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미술관, 흑백사진 대가 민병헌 개인전 《황홀지경-민병헌, 사진하다》 개최
포스코미술관, 흑백사진 대가 민병헌 개인전 《황홀지경-민병헌, 사진하다》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5.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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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했던 시선에서 나아가 따뜻한 시선 담아낸 신작
전시는 다음달 25일까지, 온라인으로 랜선아트투어 진행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40여년간 흑백사진만을 고수하며 ‘수묵화 같은 사진’, ‘민병헌그레이’등 그 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사진가 민병헌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포스코미술관에서 다음달 25일까지 선보이는 《황홀지경-민병헌, 사진하다》전이다.

사진가 민병헌은 스트레이트 사진의 대가로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번 전시에선 민 작가의 신작 <남녘유람>, <길> 시리즈를 공개하며 지난해 소개한 <새> 시리즈의 완결과 과거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품 일부를 선보인다.

▲고군산군도, BHM2021(사진=포스코미술관제공)
▲고군산군도, BHM2021(사진=포스코미술관제공)

민 작가는 자신의 지난 40여년간의 작업을 돌이켜보며, 집착이 정말 강한 작품을 만들어왔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한 시리즈를 시작하면 사진 촬영 때나, 인화 시 집착이 굉장했다”며 “‘이건 이날 반드시 찍어야 해!’ 혹은 ‘새벽에 꼭 찍어야 해’하는 태도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는 요즘 그런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고 말했다. 자신뿐 만 아니라 남을 대할 때에도 편안하고 여유롭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됐고, 관대한 태도를 취하게 됐다고 한다. 태도의 변화 이후 민 작가가 시작한 <남녘유람> 작업은 따뜻한 남쪽에서 시작됐다. 따뜻한 지역으로 작업실을 옮겼으니, 가능하면 그곳의 따뜻함을 더 느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고 당시의 생각을 전했다.

▲NUDE(사진=포스코미술관 제공)
▲NUDE(사진=포스코미술관 제공)

전라남도, 경상남도로 내려가 작업을 시작한 민 작가는 그곳에서 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그는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지역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결국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굳이 남쪽 지방이 아니어도 따뜻한 마음, 따뜻한 광선으로 세계를 보게 된 것이다.

민 작가는 “‘남녘’의 의미를 장소가 아닌 마음의 의미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이 오든, 해가 뜨든, 비가 오든 구애받지 말고 따뜻한 마음으로 ‘마음의 남녘’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한다”며 ‘남녘유람’시리즈에 담은 소망을 전했다.

예민하고 섬세하게 세상을 잡아내던 민 작가의 작품에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관대함이 깃들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선 자신만의 감성으로 극단의 광선으로 일궈온 대표작 <누드>, <Snowland>, <꽃>과 함께 따뜻한 광선이 담긴 신작으로 관람객에게 행복과 감사의 메시지를 전한다.

▲ST031, BHM2020(사진=포스코미술관제공)
▲ST031, BHM2020(사진=포스코미술관제공)

암실에서 인화지를 걷어 올리는 매 순간이 민 작가에게는 황홀경으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전시는 민 작가가 느낀 순간의 황홀함을 담아낸다. 미술관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일상을 지내고 있는 관람객들을 다독여주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며 취지를 밝혔다.

작가가 잡아낸 자연은 보이면서 ‘보이지 않는 것’으로 동시에 관객에게 다가와 감각을 건드린다. 전시 관람은 주말을 제외한 주중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며, 포스코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랜선 아트투어로 비대면으로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