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비엔날레, 영역 경계 허문다...문학에서 시각예술 융화까지
올해 부산비엔날레, 영역 경계 허문다...문학에서 시각예술 융화까지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5.28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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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 부산현대미술관
신작과 부산 출신 참여 작가 비중 늘려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중앙동 원도심의 여러 공간이 다채로운 전시 공간으로 변모하는 부산비엔날레. 올해 세부 진행계획이 공개됐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오는 9월 5일부터 11월 8일까지 개최되는 2020부산비엔날레의 전시주제를 ‘열 장의 이야기와 다섯 편의 시’로 정하고, 출품작품 선정 등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콥 파브리시우스Jacob Fabricius 전시감독(사진=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 야콥 파브리시우스(Jacob Fabricius, 덴마크)는 선정 초기부터 전시를 만들어가는 방법론에 주목했다. 전시감독은 소설가 10명ㆍ시인 1명 등 문필가 11명을 섭외해 부산과 관련된 문학작품을 집필토록 하고 문학작품을 기반으로 시각예술가들 작품을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구상했다.

러시아 작곡가 모데스트 무소르그스키(Modest Mussorgsky)가 친구였던 건축예술가 빅토르 하르트만(Viktor Hartman)의 전시회를 관람한 후 10개의 피아노곡과 5개의 간주곡(Promenade)으로 만든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이라는 곡의 구성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이 곡에서 무소르그스키가 그림을 음악으로 해석했다면 올해는 문학에서 시각예술 등 다양한 방식과 장르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10명의 소설가들이 탄생시킨 ‘열 장의 이야기(소설)’와 1명의 시인이 창작한 ‘다섯 편의 시’가 핵심이다.

2020부산비엔날레는 30여개국 8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전시의 중요한 키(Key)가 되는 문필가들은 한국ㆍ미국ㆍ덴마크ㆍ콜롬비아 등에서 11명이 참여했고, 시각예술가들은 현재 국제적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이 참여한다.  

▲전시장소인 영도창고 내부(사진=부산비엔날레)

문필가 (이야기)에는 박솔뫼, 편혜영, 마크 본 슐레겔 포함 10명과 시 분야세선 김혜순 작가가 참여한다. 시각예술가는 노원희, 배지민, 송민정, 아지즈 하자라, 비앙카 봉디, 요스 드 그뤼터 & 해럴드 타이스, 메르세데스 아스필리쿠에타, 모니카 본비치니, 라세 크로그 묄레르 등이 참여한다. 이번 비엔날레는 지난 비엔날레에 비해 신작의 비중과 부산 출신의 참여 작가를 늘렸다.

서로 다른 예술 형식 간의 소통과 함께 전시감독이 주목한 것은 ‘픽션’이라는 개념이다. 야콥 감독은 부산이 “이야기(Fiction)의 도시”라고 말한다. 부산은 영화제의 도시이며 수많은 영화와 문학의 배경이 된 곳이기 때문이다.

‘픽션’이 동원되는 전시감독의 전시 방법론을 실험하는 데 부산이 적격인 도시다. 비엔날레를 계기로 문필가들이 새롭게 쓴 이야기와 시가 “이야기의 도시” 부산에 가상의 층(layers)을 더하고, 가상의 층은 예술가에 의해 해석되어 새로운 층을 만든다. 관람객들은 문학과 예술작품을 통해 다양한 층으로 부산을 경험할 수 있다.

문학에서 출발해 청각, 후각 등의 다양한 감각들과 뒤섞여 시각예술 장르에 융화되고 부산을 새롭게 인지하는 전시로 마련된다. 부산이라는 도시를 탐구해나가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들을 통해 관람객들의 숨어 있는 예술 감각 깨우기를 도울 예정이다.

▲부산현대미술관 전경(사진=부산비엔날레)

현재 시각예술가들이 문학작품을 모티브로 해 작품을 구상 중이다. 부산의 사운드와 부산의 향기 등을 소재로 음악과 다양한 감각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는 기획도 진행 중이다. 11명의 문학 작가가 참여해 집필한 문학작품은 국영본 전집으로 전시 개막에 앞서 출간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출범 20년째를 맞는 부산비엔날레는 1981년 부산 지역 작가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의지로 태동하여 구성된 부산청년비엔날레를 시작으로, 부산국제바다미술제, 부산야외조각대전을 통합해 부산국제아트페스티벌로 개최됐다. 2002년부터 부산비엔날레로 명칭을 변경, 현재까지 격년으로 개최되고 있는 국제현대미술전시회로 지난 2018부산비엔날레는 약 3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busanbiennale.org/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