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Interview] 배우 정영주 인터뷰 “‘필요한 목소리’ 내며 관객과 무대 배신하지 않을 것”
[Artist Interview] 배우 정영주 인터뷰 “‘필요한 목소리’ 내며 관객과 무대 배신하지 않을 것”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1.25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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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1.22~3.14 정동극장
제작부터 주연까지…여성 서사 작품 갈증 ‘직접’ 해소
이영미ㆍ황석정ㆍ김국희ㆍ오소연 등 여배우 18명 출연
“더 좋은 작품 위해 목소리 낼 것”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는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한다. 1936년 창작된 원작은 1945년 아르헨티나에서 초연한 뒤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무대에 올려졌다. 21세기에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 (Michael John LaChiusa)가 20곡의 넘버로 이루어진 뮤지컬로 재탄생 시켰다.

작품은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두 번째 남편을 여의었지만, 여성 가장 베르나르다 알바가 위엄을 잃지 않고 집안을 이끌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단조롭고 숨 막히는 공간 속에서 펼쳐지는 욕망과 자유에 대한 갈망을 스페인 남부의 전통 무용인 플라멩코의 정열적인 몸짓으로 표출하며 시청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공연 모습(사진=정동극장)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공연 모습(사진=정동극장)

검은 상복을 입은 여인들이 숨 막히는 억압과 강압 속 꿈틀대는 욕망과 자유에 대한 갈망이 스페인 전통 예술 ‘플라멩코’로 표출된다. 플라멩코의 격정적인 리듬과 박수 소리, 발을 구르며 만들어내는 ‘탭’의 리듬은 무거운 적막 속 인물들의 뜨거운 감정을 매력적으로 발현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8년 국내 초연 이후 3년 만의 귀환으로 2021년 정동극장 공연 라인업 첫 번째 무대를 장식한다. 초연 당시 ‘베르나르다 알바’ 역으로 제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주연상을 수상한 정영주 배우가 이번 공연의 출연부터 프로듀서까지 맡아 무대 안팎을 책임지고 있다. 

운명처럼 끌렸던 <베르나르다 알바> 초연 첫 공연날, 정영주는 ‘꼭 다시 올라와야 하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재연을 맡을 제작사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고, 결국 직접 라이선스를 가져와 공연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밤낮을 바꿔가며 미국 제작사와 반년 가까이 메일을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나눈 끝에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었고, 이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를 찾아가 설득한 끝에 공연을 최종 확정 지었다. 

매년 무대에 오르는 수백 개의 작품 가운데 여성이 주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작품의 비율은 고작 9:1 수준에 그친다. 정영주의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좋은 공연은 많지만 그곳에 여배우의 자리는 없는 현실에 반기를 들며 과감히 총대를 멘 것이다. 출연배우 10명 전원 여배우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초연에 이어, 재연은 새로 10명을 더 모아 관객과 배우의 갈증을 한 번에 해소시킨 정영주를 만나 ‘지금 이 순간’ 세상에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 물었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엔 프로듀서까지 맡게 됐는데, 배우와 프로듀서의 간극을 어떻게 조율하고 있는지?

대갓집 살림살이를 도맡아 하는 맏며느리가 된 느낌이다. 익숙한 기분이지만 이걸 제 일터에서까지 느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평소에 워낙 다방면으로 호기심이 많은 성격에, 주변의 부추김이 더해져 제작에 뛰어들게 됐다. 기획력이 있다고 하니 ‘아, 내가 좀 되나 보다’라고 착각을 했던 것 같다. 막상 시작한 후에는 도망하고 싶기도 했지만, 어쩌겠나. 칼자루를 뽑았으니 두부라도 썰어야 칼집에 칼을 집어넣을 명분이 생길 것 아닌가.

