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3인 인정 예고
문화재청,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3인 인정 예고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5.26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나라 전통 종이 제조 기술 보유자…김삼식,신현세,안치용
한지 제조 기술 전승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우리나라 전통 종이 제조 기술을 보유한 장인들의 ‘국가무형문화재’ 인정 예고가 발표됐다. 국가무형문화제 ‘한지장’은 닥나무껍질(楮皮)을 주원료로 한 한국 고유 수초지(手抄紙)인 한지(韓紙)를 제조 할 수 있는 장인을 의미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김삼식(金三植, 남, 1946년생, 경상북도 문경시), 신현세(申鉉世, 남, 1947년생, 경상남도 의령군), 안치용(安致聳, 남, 1959년생, 충청북도 괴산군) 3명을 인정예고 했다.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문경한지장 김삼식(사진=문화재청제공)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문경한지장 김삼식(사진=문화재청제공)

‘닥종이’라고도 불리우는 ‘한지’는 조선 시대 말엽에 전래된 서양식 기계 종이와 전통 종이를 구분해 부르기 위해 생긴 말이다. 서양식 종이 유입 이전에 한지는 종이의 재료, 용도, 색채, 크기, 두께 등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귀리짚으로 만든 고정지(藁精紙), 편지 쓸 때 쓰던 종이 간지(簡紙), 쪽물 등의 염료로 남색으로 물들인 감지(紺紙), 잠자리날개처럼 아주 얇은 종이를 뜻하는 선익지(蟬翼紙) 등이다.

한지는 닥나무 채취, 닥나무 찌기(닥무지), 닥나무 껍질 벗기기, 백피 만들기, 잿물 만들기, 닥섬유 삶기, 닥섬유 두드리기, 닥풀 만들기, 지료와 닥풀 섞기, 물질하기, 탈수하기, 건조하기, 도침하기 등 약 20여 가지 공정을 거쳐 완성된다. 물과 불, 잿물, 황촉규액(닥풀) 등과 질긴 속성을 가진 닥나무 섬유를 손상시키지 않고 만들기 때문에 보존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인 신라 시대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를 비롯해 <백지묵서화엄경(白紙墨書華嚴經)>,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등은 천 년을 견디는 한지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유물(국보)들로 손꼽힌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신현세(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신현세(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한지장’ 보유자로 인정예고 된 김삼식씨는 현재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문경한지장’ 보유자로서, 1955년에 입문해 약 67년간 한지 제작에 몰두해왔다. 도구와 설비 등을 현대화, 정량화하면서 전통성을 고수하려는 노력과 전통한지 제조에만 전념해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현세 씨는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서, 1961년에 입문해 약 61년간 한지 제작에 몸 담아왔다. 오랜 기간 각종 고문헌의 보수, 복원 및 사경용 전통한지를 특화해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안치용 씨는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서, 1981년에 입문해 약 41년간 한지 제조에 종사했으며,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였던 고(故) 류행영 씨에게 전통 한지 제조 기술을 전수받아 숙련도가 높다.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안치용(사진=문화재청 제공)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한지장 안치용(사진=문화재청 제공)

현재까지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은 홍춘수(洪春洙, 남, 1942년생, 전라북도 임실군)씨가 유일한 보유자였다. 이번 3명의 ‘한지장’ 보유자가 인정 예고되면서 한지 제조 기술 전승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인정 예고한 김삼식, 신현세, 안치용 씨에 대해서 30일 이상의 예고 기간을 거쳐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최종적으로 무형문화재위원회 심의 후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