 않다.

4소문은 동남쪽에 광희문, 동북쪽에 혜화문, 서남쪽에 소의문, 서북쪽에 창의문이다. 이렇게 4대문과 4소문으로 연결된 18.6km 구간에서 현재는 도로와 건물에 내어주거나 땅에 묻혀 보일지 않는 구간만 5.5km로 전체 도성의 32%나 된다.

한양도성의 소실은 일제식민시대의 시작과 궤를 같이 한다. 그 시작은 1907년이다. 일본 황태자가 그 해 10월 경성을 방문했을 때 숭례문 문루 아래로 들어올 수 없다고 하면서 성첩 77간을 허물면서 훼손이 시작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2008년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된 후 복원하면서 77간도 같이 복원됐다.

1907년은 일본제국주의가 대한제국을 삼키려고 외교권을 박탈하고 군대를 해산시킨, 그야말로 내정을 다 하겠다는 불평등조약인 정미7조약(丁未七條約)이 체결된 해다. 고종황제가 헤이그에 특사를 보낸 것을 빌미로 당시 한국 통감 이토 히로부미로 하여금 고종에게 퇴위를 강요했다. 결국 그 해 7월 순종에게 황제직을 양위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정미7조약은 일본이 이완용의 전권을 이용해 대한제국의 국권을 장악할 수 있는 조약을 체결한 것이다. 참고로 정미7조약은 당시 내각총리 대신이었던 이완용과 함께 농상공부 대신 송병준, 군부 대신 이병무, 탁지부 대신 고영희, 법부 대신 조중응, 학부 대신 이재곤, 내부 대신 임선준 등이 주도했다. 이들은 나라를 팔아 먹은 자들로 정미칠적(丁未七賊)으로 역사에 기록돼 있다. 현재의 일제 '불매운동‘과 같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이름들이다.

▲창의문 사진엽서(사진=한양도성박물관)
▲창의문 사진엽서(사진=한양도성박물관)

다시 한양도성으로 돌아오면, 이후 일제는 본격적으로 대한제국의 위상을 실추시키기 위해 1908년부터 ‘성벽처리위원회’를 설치해 한양도성을 비롯해 전국의 성곽허물기에 열을 쏟았다.

이 때 한양도성의 돈의문과 소의문, 혜화문을 부수었다. 이후에도 일본은 전찻길과 도로를 내는 한편 전국에 1602개의 신사를 지었다. 그 중 서울 남산의, 현재 백범 광장 건너 언덕에 회현자락에 조선신궁을 짓고 한국인들을 강제로 신사참배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식민정책의 아픈 기억들을 한양도성의 사라진 흔적들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 석장의 사진들은 한양도성복원 성북동 한옥마을과 향후 복원계획에 따라 달라질 조감도CG이다. 사진 맨 위가 현재 서울 성북동 한옥마을이며, 아래 왼쪽부터는 지난 오세훈시장 시절 한옥마을을 허물고 추진하려했던 고층아파트단지이다. 이어 오른쪽은 현 박원순 시장이 한옥마을을 지원.보존하고 한양도성복원계획에 맞춰놓은 컴퓨터그래픽이다.
이 석장의 사진들은 한양도성복원 성북동 한옥마을과 향후 복원계획에 따라 달라질 조감도CG이다. 사진 맨 위가 현재 서울 성북동 한옥마을이며, 아래 왼쪽부터는 지난 오세훈시장 시절 한옥마을을 허물고 추진하려했던 고층아파트단지이다. 오른쪽은 현 박원순 시장이 한옥마을을 지원.보존하고 한양도성복원계획에 맞춰놓은 컴퓨터그래픽이다.(2012년 1월. 서울문화투데이DB사진)

일제의 만행과 해방 후 관리 소홀로 한양도성은 숭례문에서 서대문 사이, 남산쪽 성곽들은 대부분 소실됐다.

사라진 한양의 도성을 기억하고 복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오는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제7회 한양도성문화제 (주 행사장 : 흥인지문 공원, 낙산공원)’를 한양도성 일원에서 개최한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민들의 참여로 일제에 의해 단절된 한양도성을 잇는 ‘단절구간 잇기 프로젝트’는 큰 의미를 갖는다. 시민기획단 ‘도성친구들’이 남산구간의 끊어진 도성을 빛으로 잇는다. ‘단절구간 잇기 프로젝트’를 위해 이들은 지난 2개월 동안 수차례의 회의를 열고, 단절된 도성구간 곳곳을 방문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한양도성을 잇는 ‘단절구간 잇기 프로젝트’를 기획한 시민기획단 ‘도성친구들.(사진=한양도성문화제 블로그)

‘도성 사람들 : 왔노라, 달았노라, 이었노라’라는 행사명으로 진행되는 ‘단절구간 잇기 프로젝트’는 한양도성이 단절되었음(과거)을 알고, 잇기에 동참(현재)하고, 이어졌음을 기억(미래)하여 과거ㆍ현재ㆍ 미래를 잇는다는 의미를 살린 프로그램이다. 행사는 남산구간(남산공원 이용안내센터∼N서울타워 진입지점)에서 진행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양도성문화제 누리집(www.hanyangdoseong.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궁금한 사항은 제7회 한양도성문화제 운영사무국(070-7462-1109)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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