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6. 삶이 예술이다
[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 6. 삶이 예술이다
  • 유승현 설치도예가
  • 승인 2019.10.17 15: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 일상에서의 예술 활동
▲ 유승현 /설치도예가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식사주문을 하기도전에 1인 방송을 시작한다. ASMR(자율감각쾌락기능: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줄임말로,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을 말한다)까지 챙기던 그는 꽤 만족스러운지 영상을 돌려보고 또 본다. 심지어 실시간 방송의 매력에 대해 강하게 어필하더니 필자에게도 해보라고 권한다. 1인 1스마트폰 시대를 넘어 1인 방송시대에 살고 있으니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영상 귀퉁이에 언제 찍힐지도 모르는 애매함마저 감수해야 한다. 사실 이 다양한 표현 매체들이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TV채널은 얼마나 많은지 우연히 뉴스를 보다가 채널을 바꿨는데 그 채널을 다시 찾기가 매우 어려웠던 기억이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핫한 기능과 넘치는 앱들은 질세라 신기방기한 기술로 평범한 사람들까지 연예인을 만들어 주고 있으니, 어쨌거나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의 카메라 샷 소리는 전혀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우연히 들어간 카페 인테리어를 보고 솔찮히 놀란적이 있다. 수십벌의 드레스와 턱시도를 대여해주는 서비스와 곳곳에 포토존을 만들어 누구라도 로열 패밀리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매우 핫한 플레이스였던 까닭이다. 카메라로 무장된 젊은 커플들은 스팟존을 이미 알고 왔으니 순차적으로 기념사진을 남겼고 그 모습이 너무 신나 보였다. 중년여성들조차 해피타임을 즐기는 듯 보였다. 그 날 밤 각자의 SNS는 꽤 재미있는 글과 사진으로 도배가 될 것 같았다. 나를 보여줘야 하는 부분에서 어느 정도 과장을 해야 할지 어느 부분을 얼마만큼 감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섭렵하는데 SNS가 큰 조력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이런 모습을 지적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이 모든 행위가 결국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이며 표출하고픈 본인의 정서에 솔직한 행위이니 행하는 자들은 얼마나 신나는 일일까? 어쩌면 시대에 발 맞추어 본성에 충실하여 열심히 배출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소위 말하는 전업 작가들보다 더 예술적으로 보인다.

표현 매체가 한정되어 있었던 예전과는 달리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다양한 예술매체를 만날 수 있다. 일방적인 공급이었던 대중매체들도 이제는 시청자들을 고려한 쌍방향 방송을 선보이고 있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을 만들어내고 선보여서 시청률을 높이는 것보다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고 시청자들로 하여금 공감할 수 있는 관찰프로그램이 폭주하는 것도 결국 시청자들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리라. 요즘 TV는 연애도 시키고 결혼도 시키고 이혼도 시키고 고부갈등과 아이들 싸우는 것까지 적나라하게 방송하고 있다. 너무 적극적으로 감정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타인의 행위와 나의 행위가 오버랩되는 시점에서 웃음과 울음을 자극하고 또 다른 감정을 경험하게 하는 요상한 프로그램이 만연하다.

세련되게 정서를 숨기고 모든 행위의 의미를 관객의 몫으로 남길 것인가? 친절하게 감정을 표출하고 직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여 함께 웃고 함께 울을 것인가?에 대한 물음의 답은 본능적으로 선택하게 되어 있다. 전자는 일반적인 예술가들이 많이 사용하는 예술적인 행위이며 깊이감을 고려한 예술일수록 그 기능이 과해 진다. 전국이 가장 바쁜 계절이 시작되었다. 각종 예술 축제와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지방단체들의 유치작전은 관광객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이 목표일텐데 관공서의 전문 홍보기능보다 지극히 평범한 이의 신바람이 난 사진과 SNS의 글 한 줄이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더욱 도움이 되고 홍보에 성공할 확률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은 결국 예술이 가깝게나 멀거나, 문턱이 낮거나 높고를 떠나 경험한자의 감정 기능을 사용했기 때문에 더욱 호소력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국의 예술단체들도 시민들과 교류하는 쌍방향 프로그램을 속속히 제시하고 있다. 시민들이 논의하고 시민들이 리드하는 예술 활동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결국 내가 직접 경험한 것을 공유하고 함께 표현하는 행위가 예술가들이 작가노트에 적는 글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뚯한다,

감정에 충실하는 것. 그것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 그로 인해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간혹 포장이 될지라도 자신으로부터 타인에 이르기까지 표출하고 싶은 것들을 콕 집어 일상에서 즐기고 있다면 이미 이것이 생활예술이며 우리 모두가 예술가라고 명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