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국립중앙박물관,“전시 안 보면 후회합니다” 최대 규모 국보ㆍ보물展
[프리뷰]국립중앙박물관,“전시 안 보면 후회합니다” 최대 규모 국보ㆍ보물展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7.20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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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展, 21일부터 오는 9월 27일까지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서화 및 각각 흩어져 있는 주요 문화재 한 공간 관람 가능
[서울문화투데이 김지현 기자]“국보와 보물, 오늘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공통적 특징을 갖는 문화권은 해당 지역과 장소만의 고유문화를 갖는다. 이중 문화재는 문화 활동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에는 역사ㆍ예술ㆍ학술 등 다방면 가치가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지정된 국보・보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공동 개최하는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展으로 21일부터 오는 9월 27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왼쪽)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를 관람하는 모습

국보와 보물을 대중에게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을 제외한 83건 196점을 선보인다.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서화류는 3주 단위로 교체돼 선보이게 된다. 각각의 소장처에 흩어져 있던 국보와 보물을 한 공간에 서 만날수 있어, 관람 시기를 놓치면 후회할 전시다.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두고,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의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이번 자리는 오는 22일 다시 열리는 국립문화예술시설에서 마련된 간담회 자리이자, 이미 2차례  연기된 이번 전시가 언론에 최초 공개됐기 때문이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왼쪽)과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이번 전시는 지난 2017년에 개최했던 특별전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신국보보물전 2014~2016”이어,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3년 만에 힘을 합쳐 마련됐다.

전시 구성은 ▲역사를 지키다 ▲예술을 펼치다 ▲염원을 담다 3가지 주제로 나뉜다.  1부‘역사를 지키다’는 우리 역사를 살필 수 있는 기록 유산을 소개한다. 국보로 승격된『삼국사기』(국보 제322-1호, 옥산서원 소장)와 『삼국유사』권1~2(국보 제306-3호, 연세대학교 소장)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호, 국립고궁박물관․국립중앙박물관․서울대학교 규장각 한국학연구원․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 등 역사기록물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전시장에는 실록의 편찬에서 보관ㆍ현재까지를 문화재와 함께 살필 수 있다.

2부‘예술을 펼치다’는 이 땅에 살았던 사람들의 미의식이 담긴 보물을 감상할 수 있다. 고려청자와 풍속화ㆍ실경산수화 등 다양한 예술품들이 전시된다.

▲강경남 학에연구사가 전시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주요 전시 작품은 “청자‘순화4년’명 항아리”(국보 제326호,  이화여자대학교 소장)ㆍ“청자 투각 연당초문 붓꽂이”(보물 제1932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등 고려청자와 정선鄭敾(1676~1759)의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이다.

특히 전체 길이가 8.5m인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보물 제2029호, 국립중앙박물관 소장)는 전시 중앙 공간에 펼쳐진 채 전시돼, 시선을 집중시킨다. 작품은 도판의 부분별 상세 설명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김정희 필 난맹첩’(보물 제198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 서예 작품도 선보인다.

▲국보 제322-1호 『삼국사기』, 조선 1573년, 옥산서원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3부 ‘염원을 담다’에서는 다양한 불교문화재를 살필 수 있다. 불교는 오랜 세월 한국인의 현실적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준 토대였다. 선조들은 간절한 염원을 담아 사찰과 탑을 건립했다. 법당에 불상과 불화를 봉안하고 경전을 간행했으며, 사리장엄구에는 개인과 왕실의 안녕을 바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소장)ㆍ불교 경전 인쇄를 위해 새긴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61호, 개심사 소장) 등이 전시된다. 다만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 등은 영상으로 대체됐다.

▲국보 제325호 《기사계첩》, 조선 1719~1720년,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렇듯 이번 전시는 문자 그대로 ‘문화재’의 의미를 그대로 풀어 전시로 구성했다. 기사계첩ㆍ강산무진도ㆍ마상청앵도ㆍ풍악내산총람도 등 여러 문화재는 그동안 기획전시나 전시도록 등으로 여러 번 소개되며 눈에 친숙한 문화재다. 물론 이번 전시가 기존 문화재가 국보와 보물로 승격된 점을 알리고, 대중에게 다양한 문화재를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지만 '전시' 자체를 통한 흥미나 관심 등 요소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보물 제1951호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 조선 18세기,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관객의 이해를 돕는 미디어 연출 및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ㆍ신병주 건국대학교 교수ㆍ배우 이순재 등 문화예술 전문가와 일반시민들의 생각을 담은 영상을 통해 문화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다양하게 전하고자 한 노력은 돋보인다. 그러나 전시 구성은 ‘전시’라는 특별함보다는, 개별 ‘문화재’ 하나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점이 아쉽다.

관람객들에게 ‘국보와 보물’의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로 마련된 전시라면, 전시 구성에서 더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보물 제1970호,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한편 전시는 여인의 아름다움이 섬세하게 묘사된 “신윤복 필 미인도”(보물 제197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ㆍ김홍도의 원숙한 기량을 보여주는 “김홍도 필 마상청앵도”(보물 제1970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등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22건의 보물이 전시된다.

전시 관람은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관람인원을 200명으로 제한·운영한다.

전시 장면과 주요 전시품 등을 담은 ‘온라인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www.museum.go.kr)과 SNS에 소개된다. 내달 네이버 TV(https://tv.naver.com)에서는 전시 기획 의도와 주요 전시품 등이 소개되며 문화재청 자체 선정 주요 전시품 30건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를 21일부터 다음 갤러리(http://gallery.v.daum.net)에서 개최된다.

전시와 연계된 온라인 강연회는 3회(7.29./8.5./8.13.) 국립중앙박물관 유튜브(www.youtube.com/user/koreanmuseum)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될 예정이다.

▲보물 제2003호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 조선 1649년, 불암사 소장(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번 기자간담회에는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ㆍ정재숙 문화재청장ㆍ문화재 소장처 관계자 및 전시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시 관계자들은 “우리 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라며 “코로나 19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옛 선현들의 지혜가 담긴 국보와 보물이 위로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