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탱고, 퓨전 극악 등 다채로운 무대 준비돼
[서울문화투데이 유해강 대학생 인턴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그간 언택트 공연을 통해서만 공연을 이어오던 국립발레단이 올해 첫 기획공연을 갖는다.
지난 3월 예정됐던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를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취소한 국립발레단은, 내달 1~2일 이틀동안 예술의전당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는 ‘KNB Movement Series’가 5년(2015~2019)동안 발표한 35개의 작품 가운데 7개를 선정해 무대에 올린다. 첫해부터 참가해온 19명의 단원 가운데 송정빈, 박슬기, 김나연, 신승원, 박나리, 이영철, 강효형 7명이 이번 공연의 안무가로 뽑혔고 이들의 대표작들이 재연된다.
총 7개의 작품 가운데 송정빈의 <Amadeus Concerto>, 신승원의 <Go your own way>, 김나연의 <아몬드>, 이영철의 <계절; 봄>은 모두 2019년 발표작이다.
<Amadeus Concerto>는 세미클래식 작품으로 유명한 송정빈의 대표작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고 20번 라단조> 중 1악장 알레그로의 경쾌한 선율에 기초해 물 흐르듯 유려한 커플들의 안무 구성을 보여준다. 송정빈은 “음악의 선율에 먼저 귀기울이다보면 그 음악에 스며들어 있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며 감상 포인트를 제시했다.
신승원은 ‘폴 발레리’의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구절에서 시작해 삶의 이유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 <Go your own way>를 선보인다. 두 명의 무용수가 들숨과 날숨을 크게 반복하는 역동적인 동작은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나?”라고 질문하는 신승원의 의도를 보이는 듯하다.
이어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안무가 김나연의 <아몬드>가 무대에 오른다. <아몬드>는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소설가 손원평의 작품으로,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다. 김나연은 “특별한 무대 장치나 화려한 조명 없이 무용수들의 에너지만으로 꽉 채워진 안무에 집중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내년 봄에 아버지가 되는 이영철은 <계절; 봄>을 통해 생명이 탄생하는 봄날의 느낌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했다. 가야금 연주가 겸 싱어송라이터 주보라가 함께하는 이 무대는 차분하며 심금을 울리는 연주와 가창에 한 생명을 잉태하는 느낌의 무용이 함께 어우러진다. 작년 발표 당시 아련함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에는 벅참과 설렘의 비중을 높였다.
깊은 생각에 빠지는 대신 탱고 음악의 정열에 몸을 맞기면 되는 작품도 있다. 박슬기의 2016년도 작품 <Quartet of the Soul>은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음악을 4명의 무용수의 몸으로 연주한다. 마치 무용수의 몸이 악기로 변한 듯한 이번 무대는 탱고의 고독과 관능, 열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박나리의 <오감도>는 시인 이상의 동명의 대표작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으로 ‘한’과 ‘두려움’의 정서를 표현한다. 뭔가를 갈망하고, 바삐 움직이고, 넘어서려 하거나 좌절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이상의 <날개>의 첫 문장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를 연상시킨다. 작품의 시작에서 내레이션으로 그의 시를 읽는다는 점에서 이상의 주제의식과 박나리의 <오감도>를 직접적으로 연관시킬 수 있다.
마지막 무대인 강효형의 <요동치다>는 타악 그룹 푸리의 음악을 차용해 여러 가지 감정을 변칙적인 리듬과 7명의 여성 무용수의 춤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전통 음악의 밀고 당기는 리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정석적인 발레의 움직임과 다른, <요동치다>만의 특징을 보인다.
국립발레단 측은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이번 무대에 이어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위한 구상과 실험적 정신으로 도전할 것”이라며 “단원들의 발돋움을 위해 시작된 이 무대가 점차 대한민국의 무용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안무가로 성장하는 무대가 될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는 오는 8월 1일과 2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진행되며 예매는 인터파크(1544-1555)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