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연계, 오랜 숙원 풀었다
국내 공연계, 오랜 숙원 풀었다
  • 편보경 기자
  • 승인 2009.12.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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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23일 국내 최초의 공연예술박물관 개관

국내공연계가 오랜 숙원을 드디어 풀었다.

국립극장(극장장 임연철)이 공연보다 더 재미있는 국내 최초의 공연예술박물관을 23일 개관하고 상설전시관을 일반에 공개했다.

▲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이 23일 상설전시관을 일반인에 공개하며 개관했다.

이날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 위치한 공연예술박물관 로비에서 가진 개관식에는 엄연철 국립극장장을 비롯, 유민영 국립극장 자문위원,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해 박물관 개관을 축하했다.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이날 개관인사를 통해 "우리나라 근대 공연이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공연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없었다"며 "한국 공연예술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이 박물관이 전시와 각종 연구 및 교육사업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재생산하는 곳이 될 것"이라며 공연예술박물관 개관의 의의를 밝혔다.

유민영 국립극장 자문위원은 "극단이 개화기 이후 500여개가 탄생했는데도 불구 현재 보존된 자료가 너무 미약해 그동안 우리의 역사는 뿌리가 없어 쓸쓸했다"며 "전 극장장인 신석희 교수가 씨를 뿌리고 임 극장장대에 이르러 결싱르 맺게 된 이 공연예술박물관이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더 많은 자료를 기증받고 수집햐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격려를 전했다.

▲ 개관식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설전시관을 둘러보며 한 공연에 등장했던 말 조형품을 기자들과 함께 살펴보고 있다.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협회장은 "우리나라 박물관이 1908년 순종황제 시절의 제실 박물관을 시작으로 올해 100주년을 맞아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다"며 "공연예술 박물관은 100주년 기념의 마지막 선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더 좋은 박물관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날 오후2시에는 개관식에 앞서 기자 회견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임연철 국립극장장, 유민영 자문위원, 국악방송 윤미용 이사장, 전시운영팀 하을란, 이주현 학예사 등이 참석, 우리 나라 최초 공연예술박물관 개관의 감회를 전하는 한편 박물관 구조와 소장자료들에 대해 설명했다.

▲ 버튼을 누르면 공연에서 나오는 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도록 설계된 키오스크 시스템을 설명해 보이는 엄연철 극장장.
임연철 국립극장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보여준 상설 박물관을 시작으로 국립극장 60주년을 맞는 내년 4월 29일에 아카이브실 등과 함께 정식 개관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학생들이 박물관을 관람하고 순수 예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며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아울러 "상설전시관에서 부족한 점들을 보강해 기획 전시에서 좀더 구체적인것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예로 '그림 속의 공연'과 같은 주제의 전시를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또 박물관 관람 요금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임 극장장은 "기본 지침은 박물관을 무료로 관람하게 하는 것이지만 만약 국립에서 무료를 고수해 버리면 관람요금을 받고 있는 다른 사립 박물관에서 되려 타격을 입을 것" 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방학기간인 1~2월은 당분관 무료로 개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이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더욱 고려를 해 볼 것" 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국립극장의 여러 공연 프로그램들과 함께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을 연계운영, 활성화 한다는 방침도 소개했으며 내년 4월 정식개관할 아카이브실에 대해 많은 기대감 또한 전했다.

유민영 국립극장 자문위원은 "외국에는 이미 오래전에 있던 공연예술박물관이 탄생하면서 오랜 숙원을 풀었다"며 "오늘은 기쁘고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했다. 또 박물관에 소장되 있는 휘귀자료인 1923년 최초의 햄릿 번역 초판과 1930년대 근대연극을 국내에 소개한 동경학생예술좌의 창단 티켓 등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이주현 학예사는 1950년 4월 국립극장 개관 기념공연이었던 '원술랑'(유치진 작)의 프로그램과 백성희 선생님이 패에게서 직접 받은 엽서,  신극 사상 최대 관객을 통원하며 한국 공연예술계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뇌우'의 초연 대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 개관식에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는 엄연철 극장장.

국악방송 윤미용 이사장은 " 국립국악원에도 박물관이 있기는 하지만 이 곳에은 국악 예술에 중요한 여러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 그 의의가 크다"고 전했다.

한편 국립극장은 한국 공연예술박물관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식, 지난 2006년 부터 박물관 기획, 유물 수집을 시작했다. 서연호, 윤미용, 장광열 등 자문위원단과 김해식, 홍신자, 백성희 등 공연예술계 원로들과 함께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의 운영 방향과 자료선정에 대한 논의를 거쳐 올해 12울 국내 최초 공연예술박물관을 탄생시켰다.

국립극장의 공연예술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아카이브실, 수장고, 교육실로 구성돼있다. 현재 일반인들에도 공개된 상설전시실은 '연대기 전시실, 주제전시실로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으며, 연대기전시실은 공연예술의 기원, 개화기의 공연예술, 소극장 운동, 공연예술의 다양화, 국립극장예술단체 등 총 10개의 코너로 전시중이며, 주제전시실은 무대의상, 예술인의 방(예술가들의 기증품), 무대 미니어처와 무대디자인,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 이날 개관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다함께 테이프 커팅식을 갖고 있다.

또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위해 정보를 디지털화해 축척하는 시스템을 구동하는 아카이브실, 터치스크리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인 키오스크 시스템 등을 활용 진열대에 전시된 작품들만 관람하는 일차적인 전시가 아닌 전시되지 않은 세부적인 내용까지 관람객이 직접 자료를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현재 박물관에는 1950년 국립극장 개관이래 축척된 자료 10만여점과 2007년부터 시작한 기증캠페인 사업을 통해 기증자료1만여점이 있다.

서울문화투데이 편보경 기자 jasper@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