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뮤지컬 ‘비틀쥬스’,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6월 첫 선…“원작 뉘앙스·유머 살리는 번역 위해 노력”
[현장리뷰]뮤지컬 ‘비틀쥬스’,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6월 첫 선…“원작 뉘앙스·유머 살리는 번역 위해 노력”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5.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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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8.8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독특한 세계관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팀 버튼 감독의 영화 <비틀쥬스>가 뮤지컬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비틀쥬스>는 올 여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전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막을 올린다. 

▲BEETLEJUICE_BROADWAY_해외 공연 모습(사진=ALEX BRIGHTMANⓒMatthew Murphy)
▲BEETLEJUICE_BROADWAY_해외 공연 모습(사진=ALEX BRIGHTMANⓒMatthew Murphy)

뮤지컬 <비틀쥬스>는 독특한 세계관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팀 버튼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동명 영화 <비틀쥬스(유령수업)>(1988)을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처음 2018 년 워싱턴에서 트라이아웃을 거친 뒤, 워너브라더스가 제작을 맡아 2019 년 4 월 브로드웨이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 작품은 ‘죽은 자’이지만 가장 ‘살아있는’ 존재감 넘치는 저 세상 캐릭터 ‘비틀쥬스’를 중심으로 마치 마술을 보는 듯한 화려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부터 시시각각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는 무대 세트, 거대한 퍼펫, 개성 넘치는 유령들이 펼치는 군무 등 마치 관객에게 놀이공원에 온 듯한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24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뮤지컬 <비틀쥬스> 제작발표회에는 CJ 예주열 프로듀서, 유준상, 정성화, 홍나현, 장민제 등이 참석했다.

뮤지컬 '비틀쥬스'는 유령이 된 부부가 자신들의 신혼집에 낯선 가족이 이사 오자 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유령 ‘비틀쥬스’와 벌이는 독특한 이야기를 다룬다. 

CJ ENM 예주열 프로듀서는 “<비틀쥬스>라는 작품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봤을 때, 브로드웨이의 최신 무대 기술이 집약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처럼 좋은 작품을 국내에 하루라도 빨리 선보이고 싶었다”라며 “코로나19로 인해 즐거움을 찾기 어려운 요즘이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의 힘을 보여드리기 위해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탄탄한 창작진 라인업으로 탄생된 뮤지컬 <비틀쥬스>는 스캇 브라운과 앤서니 킹(Scott Brown & Anthony King)이 공동 집필했으며 뮤지컬 <킹콩>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주목받은 호주 싱어송라이터 에디 퍼펙트(Eddie Perfect)가 작사 및 작곡을, 뮤지컬 <물랑루즈>로 최고의 흥행파워를 증명한 알렉스 팀버스(Alex Timbers)가 연출을 맡았다.

또한 <해밀턴>, <디어 에반 핸슨> 등 매년 새로운 작품으로 시상식을 휩쓰는 데이비드 코린스(David Korins)가 무대 디자인을 완성했고, 뮤지컬 '라이온 킹'의 마스크와 퍼펫을 만들어낸 세계 최고의 퍼펫 디자이너 마이클 커리(Michael Curry)까지 전세계 최정상의 실력파들의 만남으로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맷 디카를로 한국 프로덕션 연출은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랜 기간에 거쳐 뮤지컬화된 작품이다. 팀 버튼의 영화를 원작으로 하지만, 뮤지컬은 리디아의 여정에 더욱 무게를 두고 있다. 비현실적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토리를 잘 들여다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작품은 굉장히 서시적인 동시에 친밀하고 사적이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죽은 자와 산 자를 구분하는 데는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 외에도 대사와 스테이징 등을 통해 그들의 삶으로 표현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작품의 흥미로운 점은 문화적 요소들이 강하게 묻어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번역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라며 “원작의 뉘앙스와 유머가 한국 정서에도 어울릴 수 있도록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뮤지컬 ‘비틀쥬스’ 제작발표회 출연진 단체사진
▲뮤지컬 ‘비틀쥬스’ 제작발표회 출연진 단체사진(왼쪽부터)CJ ENM 예주열 프로듀서, 리디아 役 장민제 홍나현, 비틀쥬스 役 정성화 유준상, 맷 디카를로 한국 프로덕션 연출, 음악감독 크리스 쿠쿨, 안무 코너 갤러거(제공=CJ ENM)

