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 ‘미술계 Y 성희롱 사건’에 반성, 성명 발표
문화연대 ‘미술계 Y 성희롱 사건’에 반성, 성명 발표
  • 유해강 대학생 인턴기자
  • 승인 2020.07.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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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위원회 설치, 행동 강령 제정과 다양한 사회 활동 약속

지난 1일 ‘문화연대’는 ‘미술계 Y 성희롱 사건’에 대한 입장을 게재했다. ‘미술계 Y 성희롱 사건’은 지난 달 19일 양철모 작가가 자신의 SNS를 통해 젊은 예술인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전모가 밝혀졌다. 양철모 작가는 미술그룹 ‘믹스라이스’로 활동하며 꾸준히 이주민을 주제로 작업해왔으나, 이후 믹스라이스 활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연대’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동료도 성폭력의 가해자·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문화연대’ 내부에서 벌어지는 성차별적·남성중심적 문화의 재생산에는 다소 무심했음을 고백하며 더 이상의 구조적 폭력에 의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감 있는 실천과 노력을 약속했다.

‘문화연대’는 가장 먼저 공동체 구성원들의 과거와 현재를 엄격히 살펴 ‘문화연대’라는 시스템이 성폭력 가해자의 발돋움 판이자 권력의 장이 되지 않도록 망설임 없이 절연할 것을 밝혔다. 예비 예술가들의 직업적 성취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또, 향후 ‘구조적 폭력’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가칭)문화연대 성평등·반성폭력 행동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다. ‘(가칭)문화연대 성폭력 행동강령’을 제정해 구성원 뿐 아니라 ‘문화연대’와 협업할 모든 이들에게도 적용할 것도 약속했다.

문화연대 프로필 (사진=문화연대 Flickr)
문화연대 프로필 (사진=문화연대 Flickr)

‘문화연대’는 피해자에게 모욕을 주고 가해자를 범죄자가 아닌 ‘모종의 일로 활동이 중단된 유망한 예술가’로 보이게 하는 언행에 대해서도 단속하겠다고 했다. 특히, 예술적 도전이라는 미명하에 이루어지는 일체의 성적 대상화와 착취, 그리고 그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에 반대했다. 

피해자 개인의 문제에 기대어서는 성폭력 문제를 근절하기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조직적 노력과 운동, 제도 개혁, 지속적인 관심과 조치가 요구되기에 ‘문화연대’는 구체적인 실천에 만전을 기울이겠다는 다짐을 덧붙였다.

‘미술계 Y 성희롱 사건’으로 ‘문화연대’는 공동체 내부의 성찰과 지속적인 점검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임을 깨닫고 깊은 논의를 거친 후 두 달 내에 더 자세한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공자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자기 자신을 수양한 뒤에 집을 바로잡고, 그 다음 나라를 다스려야 비로소 천하가 평화로워진다’는 뜻의 이 말은 거대하고 복잡한 담론을 다루기 전에 자신이 속한 작은 사회와 공동체를 바로잡아야하며 무엇보다도 먼저 스스로의 행동과 생각을 바르게 해야 함을 강조한다. ‘수신(修身)’이 구심점인 사회 운동, 제도 개혁, 그리고 예술 활동이 전개되어 더 이상의 무익한 폭력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