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3월 취소된 ‘KNB’ 무대로 다시 관객 찾아
국립발레단, 3월 취소된 ‘KNB’ 무대로 다시 관객 찾아
  • 유해강 대학생 인턴기자
  • 승인 2020.07.23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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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간 발표된 작품 가운데 7편 선정
모차르트, 탱고, 퓨전 극악 등 다채로운 무대 준비돼

[서울문화투데이 유해강 대학생 인턴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그간 언택트 공연을 통해서만 공연을 이어오던 국립발레단이 올해 첫 기획공연을 갖는다. 

지난 3월 예정됐던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를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취소한 국립발레단은, 내달 1~2일 이틀동안 예술의전당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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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빈, Amadeus Concerto(2019)(사진=국립발레단)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는 ‘KNB Movement Series’가 5년(2015~2019)동안 발표한 35개의 작품 가운데 7개를 선정해 무대에 올린다. 첫해부터 참가해온 19명의 단원 가운데 송정빈, 박슬기, 김나연, 신승원, 박나리, 이영철, 강효형 7명이 이번 공연의 안무가로 뽑혔고 이들의 대표작들이 재연된다.

총 7개의 작품 가운데 송정빈의 <Amadeus Concerto>, 신승원의 <Go your own way>, 김나연의 <아몬드>, 이영철의 <계절; 봄>은 모두 2019년 발표작이다. 

<Amadeus Concerto>는 세미클래식 작품으로 유명한 송정빈의 대표작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고 20번 라단조> 중 1악장 알레그로의 경쾌한 선율에 기초해 물 흐르듯 유려한 커플들의 안무 구성을 보여준다. 송정빈은 “음악의 선율에 먼저 귀기울이다보면 그 음악에 스며들어 있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며  감상 포인트를 제시했다. 

신승원은 ‘폴 발레리’의 “그대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머지않아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구절에서 시작해 삶의 이유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 <Go your own way>를 선보인다. 두 명의 무용수가 들숨과 날숨을 크게 반복하는 역동적인 동작은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나?”라고 질문하는 신승원의 의도를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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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연, 아몬드(2019)(사진=국립발레단)

 

이어 동명의 소설에서 영감을 받은 안무가 김나연의 <아몬드>가 무대에 오른다. <아몬드>는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소설가 손원평의 작품으로,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주인공의 성장을 다룬다. 김나연은 “특별한 무대 장치나 화려한 조명 없이 무용수들의 에너지만으로 꽉 채워진 안무에 집중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내년 봄에 아버지가 되는 이영철은 <계절; 봄>을 통해 생명이 탄생하는 봄날의 느낌과 아름다움을 표현하려 했다. 가야금 연주가 겸 싱어송라이터 주보라가 함께하는 이 무대는 차분하며 심금을 울리는 연주와 가창에 한 생명을 잉태하는 느낌의 무용이 함께 어우러진다. 작년 발표 당시 아련함에 중점을 뒀다면 올해에는 벅참과 설렘의 비중을 높였다. 

▲(사진=국립발레단)
▲박슬기, Quartet of the Soul(2016)(사진=국립발레단)

깊은 생각에 빠지는 대신 탱고 음악의 정열에 몸을 맞기면 되는 작품도 있다. 박슬기의 2016년도 작품 <Quartet of the Soul>은 아르헨티나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음악을 4명의 무용수의 몸으로 연주한다. 마치 무용수의 몸이 악기로 변한 듯한 이번 무대는 탱고의 고독과 관능, 열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예정이다. 

박나리의 <오감도>는 시인 이상의 동명의 대표작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으로 ‘한’과 ‘두려움’의 정서를 표현한다. 뭔가를 갈망하고, 바삐 움직이고, 넘어서려 하거나 좌절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이상의 <날개>의 첫 문장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를 연상시킨다. 작품의 시작에서 내레이션으로 그의 시를 읽는다는 점에서 이상의 주제의식과 박나리의 <오감도>를 직접적으로 연관시킬 수 있다.

▲강효형, 요동치다(2015)(사진=국립발레단)

마지막 무대인 강효형의 <요동치다>는 타악 그룹 푸리의 음악을 차용해 여러 가지 감정을 변칙적인 리듬과 7명의 여성 무용수의 춤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전통 음악의 밀고 당기는 리듬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정석적인 발레의 움직임과 다른, <요동치다>만의 특징을 보인다. 

국립발레단 측은 “국립발레단 단원들은 이번 무대에 이어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을 위한 구상과 실험적 정신으로 도전할 것”이라며 “단원들의 발돋움을 위해 시작된 이 무대가 점차 대한민국의 무용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안무가로 성장하는 무대가 될 수 있게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istory of KNB Movement Series’는 오는 8월 1일과 2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진행되며 예매는 인터파크(1544-1555)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