배우는 기본적으로 작품 해석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데, 프로듀서는 이와 더불어 배우의 정신적ㆍ신체적ㆍ개인적 상황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위치다. 프로덕션의 살림살이를 모두 챙기기 위해 여러 주파수가 필요하다. 공연 내용은 기본이고, 배우들을 어떻게 조합해야 더 큰 시너지가 생길 것인가 계산할 수 있어야 하는 자리다. 아울러 어느 시기에 어떻게 홍보와 마케팅을 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크고 작은 컴퍼니와 함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배우로서 답답함을 느꼈던 시기도 있었는데, 직접 해보고 나서야 그들에게 존경을 표하게 됐다. 하루하루가 버라이어티하다. 문제 A를 통해 A'와 A“까지 함께 정리된다면 참 좋을 텐데, 갑자기 전혀 상관없는 문제 B가 튀어나오는 일이 다반사다. 

▲배우 정영주 ⓒ김재성 작가
▲배우 정영주 ⓒ김재성 작가

주위의 북돋음은 있었지만 억지로 시작한 일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의 고생을 기껍게 받아들인다. 지금 직접 경험하고 체득되는 모든 것들은 훗날 내 연기의 씨앗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후회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지점도 분명 있다. 배우로서는 온전히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고민, 자각만 필요했는데 그 외의 비즈니스와 시스템을 알게 되니 몰랐던 때가 자연스레 그리워지는 것이다. 순수한 마음이 퇴색되는 것 같아 마음이 서늘해진 순간도 있었지만, 그 시기를 지나니 다시 처음의 마음과 마주하게 됐다. 영원히 순수할 수도 영원히 때탈 수도 없는 상황의 반복에 점차 정제되는 것과 맞닥뜨리는 순간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제작자의 수트를 입은 이상 그 역할을 똑 부러지게 하고 싶다. 하지만 연습실에서는 철저하게 배우의 모습만 가져가려고 하는 편이다. 두 토끼를 무리해서 다 잡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건 과신이고 여러 곳에 피해를 주는 것이니까. 연습실에서는 철저히 배우로 있으려 한다.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지만 무대와 연기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베르나르다 알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당시 남겼던 ‘여배우 10명을 모으는 것은 어렵지 않았으나, 여배우 10명 나오는 공연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다’라는 말에 아직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베르나르다 알바> 이후 여성 인물을 타이틀 롤로 세우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부족하게 느껴진다.

후배들, 특히 앙상블 생활을 잘 하다가 조연으로 발돋움을 하는 시기에 결혼을 하고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커리어가 끊기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는 개인의 선택이지만, 가족을 구성하면서 여자 배우가 감내해야 할 피해가 남자 배우의 경우보다 훨씬 크고 많다. 매우 유능한 친구들이 도태되는 상황이 참 안타까웠고, ‘왜 꼭 여배우만 그래야 해?’라는 생각이 팽배했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직접 그 시기를 지나왔기 때문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이상한 편견에서 배우라는 직업이 자유로울 수 있었다면, 제가 굳이 ’여배우‘라는 호칭을 걸고넘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것을 감당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여성들이지만, 그들에 대한 잣대는 더욱 촘촘하고 가혹하다. 여자 배우한테 ’아이 셋 낳은 엄마 맞아?‘라는 표현을 한다거나, 제작발표회에서 계단 올라가는 안쪽 허벅지만 찍는 것들이 정말 싫다. 아이 셋을 낳은 몸매는 어때야 하길래? 정해진 표본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배우에게는 유독 많은 기준과 요구가 따르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히 배우의 외모만이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아닌데, 왜 여배우에게만 그 잣대를 들이대는 걸까? 외모뿐만 아니라 삶에 계획된 사이즈까지도.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관객들의 신뢰와 지지를 기반으로 “여자 배우들만 출연하는 작품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시장의 의심을, “된다”라는 확신으로 바꿔놨다. 이 작품이 관객들에게 와닿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성별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엔 ‘믿고 보는 배우’들이 정말 많지만, 여자 배우들은 연기력이 검증돼도 그걸 선보일 기회는 많지 않다. 매년 수백 개의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는데 그중 여성이 주가 돼서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의 비율은 9:1에 불과하다. 이러한 시장의 불균형은 관객들이 자신의 성향과 취향이 고려되지 않은 선택을 하도록 만든다. 남성 중심의 이야기는 과포화라고 생각한다. 무조건 여성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적어도 여성과 함께 가는 이야기가 나올 시기이다. 

