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품은 조각, 노원구의 새로운 등 축제 ‘노원 달빛 산책’
빛을 품은 조각, 노원구의 새로운 등 축제 ‘노원 달빛 산책’
  • 왕지수 기자
  • 승인 2020.11.13 14: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원구 당현천 내 2km 구간에서 등축제 ‘노원 달빛 산책’ 열려
오는 15(일)까지 진행
전영일 총예술감독 송필, 박건재, 서성봉, 인송자, 박민섭, 김권룡 작가 등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왕지수 기자] 노원구가 새로운 등 축제의 메카로 거듭났다. 

▲노원구 당현천에서 열리고 있는 ‘노원 달빛 산책’, 축제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사진=노원구)
▲노원구 당현천에서 열리고 있는 ‘노원 달빛 산책’, 축제는 오는 15(일)까지 진행된다(사진=노원문화재단)

바로 지난달 23일을 시작으로 24일 동안 노원구 당현천 내 2km 구간에서 등축제 ‘노원 달빛 산책’이 열리고 있는 것. 노원문화재단(이사장 김승국)이 주최하는 이번 노원구의 새로운 등축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안전한 힐링 문화행사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축제는 오는 15일(일)까지 진행된다.

‘노원 달빛 산책’은 본래 지난해 11월부터 기획을 시작, 올해 4월 말에 개최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다섯 차례에 걸쳐 연기됐고, 10월 말 코로나블루를 치유할 문화백신으로의 모습을 갖춰 시민들과 만나게된 것이다. 

▲노원구 당현천에 설치된 작가 송길의 ‘길(Road)’(사진=노원구)
▲노원구 당현천에 설치된 작가 송길의 ‘길(Road)’(사진=노원문화재단)

‘노원 달빛 산책’은 우리 민족에게 늘 희망과 풍요의 상징이었던 ‘보름달’을 테마로 한다. 바라는 작은 소망을 담아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던 것처럼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변화를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의 바람과 소원을 담은 크고 작은 등 작품 200여점이 보름달 아래 당현천변에 놓여 있다.

이번 행사는 진주남강유등축제, 연등회, 서울빛초롱축제를 주도한 한국 등 제작의 명장 전영일 예술감독이 총감독을 맡았고 송필, 박건재, 서성봉, 인송자, 박민섭, 보라리, 김권룡 작가 등이 참여했다.

▲당현천에 내려앉은 달빛을 형상화한 작가 박건재의 ‘월강 소나타’(사진=노원구)
▲당현천에 내려앉은 달빛을 형상화한 작가 박건재의 ‘월강 소나타’(사진=노원문화재단)

작가 송필은 ‘길(Road)’이라는 작품을 소개한다. 달빛은 어두운 밤과 컴컴한 곳에 빛을 비춰 나아갈 방향과 길을 알려 준다. 이 작품은 ‘달빛에 더해 가는 길을 밝힌다’는 의미로 달빛을 촛불의 모습으로 형상화해 초가 타오르는 듯한 형태로 제작했다. 타오르는 불꽃은 낮에는 그 자체의 컬러풀한 색감으로, 해가 지고 난 후에는 밝게 빛나는 빛으로 우리들이 살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길을 생각해 보게 한다. 불꽃의 형상을 받치고 있는 동물은 인간, 그리고 생명을 대변한다. 불꽃을 지지하고 있는 것이 힘겨울 법도 한데 당당히 서 있는 동물의 형상은 인간이 가진 삶의 의지에 대한 경외감을 나타내고자 했다.

▲언제나 우리의 위로가 되어지는 달빛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한 작가 인송자의 ‘푸른 달의 노래’(사진=노원구)
▲언제나 우리의 위로가 되어지는 달빛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한 작가 인송자의 ‘푸른 달의 노래’(사진=노원문화재단)

박건재 작가는 이번 축제에서‘월강(月江) 소나타’를 선보인다. 달빛이 노란 눈물 조각 12개로 변해 당현천에 내려앉은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달은 일 년 열 두 달 사람들 속에서 같이 호흡하며 희로애락을 함께 지켜보는 빛이자 마음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당현천에 내려앉은 열 두 개의 달빛은 개개인의 희망과 소원을 상징하고 이러한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 마치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처럼 사람들의 마음속에 내려앉아 잔잔한 감동을 연출한다.

▲‘노원 달빛 산책’에 전시된 달을 주제로 한 빛조각 작품(사진=노원구)
▲‘노원 달빛 산책’에 전시된 달을 주제로 한 빛조각 작품(사진=노원문화재단)

작가 서성봉은 이번 축제를 통해‘달춤’을 공개했다. 당현천의 흐르는 물 속에 설치된 작품은 마치 물속에 달빛이 담겨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당현천을 내려다보는 관람객들은 물속에 뜬 보름달을 통해 하늘을 발견하게 된다. 달은 우리에게 삶과 죽음을 초월한 영속적인 시간을 떠오르게 하는 대상으로 당현천에 내려앉은 달을 보며 마음 속에 일렁이는 생각들과 마주하게 된다.

▲작가 보라리의 ‘달그림자’(사진=노원구)
▲작가 보라리의 ‘달그림자’(사진=노원문화재단)

작가 인송자는 ‘푸른 달의 노래’를 통해 달빛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검푸른 밤길에서 만나는 초자연적 존재인 달빛에 기대면 소망하고 원하던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초연해진다. 작가는 현대인의 굴곡진 삶의 여정에 길동무가 되어 위안을 주고 지친 일상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달빛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작품에 담았다.

이밖에도 박민섭 작가의 ‘만월’, 작가 보라리의 ‘달그림자’, 김권룡 작가의 ‘결월보라리’ 둥을 이번 등 축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노원달빛산책’ 등 축제가 열리고 있는 당현천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
▲‘노원달빛산책’ 등 축제가 열리고 있는 당현천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

박건재 작가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조각이라는 게 한때 보고 그냥 지나치는 개념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당현천이라는 이 넓은 공간에서 운동삼아 걸어다니시면서 전영일 총감독님과 다른 작가님들의 좋은 작품들을 감상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하며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예술작품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빛조각이라고 하는 새로운 장르의 서막이 노원 달빛 산책에서 이루어진다고 여긴다”라며 빛과 조각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선보인 ‘노원 달빛 산책’의 의미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