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갤러리, 재난 이후를 상상하다
두산갤러리, 재난 이후를 상상하다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07.0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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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기획전 'un-less' 개최
맹나현, 전민지, 정해선 공동 기획
무진형제, 전하영, 최하늘, 후니다킴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두산갤러리가 오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두산 큐레이터 워크숍 기획전 ‘un-less’를 연다. 이번 전시는 신진기획자 양성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맹나현, 전민지, 정해선이 공동으로 기획했다. 참여 작가는 무진형제, 전하영, 최하늘, 후니다킴으로 근미래에 유효할 대안적 관점 및 상상의 결과들을 서로 다른 매체를 통해 제시한다. 참여 작가 4팀은 이번 전시를 위해 신작 4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진형제, '그라운드 제로', 2021 (사진=두산갤러리 제공)
▲무진형제, '그라운드 제로', 2021 (사진=두산갤러리 제공)

‘un-less’전은 ‘결여’에 내포된 다양한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전시는 인류가 반복적으로 결여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새로운 관점이 등장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전시의 제목으로 사용된 ‘un-less’는 부재와 결여를 상징하는 접두사 ‘un-’과 접미사 ‘-less’의 합성어인 동시에, ‘~이 아닌 한’, ‘~하지 않으면’ 등을 의미하는 접속사 'unless'에서 비롯되었다. 결여에 내포된 다층적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간 인류는 수많은 재난을 통해 결여 상태를 겪어왔다. 코로나 19 사태같은 천재뿐만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인재도 있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재난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위기는 우리네 일상을 뒤흔들고 익숙한 사회에 균열을 냈다. 하지만 인간은 오래전부터 재난을 마주했을 때마다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갔다. 결핍 없이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는 셈이다. 기획자 3인은 결여된 상황 그 자체를 마주하고 공백 상태로 남아 있는 미래를 상상해보고자 한다. 

무진형제는 <그라운드 제로>(2021)를 선보인다. 재난에 처한 동시대 인류에게 결핍된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다. 전하영의 <M으로의 내적 여행>(2021)은 작가의 단편 소설에서 문장의 일부를 발췌해 제작된 작품이다. 조각난 문장들은 전시장을 배회하면서 23년 동안 잠들어있던 주인공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미술관 안과 밖을 떠도는 이야기를 다룬다. 

▲최하늘, '관망하는 용', 2021 (사진=두산갤러리 제공)
▲최하늘, '관망하는 용', 2021 (사진=두산갤러리 제공)

최하늘은 작가들이 창작하면서 겪게 되는 제약과 결여의 조건을 조각 작품 <우리 가족>(2021)으로 가시화했다. 조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물질과 대지를 의도적으로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드로잉 과정도 과감히 생략했다. 마지막으로 후니다킴의 <ATTUNE>(2021)은 작가의 현재 위치와 전시 공간과 사이의 거리를 실시간 GPS로 측정한다. 거리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며 미완과 결여의 개념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다. 

‘두산 큐레이터 워크숍’은 신진 큐레이터를 발굴 및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3명의 큐레이터를 선정해 1년간 강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현대미술의 이론과 현장을 심도 있게 다룬다.