최근에 이사를 했는데, 짐을 정리하다가 극작 전공을 하던 대학 시절 습작으로 만들었던 작품들을 우연히 발견하게 됐다. 그런데 써 둔 것들이 전부 여자들 이야기더라. 그때부터 이미 스스로도 갈증이 있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중 고전 명작들의 여성 캐릭터를 한 데 모은 작품도 있었다. 그들이 시공을 뛰어넘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시절의 나는 신박한 아이디어가 많았던 것 같다.(웃음)

더블 캐스팅(초연: 전 배역 원 캐스트), 공간의 확장 등 언뜻 보기에도 크고 작은 변화들이 생긴 것 같은데 초연과 달라진 점?

이전까지는 한 역할을 여럿이 나눠서 하는 것보다 원 캐스트 방식을 선호했다. 적어도 <베르나르다 알바>만큼은 그렇게 진행하고 싶었다. 하지만 시장 구조상 어려움이 많아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 하게 됐다. 

오디션 공고를 올리기 전 작품을 아껴주시는 분들이 SNS에 올려놓은 가상 캐스팅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그대로 올리고 싶을 만큼 탐이 나는 캐스트였다. 작품을 잘 아는 사람들의 안목이라 그런지 ‘어쩜 이렇게 잘 알고 적재적소에 넣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을 치르고 최종 결정을 하고 나서 보니 그 캐스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또 한 번 놀랐다. 관객들의 눈길을 받는 배우가 작품을 만드는 사람의 눈에도 든 것이다. 설득력 있는, 좋은 배우와 함께하게 됐다는 생각에 새삼스레 기뻤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공연 모습(사진=정동극장)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공연 모습(사진=정동극장)

다양한 매력을 지닌 배우들이 합류하다 보니, 초연 당시 가져가던 캐릭터의 색깔이 확실히 달라졌다. 원작의 캐릭터가 변한 것은 아닌데 캐릭터가 각각 가져가는 스토리가 다르다 보니 표현되는 연기도 자연스레 달라졌다. 원 캐스트로 공연을 올릴 땐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볼 틈이 없었는데, 지금은 교체해서 연습할 때 관객 모드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저 부분이 저렇게도 해석되고 저런 발상을 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매일매일 다름의 재미를 찾아내고 있다. 초연에서 놓치거나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새로움이 채워지면 다른 배우들과 그걸 확인하고 모양을 맞춰가는 과정도 즐겁다. 금광에서 사금을 찾아내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초연과 비교해 달라진 또 하나는 초연 참여 배우들의 배역이다. 나처럼 초연 배역과 동일하게 가는 배우들도 있지만, 캐릭터가 완전 달라진 배우들도 있다. 프로덕션 식구들은 불안해했지만 나 좀 믿어보라고 말했었는데, 캐스팅 공개 후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내심 뿌듯했다. 

작품 내의 존재감이 워낙 강하다 보니 ‘베르나르다 알바’와 배우 정영주가 같은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본인이 느끼기에 캐릭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사랑을 대하는 방식은 나와 많이 다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만국 공통이지만, 각각이 가져가는 사랑의 색깔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나는 사랑이 매우 많은 사람인데, 안타깝게도 맡았던 캐릭터 중 몇몇은 사랑이 부족한 이들이었다. 이 작품의 베르나르다 알바나 <빌리 엘리어트>의 미세스 윌킨슨 역시 자신만의 사랑이 너무 두텁다 보니 외부와의 타협에 어려움을 겪었던 인물이다. 특히 베르나르다 알바는 점점 먹색으로 물드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관계 안에서 제 존재감에만 목숨을 거는 부분도 있다. 다른 아름다운 것들을 못 보고 가게 된다. 가진 것을 쥐느라 놓치는 것도 많은 그들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하지만 외로움을 대하는 방식은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 베르나르다 알바는 너무 외롭고 고독한 사람인데 그 외로움을 인정하면 자신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남자와 같은 삶이다. 넘버에도 나온다. 남자와 같이 싸워야만 살아남는다고. 말 그대로 방어책이다. ‘남성’의 삶을 표방하는 듯 보이지만, 관습적인 표현을 빌릴 뿐 ‘베르나르다 알바’는 그가 선택한 방식대로 삶을 살아간다. 오히려 ‘엄마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탈피하는 하나의 과정으로도 비친다. 요즘 TV를 보면, 남자와 여자의 에너지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기에 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그것을 더 즐겼으면 한다. 

