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뮤지션으로 힘찬 날개짓 ‘나윤선’
세계적 뮤지션으로 힘찬 날개짓 ‘나윤선’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8.12.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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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집 ‘Voyage’ 국내 뮤지션 최초 유럽 최고 권위 레이블 Act와 계약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맹활약중인 ‘아름다운 그녀’ 나윤선, 그녀는 새 앨범 'Voyage'로 국내 뮤지션으로서는 최초로 유럽 재즈 전문 레이블인 ACT와 계약, 내년 전 세계 38개국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 지난 19일 구로아트밸리에서 ‘나윤선, 달콤한 사랑을 말하다’ 라는 올해 마지막 단독공연을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쳤다. 싸인을 받기 위한 사람들로 공연 후에도 홀은 북적댔고 오랜만에 그녀를 만난 팬클럽 회원들이 마지막까지 기다려 손수 선물을 전달하고 싸인을 받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팬들이 손수 그림을 그려 만든 싸인 북을 보여주며 즐거워하는 그녀와 음악에 대한 생각과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구로아트밸리에서 올해 마지막 공연을 하게 된 소감을 말해 달라.

-구로아트밸리에서 초청해 주셔서 공연을 하게 됐는데 준비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특히 무대 조명이 너무 아름다웠다.

특별히 재즈를 프랑스에서 공부하시고 싶었던 이유가 있는가?

-사실 재즈를 전혀 모른 상태에서 유학을 갔다. 클래식은 나이가 많아서 안 되니까 대중음악을 하라고 주변에서 권유해 주셨고 평소 샹송에 관심이 많아서 재즈와 샹송을 둘 다 할 수 있는 곳이 프랑스라고 해서 갔다. 뮤지션들과 만나서 그룹 활동도 하면서 프랑스에서 자리를 잡게 됐다. 가끔은 프랑스가 아닌 다른 곳으로 유학을 갔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도 해보는데 프랑스에 온 것을 아주 잘했다고 느낀다. 또 후회해 봤자 소용없지 않겠나.(웃음)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재즈 보컬로 맹활약 중인데 한국과 프랑스에서 활동할 때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

-서양음악의 역사가 긴 프랑스와 우리나라와의 비교는 사실상 힘들다. 외국 분들은 한국에 재즈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도 활동하는 뮤지션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고 발전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은 시간에 한국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랑스는 국가에서 지원도 많이 한다.

우리나라에서 앞으로 재즈의 위상은 어떨 것이라고 보나?

-인터넷 덕분에 세계의 많은 음악들을 들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대중음악들은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음악의 다양성을 접하라는 측면에서 재즈를 들으라고 말하고 싶다. 해외에서 활동을 하다보면 정말 많은 음악들이 있고 훌륭한 뮤지션도 많구나 하는 것을 느끼고 배운다. 재즈의 저변확대라기보다 그냥 다양한 음악을 많이 접했으면 한다. 더 나아가 외국의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많은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재즈에만 국한해서 말하기 보다는 전반적으로 나아갈 방향이라고 느낀다.

어릴 때부터 음악의 길을 생각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음악의 길을 택한 후 부모님들(국립합창단 예술감독이신 아버지, 뮤지컬 배우 1호 어머니)이 음악적으로 도움이 된 부분이 있는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나는 어릴 때 음악가가 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졸업 후 실직을 하고 있던 중 친구가 우연히 뮤지컬 배우 모집에 데모 테잎을 보내 보라고 해서 배우로 발탁된 후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다. 음악을 시작하고 나니 정말 부모님께 많이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당개 삼년이면” 이라는 말도 있듯이 어릴 때는 하루 종일 음악을 들었다. 귀동냥도 무시 못한다. 또 부모님께서 콘서트를 가실 때 나를 공연장에 많이 데리고 다니셨다.

프랑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있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 달라

-50대 정도 되신 분이 아이들 다 키워 놓고 당신이 하시고 싶은 일을 하신다며 입학하신 케이스가 있었다. 그분은 나이가 아무래도 있으시다보니 젊은 사람들에 비해 뒷전에 서 계신 듯한 느낌을 줬다. 간혹 그분이 수업과정을 촬영해도 되느냐고 하셔서 그러라고 했는데 애들이 졸업할 때 즈음 되어서 그분이 그동안 찍으신 영상을 편집해서 보여 주셨다. 그 속에 아이들의 발전과정이 담겨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그때 세상에는 다양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은 교수 활동은 중단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무대에 많이 서야 하니까 시간이 없다. 예전에도 보강을 하다가 시간을 다 보냈다. 학생을 가르치려면 준비도 많이 해야 하고 시간도 확보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럴 여력이 되지 않는다. 더 많은 경험을 쌓아서 다음에 기회가 오면 전수해주고 싶다.

 

자신이 부른 노래 중에 가장 맘에 드는 곡과 이유는?

-그런 것은 없지만 굳이 들라면 1집에 수록돼있는 슬픈 사랑의 노래 ‘초우’를 좋아한다. 그 노래를 한국노래로는 처음으로 외국에서 불렀는데 너무나 잘 받아 들여졌다. 나에게는 의미가 깊다. 가사의 의미도 깊지만 멜로디가 구슬프면서 장엄한 동유럽적인 느낌이라 외국 분들이 훨씬 좋아한다.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떤가? 한국의 팬들과 서울문화투데이에 한 말씀 부탁한다.

-올해가 며칠 안 남았다. 이번에 낸 6집 음반이 2~3월중에 38개 정도 나라로 월드와이드 하게 풀려 기대가 된다. 내년에도 주로 공연을 하게 될 것 같다. 3~4월에는 유럽에서, 5~6월 아시아투어가 예정돼 있고 7~8월 유럽페스티발에 참여하고 가을에는 호주 투어를 할 것 같다. 11~12월에 다시 한국을 오게 될 것 같다. 계속 관심을 가져 주시고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한 나라를 대표하는 것도 문화고 그 나라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문화다. 서울문화투데이 같은 문화 전문지가 있다는 것이 참 좋다. 내년에도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