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 사진가와 소리꾼 환상의 하모니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 사진가와 소리꾼 환상의 하모니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10.13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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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익 소리꾼 지난 15년, 친구 김녕만 사진가 흑백사진에 담겨
책 발간 기념 10.7~13일 인사동 경인미술관 전시회 개최
▲김녕만|윤진|정가 60,000원

[서울문화투데이 김지현 기자]다큐멘터리 사진가 김녕만이 15년 동안 소리꾼 장사익의 음악과 삶을 기록한 사진집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을 펴냈다.

이 시대 걸출한 사진작가와 소리꾼이 사진을 매개로 만난 것이다. 무대 위에서의 카리스마와 달리 무대를 내려오면 낮은 곳으로 향하는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김녕만 사진가의  따듯한 시선 속에 담겼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김녕만은 2004년에 소리꾼 장사익과 처음 만난 후 동갑내기로 친구가 되었고, 그 후 15년 동안 장사익의 국내외 공연을 비롯해 장사익의 소소한 일상, 그 희로애락을 사진으로 꼼꼼하게 담아냈다. 이번 사진첩은 그 긴 여정을 한권에 책에서 보여준다.

사진첩에는 모두 230장의 사진이 수록돼 있다. 인기 있는 대중 스타의 화려한 화보집에서 나아가 한 인간의 희로애락을 진솔하게 포착해 감동을 전한다.

책은 3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찔레꽃처럼 노래했지"에서는 다양한 무대 공연을 비롯해, 연습과 녹음과 리허설과 공연 뒤풀이까지 스타로서의 모든 모습을 조망한다. 2부 "찔레꽃처럼 살았지"에서는 고향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시작해 타 분야 예술가들과 교유하는 장면 등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상이 담겼다. 또 3부 "당신은 찔레꽃"에서는 사진가 김녕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장사익의 매력적인 인물사진이 펼쳐진다.

▲ⓒ김녕만, 장사익 2017년 산청

사진가 김녕만은 작가의 말에서 “한 사람을 만나 좋아하게 되고 감동하고 그를 사진으로 말하는 일은 사진가의 일생에 단 한 번 찾아오기 어려운 축복일지 모른다. 그와 함께 한 나의 오랜 사진 작업은 우정과 신뢰가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공연장에서는 물론이고 개인적으로도 장사익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같이 만나 나도 덩달아서 같이 좋아하게 되고 그의 속내와 일상을 낱낱이 알고 사진을 찍었다”라고 말했다.

▲ⓒ김녕만, 장사익 2014년 서울 김녕만

소리꾼 장사익은 책에 대해 “사진가 김녕만 친구가 15년 이상 나의 곁에서 사진으로 기록한 나의 모습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 친구는 사진을 찍으면서 순간을 놓치면 영원을 놓친다는 말을 하곤 했다. 전에는 대강 들었던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이 책을 보면서 조금 더 확실하게 깨달았다”라며 “나도 미처 보지 못한 짧은 한 순간의 내 모습을, 내 인생의 그 숱한 편린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 엮음으로써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흐르는 세월 속에 사라지고 잊혀져버릴 내 인생의 궤적이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나의 시야로 들어왔다”라고 전했다.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사진첩에 사인을 하는 모습

그러면서 “(중략)돌이켜 보면 친구가 땀 흘려 기록해준 나의 지난날은 나의 25년 노래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황금기다.(중략) 친구로서 먼저 서로 좋아하고 굳이 숨길 것도 없고 믿고 의지하는 관계로써 그저 사진을 찍는 듯 안 찍는 듯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다른 분들과도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결과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친구가 있다는 것, 마침 그 친구가 진솔한 다큐멘터리 사진가라는 것이 안성맞춤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행복하다는 말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이라며 사진첩 발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전시장 전경

책 발간과 연계해 지난 7일 시작해 13일까지 인사동 경인미술관에는 전시가 마련됐다. 전시에는 동명의 책 속 사진 230장 가운데 40점의 사진이 전시됐다. 전시된 사진에는 소리꾼으로서 장사익과 희로애락을 겪으며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장사익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긴 세월 사진가와 소리꾼이 만나 최상의 하모니를 이뤄낸 결과물이 전시장에 펼쳐졌다.

▲'장사익, 당신은 찔레꽃' 전시장 전경

사진가 김녕만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부터 2001년까지 동아일보 사진기자였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했고 판문점과 청와대 출입기자로 활동했다. 2001년 이후 상명대 겸임교수와 월간 사진예술 발행인을 역임했다. 1981년 “고향” 개인전과 “고향” 사진집을 시작으로 80~90년대 한국사회의 민주화 모습을 담은 보도사진집 “격동 2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담은 “광주 그날” “시대의 기억”, 통일의 열망을 담은 “판문점”, “대통령이 뭐길래”, “분단의 현장 판문점과 DMZ" 등을 비롯해 열두 권의 사진집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