음악감독 크리스 쿠쿨은 “<비틀쥬스>의 음악은 ‘비틀쥬스’의 정신 분열적 성격과 환상적 분위기를 담고 있다. 브로드웨이, 서커서, 공포영화, 라틴, 만화영화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이 혼합된 동시에, 원작 음악을 충실하게 오마주하기도 한다”라며 “한국에서도 브로드웨이 공연과 동일하게 18인조 오케스트라 형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라이브한 음악으로 찾아뵙겠다”라고 설명했다.

안무를 맡은 코너 갤러거는 “환상적인 한국 배우들과 한국을 위한 한국 버전 '비틀쥬스'를 창작하게 돼 기쁘다”라며 “우리의 안무는 하나의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기 때문에 독특하다. <비틀쥬스>의 캐릭터들은 살아있기도 죽어있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이에 있기도 하다. 그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으면서 전형적인 무대 규칙 외에 상상력을 덧입혔다”라고 전했다.

▲뮤지컬 ‘비틀쥬스’, 비틀쥬스 役 정성화 유준상
▲뮤지컬 ‘비틀쥬스’, 비틀쥬스 役 정성화 유준상(제공=CJ ENM)

추정 98억년 묵은 정체불명의 무면허 저세상 가이드로 이제껏 보지 못한 캐릭터 ‘비틀쥬스’는 관객들에게 가장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한국의 첫 ‘비틀쥬스’로 자타공인 ‘열정만렙’으로 뮤지컬은 물론 드라마, 영화, 연출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경이로운 배우 유준상과 이름 석자만으로도 신뢰감을 주는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이자 팔색조 매력을 지닌 정성화가 ‘비틀쥬스’로 파격 변신을 예고한다.

유준상은 “정말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안했을거다. 3주 정도 지나고 ‘왜 한다고 했지’라고 생각했다. 이후 3주가 또 지난 다음엔 ‘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했다. 연습한 만큼 좋은 무대를 선보이겠다”라고 타이틀롤 비틀쥬스 역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매일 매일이 어렵다. 우리가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이겨낼 수 있는 나이다. 정성화와 동지처럼 서로 보면서 위로를 얻고 있다. 진짜 힘든 만큼 엄청난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정성화는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한게 아니라 이 작품이 나를 선택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틀쥬스가 활약하지 않는 장면이 없다. 그 말인 즉슨, 대사도 많고 노래도 많고 춤도 많다는 뜻이다”라며 “첫 공연을 가장 완벽하게 올리는 게 내 개인적인 목표다. 무대에서 여러분들에게 빈틈 없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장 만족스러운 공연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비틀쥬스’, 리디아 役 장민제 홍나현(제공=CJ ENM)

‘비틀쥬스’에게 나타난 하나뿐인 구원자 ‘리디아’는 당돌하면서도 겁 없는 소녀다. 메인 타이틀롤인 ‘비틀쥬스’와 함께 극의 중심을 잡아 이끌어가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브로드웨이에서는 소피아 앤 카루소가 이 역을 맡아 특유의 매력과 탁월한 실력으로 무서운 신인으로 등극했다. 한국의 ‘리디아’에는 쟁쟁한 오디션 경쟁을 뚫고 뮤지컬계 기대주로 손꼽히는 홍나현과 장민제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홍나현은 "초연이라 부담이 있지만,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 즐겁기도 하다“라며 “‘리디아’는  10대 소녀인데 이상하고 낯선 소녀다. 그 포인트를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엄마의 죽음을 통해서 성장하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관객들과 같이 교감하면서 나눌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장민제는 “내가 가진 중저음 허스키 보이스와 강렬한 눈빛이 ‘리디아’의 강인함, 터프함을 잘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브로드웨이에서 ‘리디아’ 역할이 많이 사랑을 받아서 부담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만의 ‘리디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설렘과 떨림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으로 선보여질 뮤지컬 '비틀쥬스'는 오는 6월 18일부터 8월 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