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시간을 얻게 된 청년 8인을 담은 미디어아트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청년들에게 불안은 일상적인 요소다. 70년대의 청년들도 2021년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도 앞으로 살아갈 생에 대한 계획이 막연한 이들을 공통적으로 아우르는 감정은 불안이다. 청년들을 왜 불안한 것인가. 시대를 넘어서서까지 전유되는 감정을 고민해보는 전시가 청년의 시각으로 준비됐다.
1970년 대 미국에서 활동한 네덜란드 출신 미술가 바스 얀 아더르 <너무 슬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I'm too sad to tell you>를 오마주해 대한민국 2021년 청년들의 불안을 그려내는 전시가 열렸다. 청년공간 이룸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차유나 개인전 <불안한 당신>이다.
차 작가가 오마주한 바스 얀 아더르 <너무 슬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는 비디오와 사진, 친구들에게 보낸 엽서로 구성된 작품이다. 작가 자신의 우는 얼굴을 3분이 넘는 비디오로 촬영하고, 사진과 엽서에 담았다. 차 작가는 “‘너무 슬퍼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어’는 70년 대 북유럽 청년의 우울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라며 “불안은 70년대에도 지금 시대에도 청년들을 건드리고 있는 감정인데, 시대를 넘어서 전해지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 고민해 21년 청년의 시각으로 재해석해보고자 했다”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전시 <불안한 당신>은 무한한 시간을 얻게 된 청년들의 반응을 영상으로 기록한 미디어아트 작업을 선보인다. 영상의 배경은 모두 파랑(Blue)색을 띠고 있는데, 이는 청년세대가 갖고 있는 ‘우울’을 암시한다. 차 작가는 “청년들이 지닌 불안 중심에는 우울한 감정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라고 말했다.
영상 작업은 차하나, 김난영, 이근혜, 한민희, 윤규인, 권예진, 진영특, 김유경 8인의 청년들과 함께했다. 이근혜, 한민희, 권예진은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예술인의 경계 사이에서 방황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이 시대 청년의 고민을 보여준다. 이외에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 긴 취업준비 시간으로 겪게 된 불안들이 21년도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얼굴로 표현된다.
차 작가는 청년 개인의 불안을 탐구하기 시작해, 다양한 다수에게 흐르는 공통적인 불안이 무엇인지 찾아나간다. 70년대 청년 개인의 불안에서 시작된 작업은 21년도 청년 개인의 불안을 거쳐 초시대적 공통의 감정으로까지 닿아간다. 전시 <불안한 당신>은 유튜브 247스튜디오 채널에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