▲배우 정영주 ⓒ김재성 작가

베르나르다 알바 역 외에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초연 끝나고 반년이 채 안 됐을 때부터 재연에 대한 논의가 오갔고, 나는 ‘베르나르다 알바’ 역으로 박정자 선생님을 꼭 모시고 싶었다. 무대에 계신 선생님을 떠올렸을 때, 베르나르다 알바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아우라가 꼭 필요했기에 (선생님을) 모시고 싶다고 들이댔었다. 처음 이야기가 나왔을 때 바로 진행됐다면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서는 영광을 누릴 수 있었을 텐데 프로덕션이 도중에 와해되는 등의 문제로 작업이 지연됐고, 올해 팔순이신 선생님께서 체력적으로 부담도 느끼셔서 결국 무산됐다. 

선생님께서 알바를 맡아주셨다면, 저는 폰시아를 하고 싶었다. 그보다 더 어린 역할이라면 막내딸 아델라 정도? 아델라는 정말 자유로워서 손에 잡히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 무한함에 눈길이 가는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을 때, 기준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면?

정확한 주제가 있는지를 생각하는 편이다. 너무 가볍게만 다루지 않는 작품이 좋다. 같은 코미디라도 가져갈 수 있는 메시지가 정확히 있는가 생각한다. 나로 인해 관객이 설득된다면, 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고 본다. 보는 사람이 고개를 끄덕여줘야 한다. 때론 동요되기도 하고, 때론 동조하기도 하고, 그러다 공감해 주는. 그런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되면 그게 내 작품이 되는 것 같다. 감히 주변에 말해서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대체로 이런 확신을 주는 것들이다.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나 장르가 있는지?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를 연극으로도 해보고 싶다. 혹은 프리퀄처럼 다른 인물들의 관계 중심으로 재해석해본다던가. 내가 해보지 않은 작품들은 항상 욕심나고 부럽다. 그게 정말 조락이 아닌 이상. <어쩌면 해피엔딩>의 전미도 배우가 맡았던 역할을 보면서도, 내가 연기하는 상상을 해봤다.(웃음) 

어설프긴 하지만 최근 4~5년 사이에 영화나 드라마를 계속해보고 있어서 그 이상의 장르 확장은 욕심이고, 지금은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공연 영상화 시장도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51:49의 비율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제작을 하겠다고 나선 입장에서 영상화에 대한 수요를 무시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공연을 만드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꼼꼼해야 한다. 아주 작은 순간까지도 계산해서 만들지 않으면, 관객들이 냉정한 잣대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상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에 더욱 치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작품에 대한 영상화 논의도 나오고 있지만 1회성으로 보급할지, V-log를 이용해 여러 모습을 보여줄지는 내부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지?

‘배신하지 않는 배우’로 남고 싶다. 무대와 배우, 무대와 관객 그리고 배우와 관객의 간격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그 간격을 배신하지 않고 꾸준히 이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더불어, 좋은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용기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좋은 작품 속 좋은 역할로 좋은 소리를 힘 있게 낼 수 있는 존재가 되고자 한다. ‘네가 (나를) 배신하지 않아서, 나도 배신하지 않았어.’라는 말이 듣고 싶다. 무대와 관객을 배신하지 않는 배우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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