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의 문화 잇기] 뉴트로(New-tro) ‘집콕’ 생활…그 때 그 시절
[박희진의 문화 잇기] 뉴트로(New-tro) ‘집콕’ 생활…그 때 그 시절
  • 박희진 큐레이터/칼럼니스트
  • 승인 2020.08.21 10: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희진 큐레이터/칼럼니스트

최근 한 매체에서 여름특집으로 기획한 ‘그때 그 시절’의 노래와 퍼포먼스, 스타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중장년층 중심으로 거센 바람이 일던 트롯 유행으로 복고풍이 불었다면, 이제는 뉴트로(New-tro) 바람이다.

의도하지 않게 ‘집콕’하는 우울한 환경에서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복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 뜨거웠던 그때 그 시절의 대표주자들의 소환으로, 그 시절 그때의 사람들에게 행복의 기억을 추억하게 하는 것이다.

이전부터 복고 코드가 유행이었으나 단순히 ‘추억 팔이’ 복고가 아닌 젊은 세대까지도 사로 잡을 수 있는 ‘레트로(Retro)’ 감성을 시대가 공감했다는 점에 주목해볼 만한 것이 바로 뉴트로(New-tro)이다.

뉴트로 바람의 주역은 개그맨 유재석, 가수 이효리와 비 3인방이 만든 3개월 프로젝트 그룸 싹쓰리 팀의 활동에 있었다. 한 때 가요차트를 싹쓸이하던 레전드들이 팀을 이뤄 뉴트로(New-tro) 신드롬을 일으킨 것.

90년대 댄스음악을 표방한 옛 가수들의 활동이 대중들에게 폭발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에는 멈춰져 있지 않은 이들의 활동 모습에 많은 이들이 카타르시스를 느꼈을 것으로 본다. 게다가 무르익어 과감한 이들의 예능감은 젊은 세대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한 음악방송 채널에서는 싹쓰리 데뷔 5일 만에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하였고, 또다른 음악방송 채널에서는 이들의 방송이 2.1% 시청률을 찍으며 최근 몇 년간의 음악방송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아빠, 엄마의 젊은 시절이 궁금해졌다”는 싹쓰리 맴버에게 보내는 팬의 메시지는 그때 그 시절을 공감하는 모든 이들을 감동시켰고, 비로소 요즘 감각을 더한 복고의 재탄생, 뉴트로 탑골 스타일을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에 두 달 동안 이어지는 장맛비까지 우리나라 전역에 큰 피해를 주면서 온 국민이 우울증에 걸린 듯 싶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을 자제하였으나 이제는 비까지 끝을 모르고 쏟아지니 강제로 집 안에 감금된 기분이 들어 의욕이 사라지고 무력감이 든다.

전염병과 기후변화에 우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집콕’생활 속에 방송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세대가 공감하는 신드롬은 추억을 소환한 향수로 심리적 치유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새로운 무언가를 열망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무기력한 지금 현실을 벗어나 부모 세대와 공감할 수 있는 매우 큰 흥미를 주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오래 돼 잊혀져가는 것과 새로운 것들이 만나기도 어렵지만 만나서도 잘 어울리기는 참으로 어려운 데, 이 두 가치가 만나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으니 3개월 짧은 프로젝트였지만 이들의 활동이 얼마나 가치 있는 행보였나를 돌아보게 된다.  

싹쓰리 팀의 뉴트로 스타일은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힘겨웠지만 희망적이었던 그때 그 시절, 세계 속에 우리를 알렸고 새로운 문화들을 다양하게 받아들이면서 지금의 대중문화의 흔적들을 그때 그 시절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0년대 새 시대가 열리면서 더 많은 변화와 더 많은 문화의 유입으로 공동체 보다는 개인으로 파편화되며 세대 간 거리는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90년대 대중문화를 거점으로 세대 간 문화이 이질적인 변화를 경험하였기에 그때 그 시절를 소환한 싹쓰리의 대중문화 표방 시점도 우리들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어 되짚어보는 의미가 있다.  

3명의 아티스트의 추억 소환으로 시작된 뉴트로 신드롬은 싹쓰리 팀원들의 아련한 행복찾기에서만 그친 것이 아닌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들의 삶에도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반한 행복이라는 추억과 그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가치있는 무대였기에, 우리도 그들과 함께 잠시마나 행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