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50대, 인생의 중간 지점에 새로운 깃발을 꽂고 두 번째 달리기를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 나왔다.
<50+ 인생 후반전>의 저자 이은영은 여행사에서 일하며 인생이란 그럭저럭 살 만한 것인가 보다 생각하던 차에 실업자가 되었다. 뜻하지 않은 후반전 시작에 굴하지 않고 더 여유롭게, 더 편안하게, 잘 달리는 법을 찾기 시작했다.
저자는 “직장이 아니라 세상에서 쫓겨난 것 같았는데 돌아보니 나는 변함없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 있었다. 막다른 곳까지 몰렸다고 쉽게 생각해 버리지만 실은 생의 한 장면이 끝났을 뿐인 때가 더 많다”라며 “가족, 친구, 내 삶을 채우는 다른 대부분은 그 자리 그대로 나를 지탱해 주고 있다. 그러니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고 말한다.
50세를 전후로 일어나는 이러한 변화를 무시하고 이삼십 대의 기억을 떠올리며 관성 어린 삶을 지속하는 것은 무의미할뿐더러 현실적으로도 무리다. <50+인생 후반전>은 존재가 바뀌면 인생의 방향도, 속도도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떠나간 젊음을 한탄하기보다 지금의 나를 긍정하고 어떻게 살아갈지 새롭게 정의 내리는 일이 늦어도 50에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에 50은 불과 중간점일 뿐이라고 하는가 하면, 50이면 이제 한풀 꺾인 나이라고도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젊어 보이고 멋진 50대도 있지만 혈기를 잃고 축 처진 중년도 많은 듯하다. 그래서 뭐? 건강한 인생 후반전을 꾸리는 데 유효한 무기는 세상의 기준에 있지 않고, 남과의 비교로 얻을 수도 없다.
50대인 저자는 충만한 인생 후반전 설계의 필수 요소로 나에게 정말 소중한 가치를 우선순위에 놓을 줄 아는 ‘지향성’과 넘치지 않는 ‘적당함’을 꼽는다.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50대가 마주하는 일상사에 치우침 없이 조화로운, 넘침 없이 적당한 중용(中庸)의 미덕이 왜 꼭 필요한지 공감하게 된다.
인생 후반전은 비단 나이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생이 먹고사는 일이고, 먹고사는 문제에 후반전이 있다면 그 형태는 높은 확률로 ‘창업’일 것이다. 저자는 실직이나 은퇴, 혹은 여러 이유로 창업이라는 후반전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유용할 경험담도 들려준다. 소위 말하는 성공을 거뒀지만, 이야기의 대부분은 시행착오와 실패, 교정과 재도전의 과정을 담고 있다. 철저하게 현실에 발을 붙인 그의 진솔한 고백은 충분한 준비 없이 맞은 후반전이 막막한 사람들에게 든든한 행동 지침이 되어 줄 것이다.
한편 <50+ 인생 후반전> 저자 이은영은 인생의 후반전에 찾아온 시련에 굴하지 않고, 구두 가게 점원으로 출발해 이대와 신촌에서 핸드메이드 헤어 액세서리 전문점 ‘인다’를 성공시켰다. 현재는 헤어 액세서리 B2B 전문 기업 ㈜인다디에스를 운영 중이다. 사업을 시작하고 강산이 두 번쯤 변하는 동안 일도 하고, 강연도 하고, 블로그를 통해 부지런히 이야기를 풀어냈으며,〈머리핀 장사에 돈 있다〉라는 책도 한 권 썼다.
정가 13,800원. BMK(비엠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